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하는 연애
[어떤 상황]
남자친구와 전시회를 보러 가고 싶은 그녀.
그 전시회는 워낙 인기가 많아 예매를 해야 한다.
하지만 도통 연락이 잘 안 되는 남자친구.
전화는 잘 안되고, 톡으로 연락을 주로 하는데
한번 보내고 나면 한참이 지나야 답장이 온다.
결국 시간을 맞추는 사이 티켓매진이 되어버린다.
이런 상황이 몇 번 반복되다 보니 화가 난다.
도무지 전시회를 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럼에도 남자친구는 습관상 연락이 드문드문하다.
답답하고 화내서 미추어 버리겠다는 그녀.
화가 날만한 상황입니다.
답답하고 짜증 나고 그럴 수 있습니다.
근데 한번 생각해보면
짜증 날 일이 아닐 수도 있어요.
연애를 책으로 배우는 것도 안 좋지만
이렇게 생각으로 감정을 푸는 것도
나쁜 것만은 아니니 한번 들어보세요.
이 여자분은 왜 화가 나는 걸까요?
남자친구의 느려터진 행동이 싫은 걸까요?
여자분이 아니라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남자친구의 행동으로 전시회에 못가게 되는 게
견디기 힘든 짜증으로 표출되는 것 같은데요.
생각해보자고요.
전시회에 못 가는 게 그리 화낼 문제일까요?
그녀는 전시회에 왜 가고 싶은 걸까요?
남자친구와 함께 보고 싶은 거죠.
조금 더 추상화하면
남자친구와 함께 있고 싶은 거죠.
전시회는 그저 남자친구와 함께 있고 싶은
단순한 수단일 뿐이라는 거죠.
근데 결과적으로 전시회에 계속 못 가다 보니
주객이 전도되어 버립니다.
전시회에 가는 게 목적이 되어버려요.
전시회에 못가는 이유를 남자친구에게서 찾게 되니
남자친구가 답답하고 짜증이 나요.
뭐 저 딴 성향이 다 있나 하구요.
그래서 못 견뎌서 헤어졌다고 쳐볼까요?
전시회에 꼬박꼬박 잘 가주는 남자는 좋을까요?
아닐 거란 말이죠.
전시회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와 함께 보는 게 중요했거든요.
사람이 화가 나거나 짜증이 나면
화와 짜증의 이유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한 채
그 부근 언저리에 있는 사람에게
원인을 돌리게 됩니다.
그리고 감정에 휩쓸려서 매몰되요.
생각해보세요.
그렇게 전시회에 가고 싶으면 혼자 가면 됩니다.
하지만 그와 함께 있는 게 하고 싶은 거라면
전시회에 안 가더라도 다른 곳에 가면 됩니다.
전시회에 혼자 가긴 싫으신 거죠?^^
이런 경우가 일상에서 많이 발생이 됩니다.
예를 들면
방 청소를 안 하는 자녀들에게 스트레스 받는 부모.
근본적으로 하고 싶은 건
자녀들이 방 청소를 하는 게 아니라
깨끗한 방을 만들어서
자녀들이 건강한 것을 원하는 거죠.
그러면 그 필요를 느낀 부모가
직접 청소를 할 수도 있습니다.
굳이 필요를 못 느끼고 있는 자녀가
직접 방 청소를 하는 건
수단과 목적이 어긋난 거라는 말이죠^^
물론 자녀가 직접 청소를 하면 땡큐지만요.
생각보다 마음으로 사는 게 좋지만
때로는 생각으로 감정을 정리해 가는 것도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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