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댁에 놀러 가는 게 제 맛이지
남편과 중복을 든든히 챙긴 다음 날, 괜스레 더위가 한 풀 꺾인 느낌이 들었다. 밤공기가 조금은 선선해졌달까. 그럼에도 눅눅함은 지우기 어려워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
오늘은 31일. 7월의 마지막 날임과 동시에 하프갤런을 저렴한 가격으로 먹을 수 있는 날이다. 매번 이 날을 챙기는 건 아니라 오랜만에 누리는 할인이 꽤 반가웠다.
“아버님은 뭐 좋아하세요? 할머님은요?”
단 둘이 하프갤런은 무리니까 집 근처 시댁에 찾아가 함께 나눠먹기로 결심했다. 도련님은 무슨 맛을 좋아하는지 아직 모르겠다. 남편도 잘 모르는 눈치였다.
“안녕하세요~”
“왔네~ 잘 지냈나~”
지난 일요일에도 만났지만 할머님은 오랜만에 만난 것처럼 반겨주셨다. 시할머님, 시아버님, 남편 그리고 도련님과 함께 하는 여름밤의 아이스크림 파티. 많지 않을까 걱정했던 염려가 무색하게 달큼한 아이스크림은 금세 사라졌다.
꽤 자주 시댁에 놀러가는(?) 며느리인데 불편하지 않다. 대단한 것을 드리지 못해도, 맛있는 음식을 대접해드리지 못해도, 잠시 왔다 가더라도 언제나처럼 반겨주시는 시댁식구의 사랑을 기분 좋게 잘 받아먹으며 산다.
달그락달그락. 아이스크림을 덜어먹은 앞접시와 숟가락 몇 개를 깨끗이 씻어 놓고 축구경기를 시청했다. 고된 하루를 보내신 시아버님은 이제 안 가나, 하시며 우리를 보내 주셨다.
“왜 벌써 보내나? 더 있다가지.”
손주와 손주며느리를 보내는 아버님에게 투정 부리시는 시할머님께 활짝 웃어 보이며 집을 나섰다.
나를 환영하고 사랑해 주는 시댁에 시집가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오래 갖고 있었다. 그 바람이 이루어지고 여전히 누리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건네주신 말 한마디 한 마디에 사랑이 담겨 있음을 안다. 집에 보내시려는 말에도, 더 있다 가라는 말에도. 이 마음이 오래 살아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