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612_am10:38
꿈 얘기다. 꿈에서 내가 이혼을 했다. 이혼을 할 예정인지, 이미 했는지는 불확실한데 나에겐 다른 남자가 있었다. 얼마 전 텔레비전에 나온 안무가이다. 방송으로 볼 땐 별 느낌 없었는데 꿈에선 예비 남편, 혹은 외도의 대상으로 나오다니. 한바탕 시뮬레이션을 돌리고 온 기분이다. 꿈이긴 하지만 어쨌든 내가 주인공이 되어 겪은 일이고, 그 감정이 아직도 남아 있다. 꿈속에서 나는 지금의 남편을 보면서 미안해하고 애틋해했다. 우리 정말 잘 지냈는데, 아무런 허울도 없이 너무나도 편안하게 잘. 헤어지고 나면 다신 그런 관계로 돌아갈 수 없겠지. 새로 결혼하게 될 안무가와 살다 보면 생각이 많이 나겠지.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이혼을 하고 또 재혼을 하는 걸까. 그런 생각을 꿈에서도 했다. 언젠가 아주 오래전에 한 사람과의 연애를 끝내고 다른 사람과 만나고 있을 때 아는 동생이 이런 말을 했었다. “어떻게 다른 사람을 좋아할 수가 있지요? 저는 상상이 안 돼요.” 그녀는 대학에 들어가 만난 첫사랑과 5년간 연애 후 결혼했다. 지금의 남편 말고는 한 번도 다른 사람을 좋아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한 사람에게 그런 마음을 오랫동안 가질 수 있는 그녀가 부럽기도 했고, 순간 내가 참 가볍게 느껴지기도 했는데, 사람과 만나고 헤어지는 일이 개인의 가벼움과 무거움 탓만은 아니라는 걸 이제는 안다. 눈을 떴을 때 실제의 남편은 출근 준비를 하고 있었다. 휴관일인 오늘은 하루 종일 집에서 쉬고 싶은데 오후엔 도서관 일로 멀리 양재까지 다녀와야 한다. 현실의 공기를 쐬고 걷다 보면 잠시 빠져들었던 꿈의 세계로부터 벗어날 수 있겠지. 하도 실감나는 꿈을 많이 꾸니 이젠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는다. 왜 그런 꿈을 꿨을까, 같은 생각은 하지 않는다. 그 꿈이 내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내겐 그게 중요하다. 내가 겪지 않은 일을 꿈에서라도 겪어보았으니 경험치가 늘었고, 이런 생각과 경험을 바탕으로 언제라도 글을 쓸 수 있을 것 같다. 직접 겪은 일이에요? 네, 꿈에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