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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미정 Jan 30. 2019

불편한 상사를 상대하는 똑똑한 대화법

나쁜 상사 유형별 전략

“회사 생활, 행복한가요?”

네, 라고 대답할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만일 “네.”라고 대답했다면 이 글은 읽지 않고 넘어가도 좋다.

“만일 행복하지 않다면, 왜인가요?”

이 질문에 혹시 떠오르는 사람이 있지 않은가.      


단어가 좀 그렇지만, ‘또라이 질량보존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에 재미로 많이 돌았던 것이다. 내용은 이렇다. 회사에 다니다보면 언제 어디서나 일정 수의 ‘또라이’가 존재한다는 법칙이다. 상사가 또라이다, 그래서 팀을 옮기면 그 팀에도 또 또라이가 있다. 조금 덜 또라이다 싶으면 대신 그런 사람이 여러 명 있다. 회사를 옮기면 거기에도 똑같은 사람이 있다. 예외는 없다. 만약 ‘우리 회사에는 또라이가 없는데?’ 라고 생각된다면, 본인이 바로 그 또라이라는 것이었다. 이 우스갯소리에 엄청 공감하며 피곤한 직장생활의 위로 아닌 위로를 받은 적이 있다.      


나 역시 상사 때문에 힘든 시간을 많이 보냈었다. 숨 쉬기도 힘들었던 무서운 상사, 제멋대로 군림하는 독불장군 상사, 후배들에게 책임을 떠넘기는 무능한 상사 등 여러 상사를 거치며 그때마다 스트레스에 시달려야 했다. (상사 때문에 퇴사한 것은 아니었지만) 회사를 그만 두자 갑자기 미워할 사람이 없어지고 스트레스 받을 일이 없어져 내가 회사에서 얼마나 힘들었는지 깨달았다.      



인터넷 카페나 게시판에서 ‘부장님 때문에 회사 그만 두고 싶어요.’라며 상사의 만행에 대해 누군가 하소연 한 글을 보면, 수많은 댓글 내용이 거의 비슷하다. ‘우리 회사 직원이 쓴 줄 알았어요!’ ‘거기 회사 이름 뭐예요? 아무래도 우리 회사 부장님 이야기 같아요!’ 등등, 자기 상사와 똑같다는 이야기, 나도 같은 고통 겪고 있다는 이야기가 수백 건이다. 공감이 가서 피식 웃다가도 참 씁쓸하고 안타깝게 느껴졌다. ‘회사 그만 두고 싶다’라고 생각할 만큼 상사의 만행을 참고 있는 사람이 이렇게 많은데, ‘부하’이기 때문에 상사 앞에서 한 마디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늘 이렇게 참아야만 할까. 일과의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직장에서 늘 그렇게 스트레스를 받고 지낸다면 얼마나 불행한 삶인가. 나의 행복을 (또라이)상사에게 내어주지 말자. 무시와 불합리함, 무리한 업무를 당연한 듯 받아들이면 안 된다. 내가 내 직장에서 보내는 시간을 스스로 행복하게 만들기 위해 똑똑한 전략이 필요하다. 먼저 상사의 유형을 파악하고, 그 유형별로 어떻게 대화할지 전략을 세워야 한다.     


<나의 행복을 방해하는 나쁜 상사들의 유형>

     

1. 독불장군형 상사 : ‘내 말이 곧 법이다’라고 행동하는 유형. 

내 맘대로 군림하려 한다. 함부로 말하고 명령한다. 지시대로 하지 않았을 때 불같이 화를 낸다. 사람들 앞에서 큰 소리로 면박을 주기도 한다. 권력을 과시하려는 욕구 때문이다. 자신이 상사로서 특별대우를 받기 원한다.     

 

2. 책임회피형 상사 : 불리한 일에 책임지지 않고 부하에게 책임전가하는 유형. 

자신이 피해입지 않기 위해 늘 방어적 태도를 보인다. 우유부단하거나 무능한 경우가 많고 ‘네가 알아서 결정해.’라며 최종 결정을 부하에게 떠넘긴다. 일이 잘못되면 ‘네가 잘못해서 이렇게 됐잖아.’라며 비난하기도 한다. 리더로서의 자질이 부족하다.      


3. 자화자찬형 상사 : 자기 자랑과 설교를 늘어놓는 유형. 

“내가 입사했을 때는...” “우리 때는...” 하며 걸핏하면 무용담을 꺼낸다. “나 때는 주말도 없이 일했어. 근데 요즘 친구들은..” 라고 하며 부하직원의 태도에 대해서 설교나 훈계를 한다. 말이 많고 눈치가 없다.     


4. 만사간섭형 : 시시콜콜 간섭하고 지적하는 유형. 

다른 사람을 신뢰하지 못한다. 모두 자신의 손을 거쳐 가고 자신이 결정하기를 바란다. 업무에서 중요하지 않는 소소한 것도 지적한다. “페이스북 보니까 주말에 여행 다녀왔더라?”라며 사생활 간섭도 서슴지 않는다.      



