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나를 만나다
매서운 바람이 코끝을 스치는 계절, 또 한 번 연말이 스며들고 있습니다. 한 해가 저물어갈 때마다 ‘나는 잘 살고 있는가?’,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가?’ 같은 물음표들이 잔상처럼 떠오르곤 했죠. 하지만 2025년의 끝자락에 선 저는, 이전과는 조금 다른 질문과 마주했습니다.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어떤 사람인가?" 낯설면서도 끌리는, 내면 깊숙한 곳에서 우러나온 질문이었어요.
나이를 먹어가고 있다는 증거일까요? 내가 나를 제일 잘 아는 것 같으면서도, 사실은 내가 나를 가장 모르고 살았다는 깨달음이 찾아왔습니다. 무엇을 할 때 행복한지, 어떤 순간에 진심으로 웃음이 나는지, 누구와 어떤 이야기를 나눌 때 삶의 충만함을 느끼는지… 살면서 단 한 번도 이런 질문들을 진지하게 던져본 적이 없었던 것 같아요. 어쩌면 제 삶에 깊이 있는 성찰의 시간이 부족했던 건 아닐까, 조심스레 생각해 보게 되네요.
돌이켜보면, 저는 그동안 오직 살아내는 것에 모든 에너지를 쏟아왔습니다. 마치 끊임없이 달려야 하는 경주마처럼, 내 한 몸 부서져라 인생을 살아가는데만 집중했죠. 나라는 사람을 탐구하고 알아가는 것은 사치라고 생각했어요. 내 안을 들여다볼 겨를도 없이, 앞만 보고 정신없이 달려온 나날들이었습니다.
하지만 희한하게도, 삶의 어느 정도 궤도에 올라섰다고 느끼는 중년의 시점에서, 조금의 안정이 찾아오는 순간부터 이 질문은 저를 놓아주지 않았어요. "나는 대체 어떤 사람이지?"
그래서 2025년은 저에게 특별한 한 해가 되었습니다. 오직 나 자신에게 집중하며, 나를 탐구하고 연구하는 여행을 떠난 해였죠. 그리고 이 여행 속에서 저는 놀라운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겉으로 비춰지는 모습 예를 들어 MBTI의 T처럼 이성적이고 차분해 보였다면, 제 내면은 그와는 정반대의 사람이었던 거예요. 아이러니하게도 말이죠.
그렇게 조용하고 차분하게 제 자신을 알아갈 때, 비로소 마음속에 깊은 안정감이 찾아오는 것을 느꼈습니다. '아, 이게 나였구나.' 이 깨달음을 지금에야 알게 되다니! 그동안 얼마나 바쁘고 정신없이 살았으면, 진정한 나를 돌볼 틈조차 없었을까 싶어 씁쓸한 마음도 들었지만, 동시에 새로운 세상을 발견한 듯한 설렘이 밀려왔습니다.
이제 저는 압니다. 나를 풀어헤쳐 나가는 시간은 끝없이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요. 이 탐험 속에서, 저는 진짜 제가 원하는 것을 찾고, 제가 느끼는 행복과 즐거움의 포인트를 하나하나 발견해 나갈 거예요. 그렇게 나 자신을 온전히 마주하는 순간, 분명 삶에서 느끼는 진짜 희열이 무엇인지 깨닫게 될 것이라는 확신이 듭니다.
2025년, 나를 만나 참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앞으로의 제가 더 기대됩니다. 여러분은 어떤 한 해를 보내셨나요? 그리고 여러분에게 '나는 누구인가?'라는 질문은 어떤 의미로 다가오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