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구절절 맞는 말이 불편한 이유

논리와 감정의 밸런스

by Ten

오늘의 주제는 '커뮤니케이션'이다.


사람은 배움의 동물이다.

그래서 나이를 먹고 경험함에 따라

경험적으로 배우는 지식이 있고,

교육으로 배우는 지식도 있겠다.


계속해서 배워감에 따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도 달라지고

거기에 따라 본인의 생각과 가치관도 달라진다.


그리고 그런 생각과 가치관이 확고해짐에 따라

본인의 의견을 강력하게 주장하거나

고집을 피우게 되기도 한다.


그 사이에 들어가 있는

'커뮤니케이션'에 대한 이야기다.



[불편한 글]

친구 중 한 명이 본인의 SNS에 글을 올렸다.

독백조이긴 하지만

누가 봐도 남들에게 본인의 의견을 알리는 글이다.


찬찬히 장문의 글을 읽어 본다.

뭔가 불편한 느낌이 든다.


너무나 강력하고 확신에 찬 문체이기에

반박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때문에 불편한 것 같진 않다.


글의 내용을 다시 본다.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반박할 논리는 매우 비좁아 보인다.


근데 이상하게 그 글이 불편하다.

그 글의 내용과 똑같은 의미로

다른 사람이 다른 채널에서 쓴 글을 읽었다.


너무나 잘 읽히고 내용에 설득이 됐다.


분명 내용에 차이는 없었다.

어떤 점이 불편함을 이끌어 내는 걸까?


친구가 쓴 다른 글도 읽어본다.

여전히 뭔가 불편하다.


그 친구와 사이가 안 좋은 것도 아닌데

그 친구가 쓴 글이 전부다 불편하게 느껴진다.


[xx일보와 x겨레의 차이]

한창 언론고시를 준비할 때에

xx일보를 읽었던 적이 있다.


그러다가 x겨레도 읽어보게 되었다.


그 당시에 들었던 이야기는

xx일보가 정말 글을 잘 쓰고,

x겨레가 제일 글빨이 부족하다였다.


xx일보는 자신의 의도가

드러나지 않는 글을 쓴다는 것이다.

그래서 글에 홀딱 넘어간다고 한다.


반면, x겨레는 너무 직접적으로 글을 쓴다였다.

그 의도가 명확하게 보일 정도로 말이다.


읽어보니 글을 쓴 기자의 감정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기자가 굉장히 분노하고 있구나라는 게

너무나 와 닿으면서

내용의 객관성에 신뢰가 깨졌다.

(하지만 그 분노에 대해서는 동의였다)


[감정의 화살]

다시 그 친구의 글을 살펴본다.

다분히 감정적이다.


하지만 x겨레를 보면서 느꼈던 그런 거라면

불쾌할 필요까진 없었다.

감정적인 글을 넘어 뭔가 더 있는 것 같다.


감정을 표출하는 게

나의 분노를 단순 표출하는 게 있고,

나의 분노를 외부에 표출하는 게 있다.


친구의 글을 살펴보니

대상에 대한 감정적 표출이 많았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내가 이 분야에 대해서 이렇게 공부를 많이 했는데

저딴 새끼를 보면 답답하겠냐 안 하겠냐

누구든 반박해봐. 잘근잘근 씹어줄게.

저런 사람이 취업한다는 게 충격이다.


또는 직접적 표출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행동이나 언행이 잘못됐다고 단정하고

본인의 괴로운 감정을 표출하곤 했다.


[불편한 이유]

그렇게 생각해보니 불편한 이유를 찾아냈다.

친구의 내용은 구구절절 맞는 말이다.

다만.. 다음과 같은 MSG가 있다.


1)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전제

2) 상대방에 대한 감정적 표현의 비난

3)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확신에 기반한 자기 분노

4) 상대방이 잘못됐다는 전제 하에 동의 유도

5) 반박 시, 언제든 싸워주겠다는 협박조 뉘앙스


이 MSG가 불편한 감정을 들게 하는 요인이었다.

내용은 맞지만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전제는

정답이 없는 삶을 사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지가 없게 만들어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그에 기반한 감정적 비난은

제3자가 그 프레임 안에 끌려가

동조하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만들어

불편함을 느끼게 한다.


상대방이 잘못했다는 확신에 자기 분노는

사건에 대해 생각해보기도 전에

편견을 스며들게 만들어

내 생각을 갈취당한 것 같은 느낌을 준다.


그리고 이 모든 표현 방식을 살펴보면

자신의 생각이 맞기 때문에 동의해야 하고

이에 반박하려면 자신과 싸워야 된다는 프레임이다.


읽는 순간 동의하거나 싸우거나 둘 중 하나다.

그래서 불편해진다.

억지로 그의 게임이 끌려온 것이기 때문이다.



[설득]

결국 그 친구도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알리고

설득을 위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걸 거다.


하지만 본인과 같은 이야기를 하는 다른 사람은

많은 사람의 공감과 동의를 얻지만,

자신의 이야기는 그렇지 못하다면

내용과 논리의 문제가 아니라

표현방식의 문제일 거다.


설득의 요소는 무엇일까?

내용도 중요하겠지만 전달 방식/표현방식 등

미묘한 다른 것들이 더 중요하다.


메라비언의 법칙을 보면

내용은 설득에서 적은 부분을 차지한다.


구구절절 옳고 맞는 말이

항상 지지를 얻는 건 아니다.


친구사이에 감정이 틀어졌거나,

애인 사이에 다툼이 있었다고 하자.

구구절절 옳고 맞는 말로

화도 내보고, 자기 분노도 해보자.

해결이 되는가?


대화란, 설득이란 상대방에게 생각할 여지를 주고

생각의 갭을 메꿔가는 게 아닐까?


당신은 옳은 말을 어떻게 하는 사람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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