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포스터

<나의 길을 찾아가는 방법 6회>

by 강마루

가면의 종류는 다양하다. 건강한 가면으로 가면놀이를 하는 사람들이 현명한 사람이다.

가장 안 좋은 가면은 얇은 가면이다. 글을 읽으면서 얇은 가면이 무엇인가 생각해 보길 바란다.

임포스터 impostor는 가면을 쓴 사람을 말한다. 심리학에서 말하는 가면은 보이지 않는 가면이다.

죽 임포스터는 보이지 않는 가면을 쓴 사람을 말한다. 또한 안 쓴 척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래전 얘기지만 나의 예를 들자면 회사에서 경력이 쌓이면서도 나의 실력이 별 볼일 없다는 것을

들키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에 늘 불안하고 팀장이 되어서도


아~~ 내가 팀장을 할 수 있을까? 다른 친구들은 나와 다른 언어도 많이 알고
매일 새로운 기술들이 나오고 있는데 난 운이 좋았던 거야. 누가 알아차라면 어떡하지?



이 불안함은 내 개인 사업을 시작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나는 확실한 임포스터가 맞다.

나 혼자서 다 속이고 있다는 생각, 나는 사기꾼이다는 생각. 그것은 보통 내가 팀장이 된 것처럼 어떤 직급이나 시험을 통과하면서 가면이 씌워진다. 그래서 밤새워 기획안을 짜고 새로 나온 프로그래밍을 공부하고 했었던 기억이 난다. 임포스터들은 노력을 많이 한다. 틀킬까봐... 몰래 조용히 노력한다. ㅎㅎ

미국의 연구를 보면 인구의 70% 정도가 임포스터라고 한다. 한국은 겸손이란 가면이 있어 90% 이상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임포스터들은 사람을 잘 속인다. 예를 들어 여자들이 화장을 안 한 것처럼 화장을 하는 것도 아주 얇은 가면을 쓰는 것이다. '페친님은 화장 안 해도 이쁘네요'라는 칭찬을 들었을 때 좋긴 한데 들키면 어떡하지....

가면의 종류는 다양하다. 어린 시절 시골 학교에서 서울로 가면

'내가 시골에서 왔다는 걸 알면 어떡하지?'

또는

'우리 집은 가난한 데 아이들이 알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은 두려움 와 수치감까지 들게 한다. 남이 나를 싫어하면 어떡하지? 하는 마음에 이런 정책성의 가면을 벗으려면 자기 자신의 믿음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면을 계속 써 왔으면 나 자신이 어떤 사람인가를 잃어버리게 된다. 임포스터로 살게 되면 가면과 모든 사람들을 계속 따라가는 삶이 되는 것이다.


내가 먼저 가면을 벗으면 타인도 마찬가지로 '아~ 내 가면은 이거였어.' 아님 '너도 그랬니? 실은 나도 그랬어'로 친구가 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우리는 먼저 가면을 벗었는데 '너 그런 사람이었어?' 하는 지탄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에 쉽게 가면을 벗을 수가 없다.


한번 만들어진 가면이 있으면 계속 가면에 따라가야 한다.

컬럼비아 바너드 칼리지의 심리학과 메타인지 전문가 리사 손 교수는 저서 임포스터에서 임포스터 가면을 벗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 개인의 경험이 쌓여서 형성되는 사고의 체계를 #메타인지 #metacognition라고 한다. 상위인지라고도 하는데 자신의 인지 과정에 관찰, 발견, 통제, 판단하는 정신 작용으로 생각에 대한 생각을 하는 것이다. 메타인지에 정말 안 좋은 사례로 MBTI를 예를 들 수 있는데 유독 우리나라에서 인기가 많은 MBTI는 카를 융의 심리 유형론을 토대로 고안한 자기 보고식 성격 유형 검사 도구이다.


나는 어떤 사람이지? 하는 질문에서 테스트를 해 보는 건데 문제는 인간을 16개의 박스 안에 주는 이 사람은 이것 아니면 저것으로 보는 것이 문제다. 내 안에는 외향적인 나도 있고 내향적인 나도 있는 것이다.

'너는 활발하니까 ENTP야...' 이런 논리는 사람을 바라볼 때 큰 오류를 범할 수 있다.

이것이 가면을 정당화시키는 일이 된다. 책에서 리사 교수가 강조하는 메타인지를 위한 방법으로


첫째, 초안 myself drafts이다.

내가 어떤 생각을 해 왔던 것의 계속된 내 안에 담긴 수많은 초안들, 그 시행착오들을 들여다볼 수 있다면

가면을 쓰지 않아도 된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내가 노력해 왔던 것들을 믿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마음속 시간여행이다.

개구리 올챙이 시절 생각하라는 것이다. 과거의 나를 볼 때도 다시 미래의 나를 볼 때도 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다. 동양의 초심을 잃지 말자는 말과 같은 의미이다.


세 번째는 일찍 들키기 학습이다.

제작 기간이 두 달인 디자인을 고객에게 보내주기로 했다면

바로 초안을 보내면 피드백이 오고 ,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수정안을 보내면 난 편안하게 업무를 처리할 수 있다. 반대로 두 달 다 되도록 완벽한 걸 보여주려 하면 뒤늦게 피드백이 오고 상황은 불안감과 초조함으로 바뀌게 된다는 것이다. 모두가 가면을 쓰면(가면 현상 Imposter Phenomenon) 사회는 모두가 외롭다. 살면서 아무도 날 이해해 주지 못하고 혼자라는 생각이 드는 근본 원인이다.


가면은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건강한 가면도 있다. 상황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가면은 벗을 줄도 알고 건강한 가면을 쓸 줄도 알아야 한다. 어느 날 갑자기 친구가 '나 힘들어..'라고 하면 그 친구가 썼던 가면만 생각하고 '아니 네가 왜?'라고 하지 말고 조용히 이야기를 들어봐라. '아니 네가 왜?'라고 하는 순간 그 친구는 다시 가면을 쓰게 된다.


얇은 가면을 쓴 사람은 실수를 엄청나게 두려워한다. 그 두려움은 좌절함이 된다. 관계에 있어서도 내가 실수한 모습을 본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의 관계를 정리하게 된다. 잘못된 관계는 내가 쓴 가면에서 생겨났음을 기억해야 한다. 가면은 한 번에 확 벗지는 않는다. 천천히 조금씩 가면을 벗어 봤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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