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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마루 Aug 01. 2022

가리복니아

[지금은 새벽 두시 반] 제4화

국립국어원 질의와 답변을 보다가 이런 글을 보았다. 자신을 교포라고 소개한 분의 말씀이 '표준 국어 대사전의 남가주와 북가주를 사우스와 노스 캘리포니아로 표기 하는 것은 잘못 되었다'는 질의였다. 미국에는 그런 명칭이 존재하지 않는다면서 예로 남가주대학교의 영어 명칭은 “University of Southern California”이다고 했다. 그러므로 서던 Southern 남부지방, 노던 Nouthern 북부지방으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그럼 노스캐롤라이나는 뭐지? 어떻든 긴 질의와 답변 끝에 사전팀도 다음 개정 때 참조한다고 한다. 굳이 나까지 결말을 알고 싶지는 않다.


남가주(南加州) , 

내가 이 말을 처음 들었던건 아마도 80~90년대 미스코리아 선발 대회가 아니었나 싶다. 그 시절 우리나라 사람들이 엘에이로 이민을 많이 가게 되고 인구가 그만큼 되었기 때문에 미스남가주 대표가 출전했던 것은 아닐까 추정해본다. 남가주는 엘에이를 중심으로 남부 캘리포니아 (Southern California, SoCal)를 말한다. 한자어로 영어를 표기함으로써 이상한 이름이 만들어지긴 했다. 남켈리주나 남켈주도 아니고...


캘리포니아 주는 미국에서 따로 떼어낸다 하여도 GDP가 세계 5위인 국가가 되며 영국, 프랑스, 또는 아프리카 전체보다 많은 주다. 2020년 기준 재미동포(한국계 미국인 포함) 1,926,508명 중 557,491명이 캘리포니아에 거주하고 있다. 처음 스페인함대가 캘리포니아에 왔을 때 이곳이 섬인 줄 알았다. 그 당시 지도를 보면 섬으로 그려져 있다. 스페인에서 유행하던 소설에서 나오는 환상의 섬으로 여왕 칼라피아가 있는 칼리포르니아에서 유래되었다 한다.



캘리포니아를 한자로 가리복니아 加利福尼亚, 중국어로 [Jiālìfúníyǎ] 지아리포우니아, 된소리로 빠르게 읽으면 비슷하다. 우리 한글도 초기 훈민정음 시절에는 중국의 된소리 발음이 있었다. 이런 식으로 중국어는 외래어를 한자로 표기한다. 하지만 지금은 한국어와 중국어의 발음이 많이 차이 난다. 예를 들어 아메리카노를 美式咖啡(메이쓰카페이) 미식가베, 루이비통을 路易威登 [lùyìwēidēng] 로이위등 ...


미국의 주 이름은 알래스카 - 阿拉斯加(아랍사가), 애리조나 - 亚利桑那(아리상나), 아칸소 - 阿肯X(아개색), 콜로라도 - 科罗拉多(과라랍다), 폴로리다 - 佛罗里达(불라리달) , 일리노이 - 伊利诺伊(이리낙이) . 미시간 - 密西根(밀서근) , 미네소타 - 明尼苏达(명리소달) , 뉴저지 - 신석서(新 泽西) , 뉴욕 - 纽约(뉴약) , 노스캐롤라이나 - 北卡罗来纳州(북 가라래납) , 사우스캐롤라이나 - 南卡罗来纳(남 가라래납) , 버지니아 - 弗吉尼亚(불길니아), 워싱턴 - 华盛顿(화성돈)...


참 세종대왕님께 감사하다. 어떤 약속도 없이 그냥 소리 나는 대로 생각 안 하고 쓰도 다 표현할 수 있으니... 이런 어려움 때문에 초대 문교부장관인 안호상 박사가 중국 학자 린위탕을 만나 나눈 유명한 일화가 있다.


'중국이 한자를 만들어 놓아 한국까지 문제가 많습니다.'라고 하자

'그게 무슨 말이오? 한자는 당신네 동이족이 만든 문자인데 그것도 아직 모른단 말이오'라고 했다. 


어찌 되었든 한자도 뜻을 함축해 쓸 때는 장점이 있지 않는가 싶다.


더 옛날로 가면 나성이라 했다. 로스앤젤레스의 약자 L. A를 라로 읽어 라성(羅城), 그것이 *두음법칙으로 나성이 되었다.


*한자음 '라, 래, 로, 뢰, 루, 르' 등 ㄹ+ㅣ를 제외한 단모음이 단어 첫머리에 올 때 '나, 내, 노, 뇌, 누, 느'로 발음한다. 예를 들면 '림'(林)은 '임'으로, '로'(路)는 '노'로, '념'(念)은 '염'으로 발음하고, '라렬'(羅列)은 '나열'로 발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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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폭동 당시 가주마켙의 예비군들.

음악 들으면서 가베 한잔...

나성에 가면 - 수상한 그녀

https://youtu.be/9c-X9_bge5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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