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육교사의 하루는 아직 운동 중이다 (27)

방학에도 나는 출근한다

by 글쓰는 체육쌤

방학.
교사에게는 늘 조심스러운 단어다.


교사가 되기까지
학사 시절을 포함해 네 번의 도전,
돌아보면 꼬박 10년을 준비했다.


그때의 나는
방학이 주는 이점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안정적인 직업’,
막연한 교사의 꿈만 품고 있었을 뿐이다.


막상 교사가 되고 시간이 흐르자
이 직업의 장단점이 또렷하게 보이기 시작했다.
그중 가장 자주 언급되는 장점,
바로 방학이다.


다른 직장인 친구들을 만나면
가장 먼저 듣는 말도 늘 같다.
“방학 있잖아.”
“저녁 있는 직업이잖아.”


맞다.
시간만 놓고 보면 비교적 여유가 있다.


그래서 나는 웃으며 이렇게 덧붙인다.
“시간은 여유로운데,
경제적으로 아주 여유롭진 않아.”


그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인다.
그렇다고 불평을 늘어놓을 만큼의 삶도 아니다.
욕심만 조금 내려놓으면
충분히 단정하게 살아갈 수 있다.


그래서 오늘도
아침 일찍 자전거를 타고 도서관에 왔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
창가 옆 조용한 책상에 앉아
이렇게 글을 쓰고 있다.


어제는 학교에 나가
회의 하나 하고,
신입생 예비소집일을 진행하고,
체육복 맞춤 업무까지 마쳤다.


오늘도 각종 기안문 결재가 남아 있다.
방학이라고 일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


그래도 오늘의 시작은
도서관이다.


짧은 일기를 쓰고,
이 글을 마치면
영어 공부, 블로그 정리,
경제 공부, 독서.


그리고 마지막은 운동.
이번 겨울방학,
나 스스로에게 정해준 루틴이다.


이 시간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는 솔직히 모른다.
다만 분명한 건 하나다.


나는 무언가에 몰입할 때 가장 행복하다.
그리고 그렇게 바쁘게 보낸 뒤
잠시 쉬는 순간의 달콤함은
배로 커진다.


이번 방학은
이렇게 한 번 채워보려 한다.


내가 쌓아가는 이 시간들이
내 제자들에게도
조용히 전해지길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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