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를 그만둘까 했다.
솔직히, 쓸 여유가 없었다.
시간도 없고
마음의 여유도 없었다.
학년 초는 역시 전쟁이다.
수업 끝나고 돌아오면
메시지는 쌓여 있고,
민원은 기다리지 않는다.
피했던 학년의 부장을 맡았고,
제일 까다롭다는 학생도 우리 반으로 왔다.
익숙하다.
체육쌤이면 다들 기대한다.
“잘 잡아주시겠죠?”
환영은 받았다.
그리고 그 대가도 같이 왔다.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바쁜 건 싫지 않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들.
그 긴장감이 좋았다.
문제는, 내가 오버했다는 거다.
학생들 앞에서도,
회식 자리에서도,
일에서도.
조금 더, 조금 더 하다가
결국 내가 먼저 지쳤다.
다행히 늦지는 않았다.
‘아, 나 오바하고 있네.’
이걸 알아차렸다.
어제부터 속도를 줄였다.
학생들과도 거리를 조금 뒀다.
이상하게도
지적할 일은 줄고,
관계는 오히려 편해졌다.
출장이 계획되어 있었지만, 가기 싫었다.
일이 밀릴 게 뻔했으니까.
근데 막상 와보니
이게 숨통이다.
강제로 끊어주니까
비로소 여유가 생긴다.
그래서 다시,
글을 쓴다.
3월의 나는 쉬지 못했다.
아니, 안 쉬었다.
끌려다닌 게 아니라
내가 끌어당긴 것도 맞다.
그래서 더 인정한다.
지금 이렇게
글로 정리하니까
조금 단단해진 느낌이다.
정리가 되면
사람은 흔들리지 않는다.
출장 동안도
신경 쓸 일은 계속 생길 거다.
그래도 괜찮다.
이번엔
급하게 안 간다.
조금 느리게,
조금 단단하게.
돌아갔을 때
“누가 또 말썽이더라”
이 소리를 듣더라도,
이번엔
다르게 반응해보려고 한다.
글을 쓰면
내가 보인다.
그리고
보이는 나는
조금 더 나아진다.
다시 시작이다.
여유를 찾고,
리듬을 찾고,
나를 찾는다.
오늘도 몸과 마음을 훈련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