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참 외향적이고,
사교성이 좋았고,
밝은 사람이었다.
내 입으로 이렇게 말하긴 조금 그렇지만
돌이켜보면 사실이었다.
언제였는지는 정확히 기억나지 않는다.
아마 초등학교 고학년,
아니면 중학교 초반쯤이었을 거다.
친구들이
“누구는 싫고, 누구는 좋다”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고
그 말을 들으며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난 다 좋은데.
그 애가 잘생겼는지도 모르겠고,
못생겼는지도 모르겠고,
어떤 점이 나쁘고,
어떤 점이 좋은지도 모르겠는데
그냥… 좋았다.
내 주변엔
싫은 사람이 없었다.
모두와 다 친한 건 아니었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없었다.
군 입대 전,
입대를 앞두고 친구들을 불러
작은 자리를 가졌다.
고등학교 친구들을 하나둘 떠올리다 보니
생각보다 많은 친구들이 모였다.
자리가 한창 무르익을 즈음
한 친구가 내게 조용히 말했다.
“야, 네가 애들 모으니까
꼭 동창회 같다.”
그 말에 웃고 넘겼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그때의 나는
누굴 부를지,
누굴 빼야 할지
거의 고민하지 않았다.
보고 싶은 사람을 불렀고,
고맙게도
많은 친구들이 와줬다.
나는 그저
인사하고 싶었고,
같이 웃고 싶었을 뿐이다.
대학교를 졸업한 뒤,
교사가 아닌 다른 꿈을 꾸던 시절이 있었다.
나름 돈도 벌었고,
시간과 마음의 여유도 있었다.
그러다 보니
일주일에 몇 번씩 술자리가 생겼고,
사람을 만나는 일이 일상이 됐다.
매일 봐도
술이 있으면 이야기는 끝이 없었고,
자연스럽게
새로운 사람들도 알게 됐다.
보고 싶은 사람은 점점 늘고,
몸과 시간이 부족해지기 시작했다.
약속이 겹치고,
만남 하나하나에
집중하기가 어려워졌다.
그때 내가 떠올린 해결책은
조금 웃기지만 단순했다.
‘다 같이 보자.’
너도 내 친구고,
너도 내 친구니까
이제 너희도 친구다.
‘위 아 더 월드’를 외치며
잔을 부딪혔다.
지금 돌아보면
그 시절이 참 좋았다.
내가 사람을 싫어하지 않으니
상대도 나를 싫어하지 않았고,
내가 좋아하니
상대도 나를 좋아했다.
그 감정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전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참 좋았다.
그래서 다시
그렇게 살아보려 한다.
사람을 가르기보다,
평가하기보다,
먼저 좋아하는 쪽으로.
이 글을 쓰며
몸에 소름이 돋았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