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의 하루는 아직 운동 중이다 11

살아있음을 느끼는 순간

by 글쓰는 체육쌤

나는 체육교사가 좋다.
다시 태어나 직업을 고른다면, 아마 또 체육교사를 선택할 것이다.
물론 일하지 않아도 된다면… 무직도 괜찮겠지만.


수업이 잘 풀릴 때의 뿌듯함,
학생들의 웃음소리가 울려 퍼질 때의 소름,
그런 순간들이 너무 좋다.


2학기 수업은 배구다.
나는 한 학기에 한 종목만 깊이 다루는 걸 좋아한다.
초반에는 기본기, 후반에는 경기 중심.
지금은 11월, 학생들이 스스로 배구를 즐기기 시작하는 시기다.


중앙현관 한쪽엔 ‘자율대여함’이 있다.
바구니 안에는 각종 공과 도구들이 놓여 있다.
쉬는 시간, 점심시간마다 학생들이 공을 꺼내 배구를 한다.
운동장에서 실내화를 신고 뛰어다니지만,
짧은 시간이라도 움직이려는 마음이 기특해
눈 감아준다. “눈치껏 하라”는 말 한마디와 함께.


1학기에는 태그럭비를 했다.
내가 플래그풋볼과 럭비를 섞어 만든 뉴스포츠다.
지금도 자율활동시간이 되면 아이들이 스스로 팀을 짜서 경기한다.
그 모습을 보면 정말 좋다.


학생들이 쉬는 시간에 교실에만 있지 않고
운동장과 체육관에서 스스로 몸을 움직일 때,
그게 내가 체육교사로 존재하는 이유다.


오늘도 그 아이들의 땀과 웃음 덕분에
나는 여전히 ‘살아있는 체육교사’로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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