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1월
글을 쓰고, 간략한 소통 창구를 만들어 놓으니 독자들에게 연애 상담 문의가 종종 오곤 한다. 내 코가 석자인데 연애상담이 올 때면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친한 형에게 이런 얘기를 하니 "번지수 잘못 찾았네. 너도 지금 연애를 안 하고 있는데 ㅋ" 이런 말을 듣는다. 환장할 노릇이다. 콱 그냥!
뭐, 헤어진 사람을 잊지 못하거나 다퉈서 마음이 상한 경우는 번지수 잘 찾은거다. 토닥토닥 마음을 치유하고 생각과 감정을 변화시켜 줄 수 있다. 다만 번지수를 잘못 찾은 건 이성을 꼬시는 방법을 묻는 경우다. "어떻게 해야 그녀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까요?" "어떻게 해야 소개팅에서 성공할 수 있을까요?" 거기서 질문자가 원하는 대답을 어떻게 해줘야 할지 모르겠다. 예전에 글 쓴 것처럼 나도 정작 내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게 관심이 없고, 내가 관심 없는 사람은 내게 관심이 많은 그런 굴레 빠진 사람인데 말이다. 혹 문의한 분들이 이 글을 볼까 조마조마하다. (_ _) 사실, 그런 질문들에 내 답은 정해져 있긴 하다. 질문자가 원하는 대답이 아닌 게 문제긴 하지만 말이다.
진담반 농담반으로 친구들에게 이런 말을 하곤 한다. "내가 그동안 소개팅, 미팅한 거 다 합치면 에쿠스 한대 뽑았겠다. 이런 젝슨!" 그만큼 이성을 많이 만나봤다고 하겠다. 사귀기도 했고, 헤어지기도 했고, 썸을 타보기도 했고, 차이기도 했다. 뭐 그게 연애의 과정 아닐까?
나는 이성을 대할 때 똑같이 대한다.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겠지만, 내가 갑자기 정우성이 될 수도 없고, 신동엽이 될 수도 없다. 난 그냥 강선생이다. 성형수술을 하지 않는 이상 얼굴이 변하지도 않을 거고, 섬세하고 예민한 면이 갑자기 우직하거나 카리스마 있게 변하지도 않을 거기 때문이다. 근데 누군가와는 사귀고 누군가에게는 차인다. 그리고 누군가에는 소개팅 첫 만남에서부터 이상형이라는 소리를 듣고, 누군가에게는 소개팅 첫 만남부터 차단을 당하기도 한다. 내가 달라진 건 없었다. 난 항상 그대로였다.
그 말인즉슨, 내가 병신 짓을 해도 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날 좋아하고, 내가 아무리 멋진 매너를 보여도 나 같은 스타일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날 깐다는 말이다. "어쩜 이리 사람이 바를까, 어릴 때부터 꿈에 그리던 이상적인 남자야", "너무 좋으신 분인 건 알겠는데, 이성적으로 끌림이 없어요. 죄송해요" 이런 극단적인 평가를 받는 남자. 나란 남자. 강선생!
예전에는 나도 이성을 꼬시는 그런 스킬들에 참 궁금증이 많았다. 미팅 가서 마음에 드는 여자가 있으면 그 옆에 여자에게 관심을 보인 후, 마지막 어필은 마음에 드는 여자에게 해라! 이런 것들? 뭐, 어느 정도 미미하게 효과가 있을 지도 모르겠지만 기본적으로 상대방이 나에게 약간의 호감이라도 있어야 써먹을 수 있는 것들이 아닐까? 호감이 없는 사람에게 뭔말을 한들 들리기나 할 턱이 없다. 미팅에 원빈이 나와서 무심하게 앉아있기만 해도 관심가질 사람이 많지 않을까? 신동엽이 나온다면 재잘재잘 말을 많이 한다고 해도 끌려할 사람이 많지 않을까? 결국 다 짝이 있기 마련이고, 될 놈은 병신 짓을 해도 되고, 안될 놈은 신사 짓은 해도 안된다.
그런 경험을 하다 보니 이성을 만날 때 예전처럼 긴장이 된다던가 잘 보이려고 스트레스 받으며 노심초사하는 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내가 바보 같아도 날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었고,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발톱 때만큼의 관심도 주지 않는 사람도 있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에 또 이성의 마음을 얻는 스킬이나 방법, 팁을 묻는 독자가 있다면 말해주고 싶다.
될 놈은 병신 짓을 해도
마음을 얻고,
안될 놈은 멋진 짓을 해도
마음을 얻을 수 없으니,
상대방에게 맞추려 하지 말고
당신의 본모습을 자신 있게 보여주세요.
그리고 제 코가 석자예요....
강선생과 대화하고 싶다면?
강선생에게 문의를 하고 싶다면?
카카오톡 ID : @kangsunseng
강선생하우스 : http://kangsunseng.tistory.com
나를 알기 전보다
나를 알고 난 후에
당신의 삶이 더 좋아지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