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323_am12:03
마이클 무어의 다큐멘터리 <다음 침공은 어디?>(2016)를 보다가 어머 세상에! 너무 깜짝 놀라 서둘러 노트를 펼치고 펜대를 굴리며 받아 적으려다 놀라운 소식에 비해 내 필기 속도가 너무 느려서 그냥 핸드폰으로 장면을 찍기 시작했다. 지금 그 내용을 빠르게 옮겨 적는다. 이탈리아에 대한 내용이었다. 정확히는 이탈리아의 휴가. 이탈리아의 평범한 노동자 부부를 인터뷰했다. 그들은 보통 겨울에 일주일 정도 휴가를 잡는다. 6월 첫 주에도 휴가를 잡는데 결혼기념일이 껴 있어서다. 그리고 8월에 3주. 8월 한 달은 온 나라가 거의 다 쉰다. 유급 휴가다. 보통 1년에 휴가가 30~35일 정도다. 유급 휴가가. 그리고 결혼하면 15일의 휴가가 나온다. 신혼여행 가라고. 가서 즐기라고. 역시 유급. 결혼휴가 단 5일에 연가 이틀을 붙여서 왕복 스물네 시간을 날라 지금 아니면 언제라는 심정으로 초간단하게 파리에 다녀온 것이 아무래도 아쉬운 나로선 지금이 아니어도 언제든 다녀올 수 있는 이국의 기나긴 휴가가 참으로 부러울 뿐이다. 대한민국 땅에서 내 처지는 어떠한가. 이번 주말을 하루 앞두고 속초를 갈까, 강릉을 갈까, 동쪽 말고 다른 쪽을 갈까 등등의 계획에 골몰하는 이유는 연이어 쉴 수 있는 주말 휴무가 내게는 다시없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내겐 그게 휴가다. 유급휴가. 주말에 쉬다니 감지덕지다. 세상에는 나처럼 주말 이틀 다 쉬는 일이 드문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생각보다 많을 것이다. 그러니 너무 억울해 말고 주어진 휴가를 알차게 보내자. 집에서 쉬는 것도 나쁘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