텅 빈 버스만 기다리다가
생각해보면 나는 금사빠일지도 모르겠다. 좋아했던 여자들이 참 많았던 걸로 기억하니 말이다. 문제는짝사랑을 워낙 많이 했던 거라고나 할까?
시간은 거슬러 초등학교 때부터 마음속에 품고 있던 한 친구가 있었고, 그 당시 워낙 여신급 친구라 말은 커녕 그 친구는 내 존재를 알지도 못했다. 그렇게 시작해서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 지금까지도 내 마음에만 품겨져(?)있던사람이 참 많은 것 같다. 그들은 강제로 품겼던 사실조차 모르겠지만. "네가 나한테 관심 있는 줄 몰랐어"라는 말을 종종 듣곤 하니, 내가 참 마음의 전달을 참~못하는 건가 싶다. 진심을 갖고 있는 것과 그것을 표현하는 것은 엄연히 다른 문제니깐 표현이 잘 안되고 있다면 속마음이 진심인들 허세인들 뭐가 중요하랴.
오래전, 캐나다로 어학연수를 떠나기 전에 친구와 지하철에서 일어난 일이다. 신촌에서 신도림까지 가는 2호선에서 정말 아름다운 여인을 마주했다. 헌팅은 해본 적이 없던 내게 심장의 쿵쾅거림을 주었달까? 말을 걸고 싶은데 용기가 안 난단 말이다. 그래서 친구에게 얘기했다. "야, 저기 여자 정말 예쁘다. 여신이야. 말 걸고 싶다" 그러니깐 친구가 말을 걸어보면 되지 않냐고 하는데 그게 말처럼 쉽냐고 바보야!! 그래서 조건을 걸었다. "저 여자가 신도림에서 내리면 말을 걸겠어. 그러면 운명이다 ㅋ"
신도림역에 도착했다. 그 여자가 내려버렸다. 정말 어찌나 심장이 쿵쾅거리던지 미쳐버릴 것 같았다. 계속해서 졸졸 따라가다가 1호선으로 갈아타는 입구까지 가길래 결국 말을 걸었다. "저기요.. 저 이상한 사람 아닌데요. 지하철에서 보고 너무 마음에 들어서요.. 혹시 연락처 좀 알려주실 수 있을까요?" 근데 이게 왠열, 연락처를 생각보다 쉽게 주더란 말이다. 헤어지고 난 뒤에도 심장은 쿵쾅거렸지만 '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차지하는구나' 싶었다. 물론 용기는 있었지만 미인은 차지하지 못했지만 말이다.
불과 몇 달 전에 비슷한 상황이 발생했다. 퇴근 후, 강남역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는데 정말 이상형스러운 여자 분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게 아닌가. 나이를 먹어도 이 놈의 심장은 안정이 되지 않는다. 또다시 심장이 쿵쾅쿵쾅, 어찌 말을 걸어야 되나 하며 초조해지기 시작한다. 버스가 와버리면 끝나버리기 때문이다.
여자 분 옆에 어떤 남자분이 노선도를 보고 있어서 말 걸기가 부끄러웠다. 저 남자 분만 사라지면 가서 말을 걸어봐야겠다는 조건을 또 걸어본다. 그러다가 결국 남자 분은 떠나지 않았고, 여자 분의 버스는 배차시간이 길었는지 더욱 사람이 많은 의자 쪽으로 가서 앉아버렸다. 이제 그녀는 사람들에게 둘러싸여 있게 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계속해서 더 좋은 기회를 탐색하며 기다렸다. 그리고 그녀는 결국 버스를 타고 떠나버렸다.
30대가 넘어도 이렇게 용기가 없는 건 참 싫다. 나이 드신 분들이 가장 후회하는 게 생각만 하고 행동으로 해보지 못한 거라고 하시는데 말이다. 안 해보고 후회하는 것 보다 해보고 후회하는 게 낫다는 말을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듣는 데 이 심장의 쿵쾅거림은 참 사람을 작아지게 만든다.
어제 사랑하는 친구를 저 세상으로 보내고 난 뒤, 이런 생각이 들었다. 동성 친구든 이성 친구든 지금 최선을 다해 사랑하자고 말이다. 바쁘다, 피곤하다, 시간이 되면, 날씨가 좋으면, 어떤 기회가 생기면 등 따위에 연연하다가 그냥 모든 게 다 사라지는 것 같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면 작은 것에 연연하지 말자. 친구든 이성이든 부모님이든 말이다.
왜 타이밍이나 계기에 의지하려고 하는 거야?
이 신호가 바뀌면 고백하자,
이 자동차가 지나가면 말하자,
둘만 있을 때 마음을 전하자.
그렇게 작은 것에 연연하니깐
커다란 행복을 잡을 수 없는 거야.
-일드 프로포즈 대작전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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