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류련 Mar 10. 2020

열등감, 그 거지같은 감정에 대하여 - 1

열등감을 심어준 나의 돌고래 친구

눈에 띄게 우월한 사람과 같이 있으면, 주변 사람들이 날 초라하게 볼 거라고 생각했다. 누구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다지만, 난 열등감을 느낄 때마다 타인이 보는 나는 얼마나 더 한심하고 초라할까 생각하며 날 더 괴롭게 만들고는 했다.


나를 열등감 덩어리로 만들어버린 돌고래 친구


프로젝트 그룹에서 만난 친구 A는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는 아이였다. 그는 국문과를 전공했지만 영상도 좋아해서 촬영 현장을 뛰며 열심히 일했다. 글도 정말 잘 썼다. 그의 글은 모두에게 칭찬 받았고, 모종의 열등감을 느끼던 나도 그의 글은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와 동성에 동갑이기까지 한 나는 또 쓸데없는 상상력을 동원했다.


'사람들은 동성에다가 동갑인 나를 그와 비교하며 나를 훨씬 열등한 사람으로 평가하고 있을 거야.'


 그는 뇌를 나눠서 쓰는 돌고래만큼 똑똑한 사람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만큼 자기를 옥죄며 과하게 일 한 나머지, 자기 자신을 너무 많이 망쳤다며 헤엄치면 그만 질식해버리는 상어가 되어버린 거 같다고 했다. 그래서 그는 진짜 돌고래가 되기 위해 한동안 일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난 그의 그런 비유법도 부러웠다. 질투했다. 어쩜 저렇게 멋진 상관물을 가져와서 비유할 수가 있을까. 난 왜 저렇게 멋드러지게 표현해내지 못할까. 이런 마음이 커질수록 난 그의 뒷꽁무니만 쫓으며 그를 질투하며 열등감을 만끽했다.


나는 이미 상어였다


그런 감정으로 나를 괴롭히기는 농도 극에 달했을 무렵, 프로젝트 그룹은 끝을 맺었고 그와 더이상 만날 구실은 없어졌다. 그의 소식을 가끔 SNS로 접할뿐 그와 나를 비교할 일이 적어졌다. 그러자 나는 그의 '돌고래 이론'을 곰곰히 생각해봤다.


돌고래들은 뇌를 반으로 나눠 써서 잠을 잘 때도 헤험치고 숨을 쉬기 위한 행동도 할 수 있는 포유류다. 반면에 상어는 잘 때도 헤엄치지 않으면 그만 질식해버리는 어류다. A는 어류가 될까봐 자신을 멈추고 제어한 반면, 나는 포유류 뒷꽁무니나 쫓는 어류였다. 이미, 그런 어류였다.


난 그의 비유법대로 나를 가만히 돌아봤다.

난 어쩌다 어류로 강등당했을까.


2편에 써야징

작가의 이전글 잡코리아를 지웠고, 난 조금 더 행복해졌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