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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미정 Oct 21. 2022

내 말을 기억하게 하는 법

임팩트와 비유


 말 잘하는 사람이란 자기가 말한 내용을 기억하는 사람이 아니다. 

 자기 말을 다른 사람들이 기억하도록 하는 사람이다. 

                                  - 존 메이슨 브라운 (평론가)


영화의 흥행 성공 여부는 관객들이 영화관을 나갈 때 대사를 따라하는 지를 보면 알 수 있다고 한다. 천삼백만 관객을 넘긴 한국 영화 <베테랑>에서는 영화가 상영되자마자 배우 유아인의 “어이가 없네.”가 유행어가 되었다. 영화를 본 사람이면 누구나 기억하고 농담으로 사용할 정도였다.  

내가 한 말을 누군가 기억할 수 있다면, 내가 설명한 사업을 누군가 기억할 수 있다면 성공이다.  

    

왜 기억해야 하는가 

20초라는 짧은 시간의 이야기조차 기억나지 않는다면 5분, 10분 동안 하는 이야기를 기억할 수 있을까? 대부분 15분 발표나 1시간 강의를 준비하라고 하면 몇 날 며칠을 준비한다. 하지만 1분이나 20초 소개는 준비하는 사람이 거의 없다. 생각나는 대로, 앞사람이 했던 얘기와 비슷하게 한다. ‘그 정도는 대충 말하면 되겠지 뭐.’ 하는 생각에서이다. 그래서 짧은 소개를 임팩트 있게 잘하는 사람은 정말 드물다. 스피치로 나와 내 사업을 각인시키고 싶다면, 20초든 10분이든 스피치의 시간에 상관없이 반드시 상대가 기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전문가인 샘 혼은 이렇게 말한다.    

  

"생각해보라. 당신 제품의 이름도 기억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웹 사이트 혹은 상점에서 그것을 찾아내겠는가? 당신 회사가 무엇을 하는지조차 모르는 고객이 무슨 수로 당신 회사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겠는가? 당신이 구상한 사업의 목적조차 모르는 사람이 어떻게 투자를 결심하겠는가. 

 세상에 기억력이 비상한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따라서 우리는 단번에 관심을 끌면서도 머릿속에 오래 남는 궁극의 설득 기법을 찾아내야 한다. "


- 샘 혼 <엘리베이터 스피치> 중

  

모든 것은 기억에서 출발한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면 사업은 당연히 실패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나의 말을 상대의 머릿속에 오래 남도록 할 수 있을까?      


1. 임팩트 있는 이야기로 시작하라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지만, 앞으로 제가 이야기할 18분 이내에, 지금 살아있는 4명의 미국인이 사망할 것입니다.”      


영국의 유명한 셰프 제이미 올리버는 TED 강연에서 이렇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가 첫 문장을 이야기하는 순간, 모든 사람이 집중했다. 저마다 ‘왜?’, ‘무슨 이야기지?’라는 호기심을 갖고 다음 이야기를 기다렸을 것이다.    

  

“그들이 먹는 음식 때문이지요. 제 이름은 제이미 올리버이고, 지난 7년여 동안 제 나름의 방식대로 생명을 구하기 위해 지칠 줄 모르게 열심히 노력해 왔습니다. 하지만 저는 의사가 아닌 요리사입니다.”     


이어진 제이미 올리버의 자기소개이다. 청중을 사로잡는 효과적인 첫마디로 인상 깊은 자기소개가 완성됐다.

내 사업을 소개할 때도 ‘저는 무슨 일을 합니다’라고 시작하는 것보다 임팩트를 남길 수 있는 한 마디를 넣어보면 어떨까? 


“12시간 안에 또 한 명의 독거노인이 사망할 거란 사실, 알고 계십니까? 독거노인 사망률은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더 안타까운 건 사망 후에도 이를 발견하는 사람이 없다는 겁니다. 저희는 이를 예방하기 위해 기업과 연계한 독거노인 하루 한 끼 식사 배달 사업을 진행합니다. 어르신들의 건강도 챙기고 안부도 확인하는 1석 2조의 사업입니다.”


‘12시간 안에 또 한 명의 독거노인이 사망할 것이다’라는 한마디에 사람들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쳐다볼 것이다. 그리고 그다음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것이다. 그렇게 관심을 끌고 사업 설명을 한다면 기억에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하지만 처음부터 “저희는 기업과 연계해서 독거노인들에게 하루 한 끼 식사 배달 사업을 진행합니다.”라고 시작한다면 관심을 끌기 어렵다. 그저 사회적 기업 중 하나, 좋은 사업 중 하나 정도로 흘려들을 수도 있다. 이야기를 시작할 때 모두를 집중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렬한 한마디를 고민해보자.     

 

2. 절묘한 비유를 찾아라 

짧은 시간 내에 사업을 짧고 굵게 소개할 자신이 없다면 딱 맞는 비유를 찾아 각인시키는 것도 방법이다.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비유일수록 기억에 남는다. 내가 하는 사업의 개념을 설명하기가 복잡하다면 빗대어 설명할 수 있는 예가 있는지 찾아보자. 


“우리 회사는 웹사이트를 통해 국내 기업을 대상으로 해외와 무역을 알선하는 B2B 사업입니다. 저는 감히 한국형 ‘알리바바닷컴’이라고 부릅니다. 중국의 알리바바가 열어갔던 도매 무역의 신화, 저희가 열어가겠습니다!”


이렇게 기존에 롤모델이 되는 사업을 예로 들면, 그 시스템을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아, 한국의 알리바바!’라고 각인시킬 수 있다. 


비유를 할 때 중요한 것은 절묘하게 잘 맞아야 한다는 것, 그리고 한 번 들었을 때 누구나 아는 것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써 빗대어 설명했는데 사람들이 잘 모르는 것이거나 한 번에 이해가 안 되는 것이면 오히려 효과가 떨어진다. 비유에는 어려운 개념을 쉽게, 추상적인 개념을 구체적으로, 평범한 것을 감명 깊게 만들어 주는 힘이 있다. 내가 하는 일을 무엇에 빗대면 가장 잘 어울리고 기억에 남을지 평소에 고민해두면 좋다.


 기억은 사람을 행동하게 한다. 아무리 고개를 끄덕이며 들어도 잊어버리면 그걸로 끝이다. 어떤 행동으로도 이어지지 않는다.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에게는 치명적이다. 나를 기억하고, 나의 제품, 나의 서비스, 나의 사업을 반드시 기억하게 하자. 영화의 흥행처럼 비즈니스의 성공도 고객이 내 말을 기억했느냐에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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