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6월 30일은 1년 반을 남기고 직장에서 과감하게 명퇴를 하였던 날이고, 인생2막 시작을 알리는 날이었다. 퇴직 한참 전부터 준비해온 퇴직 후 15가지 계획 중 하나가 년1회 이상 해외여행이 포함되어 있다.
그래서 지금 퇴직 후 시간이 있을 때, 외국어라도 배워두자는 심산으로 여기저기 사이버대학을 찾다가 눈에 띈 학교가 있었는데, 그 대학이 고려사이버대학교다. 특별한 사유는 아니지만 은퇴하신 유명한 의사선생님이 선택하여 입학한 대학의 학과라는 당시 신문기사를 보고 고려사이버대학교를 선택하고, 실용외국어학과 3학년에 편입을 하였다. 다른 이유는 영어, 중국어, 일본어 3개 트랙 중 1개 트랙 이상을 선택하여 공부하면 되는 좋은 시스템도 선택에 한몫을 하였다.
2016년 3월 입학 후 처음에는 중국어, 일어, 영어 순으로 선택하고 공부하리라 생각하였지만, 공부보다 노는 것이 더 즐거운 진리인데, 공부가 생각처럼 쉬운 것 아니기도 하였지만 그래도 조금 더 끌리는 중국어 과목 중심으로 수강신청하고 공부하였다. 그러던 중 방학기간동안 원하는 사람들과 “중국문화체험”을 다녀오는 프로그램이 있는데, 그해 여름 각자 비용을 내고 가는 행사지만 북경체험을 신청하고 6월에 23일 ~ 26일 3박4일 북경체험을 다녀왔고, 북경에서 친하게 지냈던 신편입생 7명은 이후에도 자주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있으며, 지금도 만나고 있는 형제자매 같은 친구들이다.
그해 12월 기말고사를 볼 무렵부터 겨울방학에도 중국에 우리끼리라도 가자고 의기투합 했고, 드디어 다른 친구 1명이 함께 가고싶다고 요청하였고, 교수님 2분까지 10명이 “하얼빈문화체험”을 하기로 했고 그 중 2명의 친구가 아이들 동반해도 되냐고 해서 당연히 같이 갈 수 있으면 같이 가자고 해서 12명이 되었다. 당시 한 아이는 초등학교 2학년이었는데, 이름은 “서하”였고, 다른 아이는 4학년이었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름은 기억나지 않는다.
드디어 17년 1월 12일 ~ 16일, 4박 5일 일정 중에 하얼빈공대에서 여러 가지 체험과, 빙등축제도 다녀왔고, 일본군이 악랄하게 인체실험을 하였던 731부대도 둘러보았다, 14일 오전에는 “동북호림원”과 오후 일정은 “빙등축제” 얼름을 가져오는 송화강과 시내 체험을 하였는데. 16일 아침, 하얼빈공대 숙소에서 동북호림원까지 약 4~5킬로 가는 버스에서 아이들이 심심해하고 조금 친해지기도 하여, 내가 아이들에게 우리가 가는 곳이 “호랑이 동물원”인데, 호랑이가 무지무지 많으니까 우리 한 마리 잡아 “호랑이 삼겹살”로 구워 먹자고 농담하였는데, 처음에는 믿지 않았지만 지금은 1,000마리가 넘는 호랑이를 가까이서 원없이 많이 보고, 생닭으로 먹이까지 줘 봤던 그날, 아이들은 그 말을 정말로 호랑이 삼겹살 먹는 것으로 믿었단다.
이후에도 “연태” “가오슝” “샤먼”... 또 어디를 갔는지 모두 기억이 없지만, 함께하는 체험여행을 다녔고, 지금도 만나 옛날이야기와 미래 이야기로 수다 삼매경이고 만나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재미있다. 며칠 전 그 형제자매같은 친구들 갑자기 번개모임으로 종로3가에서 4명이 만났고, 퇴직 후 대학원 강단에서 강의를 하는 친구, 얼마 전 새로 사업을 시작한 친구, 대학 한국어학당에서 외국인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는 친구와 이런저런 이야기로 즐거운 날 보냈다.
지금 서하는 중학교 3학년이고, 다른 아이는 고등학교 2학년, 두 아이들이 호랑이 삼겹살을 꿈꾸었던, 하얼빈의 소중한 기억, 이 아이들이 사는 미래는 언젠가 호랑이 삼겹살 먹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즐거운 상상으로, 청계천에서 시원해진 초가을 밤바람까지 즐기고 돌아왔다.
11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