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사서함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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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129_pm03:53

by 강민선


첫 해방촌 탐험의 여운이 가시지 않은 오늘 아침, 어렵사리 독립책방을 방문하고 구입한 첫 독립출판물을 손에 들고 남편에게 말했다. 이런 거지! 이렇게 사야 재밌지! 난생 두세 번째 은 되겠지만 성인이 되어서는 처음으로 보물찾기를 하는 기분이었다. 책을 만든 사람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그 책을 파는 서점 주인에 대해서도 역시 아는 바가 없지만 어떤 결속이 느껴졌다. 인터넷으로 검색만 하면 다 나오고 언제 어디서나 쉽게 주문할 수 있는 책은 이제 별로이지 않아? 그럴수록 SNS가 필요한 거지. 남편의 대답.


생각해보니 그랬다. 책방 블로그가 없었다면 그 책방이 설 당일에 문을 연다는 것도, 그 책을 입고했다는 사실도 몰랐을 것이고, 어쩌면 그 책방에 가서 그 책을 사고 싶다는 마음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내 자유와 선택의 여정이라고 생각했던 것도 인터넷망에 귀속된 것일 수밖에 없다는 사실에 조금 서글퍼졌다. 하지만 세상을 전부 다 알 수는 없으니.


독립책방과 독립출판물이 지금처럼 다양하게 많이 생겨날 수 있는 환경의 기반은 SNS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아니, 그들에겐 SNS가 전부일지 모른다. 눈에 띄는 큰 건물도 아니고, 번쩍번쩍하는 간판도 없다. 홍보하고 유통시켜줄 출판사도 없다. 작고 한가한 곳에 숨어 있을수록 빛이 나는 그 보석을 찾으려면 SNS라는 힌트가 반드시 필요한 것이다.


우리는 아침부터 이런저런 생각을 해보았다. 독립책방과 독립출판물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사람들은 그것만 더 찾고, 교보문고 같은 대형서점은 재미없고 지루한 곳이라는 인식이 퍼지고, 직접 가서 사는 즐거움 때문에 결국 온라인 서점은 망하고…… 그런 날이 올까?


정말 미래는 어떻게 될까? 아마존이 온라인 도서 시장을 장악할까? 교보문고가 독립출판물들을 판매하겠다고 나서지는 않을까? 결국 독립출판물에도 책의 수감번호 ISBN이 찍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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