이런 상사 유형이 새롭거나 놀랍지 않을 것이다. 이 유형이 여러 개 섞여 있거나 심지어 다 가진 사람도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런 상사 때문에 계속 스트레스 받거나 동료들과 푸념만 할 것이 아니라 유형별 대응책을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좋은 방법은 ‘먼저 욕구를 채워주는 것’이다. 그 다음 내가 원하는 것을 설득하는 것이다. 그들의 타고난 성향이 본래 나쁜 것은 아니다. 독불장군형은 자신감과 강한 신념이 장점으로 발휘될 수 있다. 책임회피형은 심사숙고나 조심성이 강점이 될 수 있다. 자화자찬형은 높은 자존감으로 건강한 리더십을 발휘할 수도 있고, 만사간섭형은 꼼꼼함이나 섬세한 배려가 큰 장점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성향이 이렇게 부정적인 모습으로 드러나는 것은 이들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은 스트레스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유형이 원하는 욕구를 먼저 채워준 후 내가 원하는 대화를 시도하면 좀 더 생산적인 결과를 끌어낼 수 있다.         


<상사유형별 커뮤니케이션 전략>

      

1. 독불장군형 상사 : 자기 말이 무조건 옳다고 생각하는 독불장군형 상사에게 “제가 조사해보니 그건 아니었고, 오히려 이 방식이...”라고 시작한다면 그 후에 어떤 결과를 내놓든 강하게 거절당하기 쉽다. 내 방식을 제안하더라도 상사의 말이 옳다고 먼저 인정해줄 필요가 있다.      

부장님께서 말씀하신대로 하는 것이 최선인 것 같아 큰 틀을 그렇게 잡았습니다, 그리고 우리 상황에 맞게 좀 수정하고 보완해 봤는데요, 혹시 더 필요한 부분이 있을까요?”      


2. 책임회피형 상사 : 책임을 회피하려는 정도가 심하면 일종의 압박도 필요하다. 이 상사가 나에게 무리한 것들을 자꾸 떠넘기려 한다면, 부하직원인 내가 잘못했을 경우에 상사에게도 곤란한 상황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중요한 일인데 만약에 제가 기한 내에 다 못하거나 급하게 하다가 실수하면우리 팀도팀장님도 곤란해질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 돼서요. 혹시 이 프로젝트 경험이 있는 분과 함께 하거나, 기한을 다음 달까지로 연장해주실 수 있을까요?”      


3. 자화자찬형 상사 : 이들이 가장 원하는 것은 ‘인정’이다. 처음부터 이의를 제기하거나 일을 못 하겠다고 하는 것보다, 그의 뛰어남을 인정해주고 치켜세워준 후, 나는 아직 그만큼의 역량이 안 돼 어려울 것 같다며 무리한 업무를 조절해 보거나 도움을 청할 수 있다.      

역시 차장님께서 큰 방향을 잡아주신 게 정말 큰 도움이 됐습니다! 그런데 막상 제가 구체화하려니 역량이 부족하네요. 혹시 세부적으로 어떤 것들을 접목하면 좋을까요? 

     

4. 만사간섭형 상사 : ‘간섭하고 결정하려는 욕구’를 먼저 채워주어야 한다. 결정권을 주지 않고 내 판단 하에 업무를 진행했다면 그 상사는 기분이 상해 더 심하게 사사건건 간섭하고 지적할 것이다. 결과적으로는 나의 방식대로 유도하더라도 상사가 결정하고 선택하는 것처럼 느끼게 하는 요령이 필요하다.     

계약 진행하기 전에 팀장님의 의견을 좀 구하고 싶어서요. 1안은 이런 장단점이, 2안은 이런 장단점이 있습니다. 어떻게 하는 게 더 좋을까요?”      



의사소통의 내용은 단순한 정보를 넘어 그들의 ‘관계’를 나타낸다. 예를 들어서 상사가 “사무실이 왜 이렇게 더워?”라고 했다면 그건 단순히 “좀 더 시원했으면 좋겠다.”는 정보 외에, ‘부하직원이 창문을 열거나 에어컨을 켰으면’ 하는 의미도 담겨있다. 말 속에 상사와 부하직원의 관계가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말과 관계는 따로 갈 수 없다. 관계에서는 늘 질질 끌려가면서 말로만 내 의사표현을 명확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내가 이 상사와 어떤 관계를 가질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먼저 세워야 한다. 그래야 구체적인 커뮤니케이션 전략도 세울 수 있다.      


‘상사에게 무엇이든 맞춰주는 부하직원’에게는 점점 더 무리한 요구를 할 것이다. 나의 능력을 보여주고 싶거나 인정받고 싶어서, 혹은 거절하지 못해서 그렇게 할 수도 있지만, 그것이 쌓이고 쌓이면 나를 만만한 부하로 보게 될 것이다. 상사에게 너무 휘둘리며 내 삶의 행복까지 방해받지 않길 원한다면 너무 고분고분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나쁜 상사 처방전』의 저자 가타다 다마미는 ‘약간 귀찮은 부하직원’이 되라고 말한다. 상사가 ‘이 녀석은 내가 말하는 것을 잠자코 듣지만은 않는군’ 하는 인상을 주는 것이 부하직원 입장에서는 일도 쉬워지고 스트레스도 줄어든다는 것이다.     


나는 어떤 부하직원인가. 앞으로는 어떤 관계를 만들고 싶은가. 누구와든 좋은 관계를 가지면 좋겠지만 그것을 핑계로 만만한 부하직원은 되지 말자. 직장에서 내가 원하는 관계 기준을 먼저 세우고 현명한 대화법을 익히면 좀 더 즐거운 회사생활이 될 것이다.  




이 매거진의 글은

' 하고 싶은 말을 센스있게' <말하기의 디테일> 의 일부 연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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