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가족문화 차이

2016년 9월

by Ten

어느덧 30대 중반으로 향해가다 보니 주변 선후배, 친구들이 대부분 결혼하는 모습을 보게 된다. 근데 결혼 준비하는 친구들을 보면 대부분 힘들어한다. 난 총각 때나 지금이나 큰 차이가 없고, 결혼을 하는 둥 마는 둥 정말 쓰~윽 쉽게 지나갔기 때문에 괜스레 미안한 감정이 들기도 한다.


힘들어하는 이유에 대해서 공통점을 살펴보니 정작 결혼 당사자 둘 사이에 문제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대부분의 골치 아픈 문제는 양가 부모님과의 문제였고, 부모님 간 혹은 부모님과 배우자 간 의견을 조율하는 데에 너무나 많은 신경을 써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듣다 보면 '결혼이란 게 정말 힘들고 어려운 거였구나.. 난 운이 좋았나 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곧 결혼하는 친구와 왜 이런 어려움에 봉착하는지에 대해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눠봤다.


하나의 가족

우선 결혼하기 전까지 가족이라는 경험을 보통 한 번만 하게 된다. 내 부모님이나 형제, 자매가 바뀌는 일도 있지만 말이다. 그래서 내 가족 외에 다른 가족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 수 없다. 물론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대충 살펴볼 수는 있지만, 손님으로 대할 때와 실제 가족으로 대할 때는 엄연히 다르다.


그러다 보니 내 가족문화에 대해 다른 가족문화와 비교하기가 쉽진 않다. 다른 집의 가족문화는 겉으로만 보여진, 들은 바에 의해 만들어진 이미지로 추측하게 되기 때문이다.


비슷한 점과 다른 점

한 세상에 살다 보니 가족 문화에 있어 비슷한 점과 다른 점은 공존한다. 아무래도 결혼 당사자들보다 한세대 전을 사신 부모님들은 조금 더 보수적이고, 조금 더 경험적 사고를 고집하고, 가부장적이거나 다소 거칠 수도 있다. 각 시대마다 남자와 여자, 아내와 남편에 대한 인식이 다르고 문화가 다르기 때문인데 '우리 엄마만 고집이 쎈 것 같아', '우리 아빠만 막 소리 지르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지만 우리 부모님 세대들의 많은 분들이 그렇다.


비슷한 점이 있으니 당연히 다른 점도 있겠다. 억척스러운 엄마를 잘 받아주고 져주는 아빠가 있을 수 있고, 그 억척스러움을 절대 허용하지 않는 권위적인 아빠가 있을 수도 있다. 각각의 가정환경 안에서 부모님을 보아온 자식은 엄마, 아빠라는 역할에 대한 책임과 권한, 의무를 자연스레 흡수하고 그 모습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게 된다.


다른 가족과의 첫 만남

총각, 처녀들은 아직 모르겠지만 기혼자들은 모두 공감하는 경험이 있다. 상대방 부모님 댁에 처음 인사드리러 갔을 때, 공통적으로 느끼는 것!

우리 가족이랑은 다르구나..

당연히 다를 수밖에 없다. 딱 하나뿐인 내 가족을 벗어나서 다른 가족의 일상 속으로 처음 들어가서 경험해 보는 것이기 때문이다. 진실로 내 가족문화랑 똑같은 가족을 만나는 게 과연 가능할까 싶다.


엄마 아빠와의 관계에서 누가 주도권을 가지고 있는지, 누가 말을 더 많이 하시는지, 자식은 어떤 포지션인지, 자식이 자기주도적으로 말을 하는지, 부모와 자식 간 표현을 많이 하는지 등등 말이다.


강선생의 일화

나는 워낙 물 흐르듯이 결혼을 한 케이스라 차이를 경험했다고 내세우긴 부끄럽지만 인식할 만한 차이는 있었다. 처음 아내의 집에 방문 했을 때 미니멀리즘을 실제 실현된 생활양식에 어색함을 느꼈다. 물건을 쌓아두는 우리 집과 달리 아내의 집은 정말 필요한 물건 외엔 싹 비우는 생활양식을 갖고 있었다. 그래서 처음엔 '뭔가 휑~하다'라는 생소함이 있었으나 지금은 '그때 내가 왜 그런 느낌을 받았지?'라고 할 정도로 전혀 휑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오히려 그 어느 집보다 깔끔하고 단아한 공간이라고 느껴진다. 그리고 처음에 휑하다는 느낌에 대해 '뭐가 없어서 그런 느낌을 받았던 걸까'라고 생각해보면... 전혀 필요한 게 없었다. 그저 애초에 우리 집에 불필요한 소품이나 쓰지 않는 액세서리들이 정말 많았다는 걸 깨달았을 뿐이다.


그리고 교육 방식에 있어 아내는 엄격하게 교육받고, 철저하게 부모님 말씀을 들으며 자라왔다고 한다. 반면에 나는 어릴 적부터 굉장히 독립적이고 자유롭게 자랐다. 학원도 내가 골라서 갔고, 내 판단 하에 안 다니고 혼자 공부해야겠다 싶으면 그렇게 했다. 대학교 선택도, 직장 선택도, 최근에 결혼까지도 내 의견을 중심으로 파격적으로 최소화해서 진행했다. 아내와 나는 전혀 반대의 문화에서 자라온 거다. 나는 내가 판단하고 결정하여 부모님을 설득하거나 공유를 하면서 살아왔고, 아내는 부모님 말씀을 잘 새겨듣고 착실하게 살아왔다. 아내의 집에 갔을 때 장모님 장인어른과 아내의 관계를 보며 우리 집과는 다르다고 느꼈던 이유다.


결국 가족문화는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 개인차이도 있고, 구성원 간 역학관계도 모두 다르기 때문이다. 아마 아직 상대방의 집에 인사를 안 드린 처녀, 총각들이 있다면 크고 작은 차이만 있을 뿐 모든 가족문화는 차이가 있다는 것을 알기를 바란다.


여기서 그 차이가 극복할 수 있는 정도이고, 서로 이해할 수 있는 정도라면 행운이다. 내 주변 사람들처럼 생각 외로 가족문화 차이에 부딪혀 힘들어 하는 일이 적지 않게 발생한다. 몇몇 예를 들면... 종교 문제, 사회적 체면과 실용성 문제, 경제관념 문제, 전통적인 절차와 간소화 문제 등등이 있겠다.


오늘 친구와 대화를 하면서 이건 참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점에 대해선 공감했다. 다만 결혼 당사자들이 부모님의 욕심(?)에 의해 고통스러워하는 점이 참 안타까웠다. 어느 부모가 자식이 고통스러워하기를 바랄까? 각자 다른 가족문화와 역학관계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욕심을 내려놓으면 참 좋겠지만 내가 부모가 안돼 봐서 함부로 얘기는 못하겠다. 혹, 나도 부모가 되면 뭔가 포기할 수 없는 어떤 게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말이다.


하여간 결론은 뭐냐면 나는 큰 차이 없이 결혼을 물 흐르듯이 잘 했고 장모님, 장인어른과 아내에게 감사한다. 친구야 미안.


강선생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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