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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강수화 May 27. 2023

고마워 누리호!

사진 출처: NEWSIS


20203년 5월 25일.


-3, 2, 1, 엔진점화, 이륙!"
-거대한 로켓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검붉은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을 찌를 듯 수직으로 뻗어 올라.

-이륙 1분여, 주변 공기 압력이 최대치로 높아지는 첫 고비 무사히 통과.

-발사 2분, 하나의 로켓 분리.

-점화된 2단 엔진으로 다시 비행.

-204km지점에서 위성 보호 덮개인 페어링을 정상 분리.

-258km 고도에서 2단 로켓 분리.

-발사 13분여 목표 고도인 550km 지점에 도달.

-발사의 핵심 '차세대소형위성 2호'를 분리.

-20초 간격으로 국내 민간 기업의 큐브 위성 세 기를 차례로 궤도에 안착.

-우주 기상 관측을 위한 천문연구원의 군집 위성인 '도요샛' 네 기까지 차례로 분리.

-여덟 개의 위성 순조롭게 안착….
 

  집에서 발사장면을 지켜보는 내내 설레고 흥분된 감정을 감출 수 없었다. 도요샛 한 기가 제대로 분리되었는지의 확인에 시간이 필요하다는 뉴스엔 초조하고 불안함이 더해 밥이 넘어가지 않았다. 

 “그거 하나 실수해도 성공작인데 뭘, 그렇고 말고….”

 혼잣말로 주거니 받거니, 연신 손에 있는 휴대폰으로 마지막 한 기까지 분리되었다는 확답을 받고자 뉴스 검색에서 손을 떼지 못했다. 

 누리호 발사에 관여한 책임자이거나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은 연구원, 그들의 가족이려니 생각할 것이다. 어디에도 속하지 않았다.

 개인적인 특별한 이유가 있었다. 


 1990년대 중반 남편 김용 박사가 미국 실리콘 벨리에 위치한「록히드마틴」이라는 회사에 대한민국 정부가 위탁한 무궁화위성 3호를 제작에 정부와 모기업의 부름을 받고 참여했었다. 


 몇 년간의 작업 끝 드디어 무궁화 위성 3호가 완성되었다. 

 1999년, 미국 실리콘 벨리, 록히드마틴사(社)에서 무궁화3호 위성 발사를 장면을 지켜보았다. 

 “10, 9…, 3, 2, 1, 0, 거대한 로켓이 엄청난 굉음과 함께 검붉은 불꽃을 내뿜으며 하늘로….

 왠지 모를 씁쓸한 비애와 함께 박탈감이 느껴졌다. 순전히 미국기술로, 미국에서 쏘아올린 대한민국의 인공위성!


 남편이 국내에 들어왔을 때 그 스펙으로 인공위성 만드는데 기여해 달라며 여러 기관들의 요청이 있었다. 하지만 당시의 우리나라는 지구 안에서의 삶이 급선무였지 지구 바깥일까지 신경 쓸 여력이 되지 않았다. 국민의 동의를 얻지 못한 일에 정부와 기업체가 슬그머니 긴장의 끈을 놓고 있었다. 


 록히드 마틴에서 무궁화위성 3호를 개발했던 한국 과학자, 공학자들은 모두 자기 살길 찾기에 바빴다. 물론 남편은 어느 기관에나 들어가려 했다면 쉬이 들어갔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적 합의에 이르지 못한 일에 처우가 좋을 리 없었다.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유불리에 따라 철새처럼 이동하기 마련, 남편도 그 일에서 손을 떼고 사업을 시작했다. 


 그로부터 23년이 훌쩍 지났다. 누구보다 감회가 깊고 설레는 이유다. 

순수 우리기술로 쏘아올린, 국민의 환호와 박수를 등에 업고 날았다는데 무한 감동이 인다. 

 우리나라가 선진국 반열에 우뚝 솟아오른 반증, 확실한 증표다. 이 벅찬 감동 감격을 어떻게 표현할까?

누리호 발사에 관계한 모든 손길에 감사하며..., 무사히 임무를 완성한 누리호에게 진심어린 애정을 표한다. 

"고마워 누리호!" 

    


*ps: 당시 미국에서 무궁화위성 3호 쏘아 올렸던, 여러모로 박탈감이 느껴졌던 당시의 감정을 담은 글을 다시 소개해 본다. 결은 조금 다르지만.


「히든 피겨스(Hidden figures)」를 보고. (brun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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