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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en Sep 13. 2015

#나를 기억해줘요

세상과 역사와 사람과 관계 맺기

군 입대 후,

훈련소에서 고3 때 같은 반 친구를 만났다.

어? 강선생! 안녕!


....

미안하게도

기억이 나지 않았다.


그렇게 어색한 미소와 안부인사를  주고받으며

서로 뻘쭘하게 지나쳤다.


그 친구에 대한 아무런 기억도 없었다.


누군가를 기억한다는 것.

어떤 의미일까?


[상실의 시대]

무라카미 하루키의 저서, 상실의 시대에

이런 대사가 나온다.

여주인공 나오코가 남주인공 와타나베에게 하는 말.

나를 꼭 기억해줬으면 해요.
내가 존재해서 이렇게 당신 곁에 있었다는 사실을
언제까지라도 기억해 줄래요?


그러나 기억은 확실히 멀어져 가는 것이어서

점점 옅어지거나 왜곡되거나 사라진다.


[나를 기억해줘요]

내가  존재했는데..

내가 남긴 흔적이 있는데...


누군가 나의 존재와 흔적을 기억한다면

그거면 됐다.


누군가의 기억 속에 살아있으면 됐다.


[너를 기억하겠어]

누군가의 존재와 흔적을 기억한다는 것은

내가 사는 세상과

내가 사는 일상에 대한 연결이다.


그들의 존재와 흔적이 있었기에

지금 세상이 만들어졌고,

내 생활이 만들어졌다.


어쩌면 우리는 누군가를 기억해야 하고

잊혔다면 찾아내야 할지도 모른다.


[의식의 의미]

누군가의 기일을 챙기고,

누군가를 기념하는 의식을 진행하는 것은,


그들을 위한다기 보다는

우리 머리 속에서 잊지 않기 위함이 아닐까?

세월호 희생자들을 잊지 않기 위해,

위안부 할머니들을 잊지 않기 위해,

독도가 우리 땅임을 잊지 않기 위해,


작게는

내 어머니 아버지를 잊지 않기 위해,

친한 친구와의 어린 시절 경험을 잊지 않기 위해,

내 초년생 시절 순수함과 열정을 잊지 않기 위해,


세상에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다 보니

역사나  누군가는커녕

나에 대한 기억까지도 희미해지는 건 슬픈 일이다.


아무도 나에 대해 기억해 주지 않거나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누군가의 존재와 흔적,

어떤 건물의 존재와 흔적,

무언가의 존재와 흔적을 기억하는 것.

존재 조차 모르는 상태라면,

찾아낼 필요도 있는 것.



그래서...


국내외를 불문하고 기억 여행을 떠나 볼까?


하는 생각이 문득 들었습니다.


최근 무한도전에 나온 하시마섬도 리스트에 있고요.

밀양 송전탑도..


기억해야만 하는 장소들은 죽기 전에

방문해 보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혼자라도 시간 나면 가 볼 생각인데

종종  함께하실 분 계실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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