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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루 Feb 24. 2022

Verner Panton 베르너 팬톤

[의자로 보는 세기의 디자이너] 제5화

Verner Panton 베르너 팬톤 (1926 ~ 1998)


남한 크기의 반도 안 되는 나라 덴마크, 이 작은 나라가 세계 디자인을 이끌어 온 원동력이 무엇일까?

입만 열었다 하면 거짓말 이라고요? 내가 쓰고 있는 '의자로 보는 세기의 디자이너'에서 90% 이상이 덴마크 일이다. 지난 회(작년에 쓰고 안 씀)의 복습으로 반복하자면 Y체어의 한스 베그너, 개미 체어의 아르네 야곱센, 치프테인 체어의 핀 율, LIS디너 체어의 닐스 코포드가 모두 덴마크인이고 앞으로 소개한 베르너 팬톤, 찰스 레이 암스 부부, 테이프 레드, 카레클린트, 배애르게 모겐센 등등... 모두가 덴마크 인이다.


이들의 큰 특징을 찾는다면 대부분 건축가이면서 의자 디자이너(의자는 건축의 축소판이다.)이고 텐마크 왕립 미술대학에서 공부를 하였고, 1800년대 후반부터 1900년대 초기 덴마크에서 먼저 성공을 거두고 미국으로 건너가 사무실을 열어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외의 특징은 어떤 점이 있는지 생각해 보자. 


오자와 료스케의 책  '덴마크 사람은 왜 첫 월급으로 의자를 살까'

저자 오자와 료스케 |역자 박재영| 꼼지락 

에서 그는 이렇게 화두를 던진다. '의자'와 '첫 월급'을 부각해서 엉뚱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어느 정도 사실이다. 우리나라라면 보통 부모님 선물을 사고, 친구들에게 한 턱 내거나, 옷이나 핸드폰 등을 살 것이다. (옛날에는 부모님 빨간 내복을 사드렸다.) 덴마크인들은 첫 월급을 받으면 자신을 꾸미는데 투자하는 게 아니고 나와 내 가족의 공간을 쾌적하게 만드는데 투자한다고 보는 것이 정확할 것이다. 


그렇게 하면 생활의 질이 향상되어 마음이 풍요로워지고 일상에서 행복을 느낄 수 있다는 행복 부자 덴마크인들의 사고방식이다. 이것이 요즘 사람들이 많이 이야기하는 자존감을 높이는 방법이다. 자존심이란 남과 비교하면서 남에게서 나를 존중받고 싶어 하는 욕심이기에 옷이나 핸드폰을 사서 나를 치장하겠지만 자존감이란 나 스스로 나를 존중하는 마음이기에 나의 공간을 꾸미면서 나 스스로 행복지수를 높이는 것이다.


이 처럼 우리 생활의 질이 향상하고 풍요롭게 한 덴마크의 중요한 디자이너 중 한 사람이 베르너 팬톤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어두운 베이지 색의 적합함과 어두운 색의 사용을 두려워하며 삶을 보냅니다. 내가 하는 일의 주된 목적은 사람들이 상상력을 발휘하게 하고 주변 환경을 더 신나게 하는 것입니다.


팬톤의 디자인들은 빨간색, 파란색, 노란색 등 원색을 많이 사용하고 그는 자기가 좋아하는 색상의 의자에 앉았을 때 더욱 편안하게 행복해진다고 믿었다. 이쯤 되면 의자는 단순히 가구의 기능인 의자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색체는 형태보다 중요하다.


잠깐 그에 색상별 철학을 소개하자면 

파란색은 정신집중에 좋아 공부하는 아이들에게 좋고,

초록색은 자연과 가까운 색으로 편암함과 휴식, 밸런스를 유지하는 색이고,

노란색은 태양의 색으로 창문과 침실에 적합하다. 단 과도하게 사용하면 이기적인 분위기가 될 수 있다.

