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처럼 못살지, 난

삼계탕이 떠오르게 한 뒤통수

by 강설


오늘 중복이래요,

삼계탕 먹어야겠다,

좋아요.


점심에도 삼계탕을 먹은 남편이지만 맛과 양이 형편없었다며 저녁엔 제대로 된 삼계탕을 먹으리라는 다짐을 내비쳤다. 안양 삼계탕, 의왕 삼계탕, 근처 식당을 찾아보다 마침내 후기가 믿음직스러운 가게를 발견했다. 10분 남짓의 대기시간을 갖고 우리 앞에 놓인 닭 한 마리를 맛있게 먹었다.



작년 11월, 결혼을 한 이래로 하나둘씩 새로운 요리를 시도하고 성공하며 지내는 요즘이지만 ‘삼계탕’은 꽤 난도 있는 요리라고 판단되어 쉽사리 시도할 용기가 나지 않았다.


결혼 전까지만 해도 때가 되면, 가족 중 누군가 먹고 싶어 하면, 닭 가격이 저렴하면. 잊을만할 때쯤 뚝딱 만들어주던 엄마와 떨어졌으니 사 먹어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되었다.


‘없어져 봐야 소중함을 안다’는 흔한 말이 싫으면서도 그 말에서 자유롭지 못한 모습을 발견한다. 뼈와 살이 스르륵 분리될 때까지 불 앞에서 내내 서 있던 엄마의 뒤통수가 떠올랐다. 더 먹으라며 가족들 그릇에 살점을 가득 담느라 정작 엄마의 그릇에는 국물이 더 많이 보이던 모습, 맞벌이를 하면서도 매일 같이 새 반찬과 새 밥을 준비해 주던 흔적들.


아무래도 난 엄마만큼 살아내진 못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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