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7_pm05:53
휴일 아침 늦도록 침대에 있었다. 오전 열한 시 반. 출근을 했다면 점심을 먹을 시간이었다. 눈을 떴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어떤 꿈을 꿨는지 천천히 떠올랐다. 꿈에서 나는 무엇인가를 열심히 쓰고 있었다. 이것을 글로 써야지, 장편소설로 써야지, 하면서 마구 써 나갔는데 어렴풋하지만 도서관에 자주 오는 한 아이를 소재로 한 내용이었다. 아이의 엄마가 도서관에 관심이 많은 편이라 대화도 종종 나누고 아이에게도 특별히 신경을 더 써서 그런가. 나는 왜 그런 꿈을 꿨을까. 꿈을 꿀 때마다 느끼는 거지만 꿈의 세계는 참으로 오묘해서 꿈속에서도 또 한 번 현실과 꿈이 나뉘고, 나는 주인공이자 관찰자로 이분화된다. 경험하면서 동시에 쓴다. 무언가 스펙터클했고, 감정에 북받쳤고, 정신없이 글자들을 써 나간 기억은, 그것이 꿈이었는데도 마치 몸으로 체득한 것처럼 선명하게 남아있다. 꿈에서 쓴 글을 현실에서도 볼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꿈속의 기억을 따로 보관해두는 서랍이 실제 내 책상에 붙어 있다면 어떨까. 그런 생각을 하며 기억을 휘저어보지만 현실의 온도에 그새 녹아 없어졌는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다. 그저 열심히 무언가를 써보고 싶다는 간절함만 남아 있을 뿐. 정신을 차려보니 봄이 와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