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랐던 그(녀)

다르다고 안맞는 건 아니다

by Ten

한창 소개팅도 많이 하고, 연애도 많이 했던 총각 시절이 있었다. 생각해 보니 나와 맞는 사람이 누구인지 아픔과 고통을 통해 알게 된 것 같다. 인간은 경험적 사고를 통해 성장하고 한계에 봉착하기 마련인 듯.


어릴 적부터 나와 맞는 사람, 좋은 사람, 매력적인 사람을 꿈꾸고 기다려 왔었는데 막상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내가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데 좋은 사람이 뭔지도 모르겠고, 나와 다른 여자 친구의 성향을 맞춰주는 것도 쉽지 않고, 내가 못 견디는 경우도 많았다.


그런 걸 보면 절대적인 관점에서 좋은 사람과 매력적인 사람은 없는 걸까라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다.


나가자 & 쉬자

회사 동료 여자분이 남편과 홍콩으로 여행을 가셨다. 돈 들여 가는 해외여행이니 만큼 이 여자분은 아침 일찍 일어나 여기저기 구경하고 액티비티를 하고 싶어 하셨다. 하지만 이게 왠 날벼락! 남편은 매일 아침 11시에야 일어났다는 거다. 나가는 건 커녕 누워서 쉬고 싶어 하는 남편을 보며 왜 해외여행을 오자고 했냐며 한바탕 싸우고 이혼 생각이 잠깐 들었다고 한다.


살펴보면 여자분은 밖에서 활동하면서 에너지를 얻는 분이었고, 남편 분은 안에서 쉬면서 에너지를 충전하는 분이다. 서로 다른 방식을 가지고 있으니 상대방이 못마땅하게 보게 된거다.


현실 & 미래

결혼 한 친구들을 보면 경제권을 놓고 초반 주도권을 잡느라 고군분투하곤 한다. 이런 남편과 아내가 있다. 아내는 굉장히 꼼꼼하고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것들과 비용을 철저하게 관리한다. 반면 남편은 전혀 꼼꼼하지 않고, 생활하는 데 뭐가 필요한지 얼마나 드는지 궁금해하지도 않고 잘 모른다. 다만 나중에 어떤 큰 목돈이 필요할지, 어떤 걸 준비해놔야 하는지 큰 그림에 대해선 고집이 세다. 아내는 돈 관리를 꼼꼼하게 하지 않는 남편이 못마땅하고, 남편은 너무 빡빡하게 돈 관리하는 아내가 부담스럽다.


아내는 나무를 보는 사람이고, 남편은 숲을 보는 사람이다. 나무를 보는 사람은 현실과 동떨어지게 멀리만 보는 사람이 답답하고, 숲을 보는 사람은 너무 현실에 매몰되어 있는 사람이 빡빡하게만 느껴진다.


감정 & 사고

대학 후배에게 전화가 왔다. 애인이랑 싸워서 굉장히 짜증이 난 상황이었다. 후배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내 입장에서는 상대방의 입장이 좀 더 이해가 갔다. 그래서 후배에게 조목조목 이야기를 하면서 "너의 입장도 이해가지만 상대방 입장에서는 이렇게 생각했을 것 같아. 이건 네가 더 이해해 줘야 할 부분 같은데? 남자랑 여자랑 좀 다르잖아."라는 조언을 해줬다. 몇 년 뒤에 대학 후배랑 만나서 이야기하는데 그 얘기가 나왔다. 후배 왈, "아, 그때 말은 안 했지만 되게 짜증 났어. 그냥 내 입장을 이해해주길 바랬는데 내가 이해하지 못할 말만 해주니까.."


후배는 좋고 싫음을 기준으로 하는 주관적 판단을 하는 스타일이었고, 나는 옳고 그름을 기준으로 하는 객관적 판단을 하는 스타일이었다.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답답하게 느껴진다.


계획 & 흘러가는대로

어떤 여자 친구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왜 나랑 데이트하는 데 준비를 안 해? 어디 갈지 어떤 데이트를 할지 좀 준비해야 하는 거 아냐?" 그럴 때마다 스트레스가 장난이 아니다. 그냥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재미있는 게 있으면 그때그때 경험해도 좋은 게 아닐까? 또 다른 여자 친구는 이런 말을 하곤 했다. "그냥 버스 타고 쭉~ 가다가 아무데서나 내려서 여기저기 돌아다녀도 좋지. 뭐 꼭 어딜 정하고 다녀야 하나?"


계획을 정하고 그 계획대로 척척 진행이 돼야 마음이 편한 사람이 있다. 또 다른 사람은 계획 없이 자유롭게 흘러가는 상황대로 즉각 즉각 경험하는 것이 편한 사람이 있다. 한 사람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불안해하고, 또 다른 한 사람은 너무 계획대로 하면 숨 막혀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사랑의 언어

회사 일이 바빠서 여자 친구를 자주 보지 못했다. 살짝 미안하기도 하고, 보고 싶은 마음이 생겨 선물을 샀다. 사실 선물을 줄 시간도 내기 힘들었다. 겨우 시간을 내서 여자 친구에게 선물을 주고, 다시 회사로 출근했다. 내 마음이 전해지길..

남자 친구를 본 지 너무 오래됐다. 같이 영화도 보고, 손 잡고 길도 걷고 싶은데... 오랜만에 남자 친구가 보자고 해서 꽃단장하고 갔는데 선물만 틱 주고 다시 회사로 가버렸다. 내 얼굴도 제대로 보지 않고 가버리니 너무 속상하다. 남자 친구가 날 사랑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람마다 사랑을 느끼는 포인트가 다르다. 서로의 포인트를 터치하지 못하면 상대방에 대한 의심이 들기 마련이다.


사실 다른 게 이런 들 어떠하고 저런 들 어떠할까? 잘 맞는 게 따로 있을까? 서로 달라도 이해하고 맞춰갈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다만 서로에 대해 이해하고 알아가는 기회가 부족한 게 문제이지 않았을까 싶다.


사랑하는 마음만 가지고 있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어떻게 생각하는지, 어떨 때 사랑받는다고 느끼는지 모르는 커플들이 참 많은 것 같다. 사실 나도 어렸을 땐 그냥 상대방을 좋아만 했지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해선 알아볼 생각조차 안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잘 맞추지 못했던 거고..


결혼하고 나서야 처음으로 내 아내라는 사람이 어떤 꿈을 가지고 있고, 어떤 생활방식을 갖고 있으며, 어떤 사랑의 포인트를 가지고 있는지 알아가고 있다.


서로에 대해 관심을 가지고 알아가는 건 성숙한 관계 유지를 위해 꼭 필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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