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의 하루는 아직 운동 중이다. 1

그래도 출근은 했다

by 글쓰는 체육쌤

어젯밤부터 스멀스멀 두려운 감정이 올라왔다.
나를 힘들게 하는 교사,

복장지도 집중기간의 아이들,

동참하지 않는 선생님들…
머릿속이 복잡하다. 솔직히 말해, 휴직하고 싶다.


출근길 오디오북으로 마음을 다잡아 보지만,
온갖 부정적인 생각들이 파도처럼 밀려온다.
월급을 계산해 본다.

11월 한 달, 아니면 12월까진 버틸 수 있을까.
‘쓸데없는 짓만 안 했더라면,

지금쯤 맘 편하게 쉬고 있었을 텐데.’
이런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문다.


아내가 차려준 건강샌드위치와 커피를 마시며
잠시 마음을 가라앉히고 출근 완료.
그런데 교문 앞에 생활부 기획 선생님이 서 계신다.
지난주에 “다음 주 월요일엔 저도 교문지도 나가겠습니다.”

라고 했던 약속을 기억해 주신 것이다.
나는 아침부터 기분 상하기 싫어 교문지도를 하지 않으려 했지만,

결국 함께 교문으로 향했다.


복장 위반 학생 네 명.
수십 번 설명했는데도 “왜요?”, “몰랐는데요.”가 돌아온다.

아침부터 온갖 욕이 입안에서 맴돌지만, 꾹 삼킨다.
요즘은 교문지도를 거의 하지 않는다.
인권침해, 민원 문제 때문에 대부분 하지 않거나

‘등교맞이’라는 이름으로 바꾸어
그저 아이들을 맞이하는 수준으로만 한다.


그런데 어느 교사가 일괄 지도를 원해

“한 번만 하자.”며 시작된 일이 이렇게 번졌다.

복장 규정은 이미 없어진 지 오래였지만,

며칠 전 누군가 “요즘 왜 이렇게 사복이 많냐.”라고 말을 꺼냈다.

그리고 그 혼란은 결국 내 몫이 되었다.

...


이제는 이렇게 생각한다.
지도든 뭐든, 알아서 하라.
오늘은 그냥 ‘버티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오늘도 몸과 마음을 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