주황색은 창의적이고 활동적인 색상으로 답답한 공간을 즐거운 공간으로 바꾸는 사용하고,

빨간색은 팬톤이 가장 좋은 하는 색으로 체온을 높이고, 혈액 순환이 원활하도록 도와주며 무겁고 두꺼운 색 임과 통시에 사랑, 열정의 색이어서 파란색과 함께 사용된다.


웃는 모습이 해맑은 말년의 베르나 팬톤

어린 시절 미술가가 꿈이었던 팬톤은 여인숙을 운영하던 아버지의 반대로 코펜하겐 왕립 아카데미에 들어간다. 이후 야콥센의 건축회사에서 일했던 팬톤은 동기들 중 가장 건축에 대한 재능이 없었다고 한다. 그래서 시킨 일이 의자 디자인이었고 그때의 경험이 훗날 독립 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cone chair, 1958

1950년대 중반 팬튼은 폭스바겐 버스를 개조해 유럽 전역을 여행했다. 여행의 영감으로 디자인되었다는 콘 체어는 중력을 무시한 느낌과 회전이 자유롭고 원뿔 모양은 미래적이면서도 충격적이었다. 당시 뉴욕의 한 상점 윈도에 전시되었는데 이로 인해 교통 혼잡이 야기되어 뉴욕경찰이 철거 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heart chair, 1959



스테인리스 베이스에 가벼운 커버와 부드러운 시트 쿠션을 갖춘 혁신적인 디자인이다. 팬톤의 의자들을 보면 디자인도 이쁘지만 그 당시 모든 게 새로운 시도였으며 기술력과의 싸움에 오랜 시간 투자했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verner panton chair, 1960


팬톤을 대표적인 의자로 등받이부터 다리까지 일체형인 최초의 의자로 당시 큰 반향을 일으킨 제품. 

비트라사의 창시자 아들이었던 롤프에 의해 처음 고안되었다. 롤프는 자신이 디자인한 의자를 의자 회사에 보여 주었지만 불안전하고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과제라 했던 당시 의자 회사들은 롤프의 제안을 모두 거절했다고 한다. 팬 톤에 의해 완성된 이 의자는 이후 수많은 테스트와 설계변경을 거쳐  1967년 완성품으로 제작되기까지 11년이 걸렸으며 우아하고 세련된 곡선으로 여전히 사랑받고 있다.  펜톤 의자는 오늘날 현대 가구 디자인의 고전 중 하나로 여겨진다.

수많은 실험과 설계변경을 거쳐 완성된 팬톤 의자


Living tower , 1968




2m가 넘는 리빙타워는 한 공간에 3차원적인 요소를 모아 놓았다는 평을 듣는다.  팬톤은 사람들과 그들의 주변 환경과의 조화를 찾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꼭대기까지 네 사람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리빙타워는 가족들과 행복한 소통을 누를 수 있다는 부러움을 사게 한다.


Amoebe Chiar, 1970

엄마들의 아기 수유를 위한 체어로 알려진 아메바 체어는 바닥과 가깝게 높이를 낮추고 유연한 등받이와 곡선의 시트가 자세를 편안하게 해 준다.



Visiona-1970

1960년대 그의 가구 디자인은 팝아트와 팝 문화에 영향을 받아 현대 기능 주의화되고 형태와 색상에 상상력을 발휘하는 시대로 변화게 되었다.


Visiona-1970


팝아트

가구가 곧 공간이고, 공간이 곧 가구다. 팬톤은 한 인터뷰에서 나는 컬러풀한 쿠션이 가득한 커다란 방을 꿈꾸는 아이였다고 말했다. 한스 웨그너는 팬톤에 대해 "그는 색상에 대한 놀라운 재능을 보여주었다. 그는 몸집만 큰 어린아이 같다"라고 했다.



평생 함께 컬래버레이션 작업을 진행하였었던 비트라(Vitra)사는 2000년 비트라 디자인 박물관(Vitra Design Musiem)에서  베르너 팬톤의 회고전이 열렸다.

행복한 공간을 위한 팬톤의 풍성함의 연구가 오늘날 우리에게 행복한 삶을 추구하는 방법을 제시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베르너 팬톤이 데니쉬 모던을 대표하는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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