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공’에서 ‘자기 주도적 신체활동’으로
임용 공부를 할 때 자주 들었던 말이 있다.
“아나공(아나 공이다~)”
부산 사투리로,
체육교사가 공 하나 던져주고 “알아서 놀아라”하는 식의
방임된 체육수업을 비판적으로 부르는 말이다.
나 역시 처음엔
그 말이 교사로서 절대 피해야 할 태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수업을 오래 하다 보니,
조금은 다른 관점을 갖게 됐다.
모든 아나공이 나쁜 건 아니다.
물론 교사가 놀고, 학생을 방임하는 건 문제지만,
‘구조화된 아나공’,
즉 학생이 스스로 움직이는 수업은 오히려 이상적인 형태다.
체육학적으로 말하자면
‘스포츠교육모형’의 실천이기도 하다.
학기 초엔 교사의 주도 하에 기본 기능, 이론, 원리를 반복적으로 다지지만
이 시기가 지나면 학생들은 점점 자율적으로 변한다.
어제는 한 학생이 물었다.
“선생님, 오늘 자유시간 하면 안 돼요?”
잠시 고민하다가 “그래, 해보자.”라고 했다.
그랬더니 아이들은
스스로 팀을 나누고, 심판을 정하고,
한 시간 내내 경기를 즐겼다. 진 팀이 교구를 정리하는 ‘국룰’까지 지켰다.
나는 뒤에서 그 모습을 지켜봤다.
아이들은 웃으며 뛰었고,
나는 그 웃음 안에서 ‘교육’을 봤다.
그래, 이게 진짜 ‘합법적 아나공’이지.
아이들이 주도하고, 교사는 조금 뒤에서 지켜보는 수업.
오늘 수업 매우 성공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