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강유라 Sep 10. 2020

바리스타 찬호형아

사람 사이에서 살아요.

우리 동네엔 찬호형이 살아요.

동네 카페에서 일을 하다가 요즘은 쉬는지

동네 산책길에 자주 만나요.

커피는 만들지 못하지만,

유자차를 타주던 형아를 기억합니다.



수학을 잘 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주문을 받고 계산을 맡습니다.

사람을 좋아해서 언제나 먼저 웃음으로 인사하지요.

한번이라도 형을 만난 적이 있다면

당신은 이미 찬호형의 이웃입니다.


멀리서라도 마주치는 날엔

우산 손을 흔들며 안부를 묻는 찬호형은 이미 인싸입니다.



오늘은, 마트에서 찬호형을 만났어요.

코로나때문에 일자리를 잃었대요.

어디 일자리 없을까, 고 묻습니다.

서너 번 만난 게 다인 나에게

일자리 좀 알아봐달라고, 부탁을 해요.

이미 세상 다 가진 표정입니다



친화력 갑의 찬호형을

우연이라도 만나는 날엔

세상 살이 힘들게 하지 않아도 된다고

일러주는 기분입니다.



언제나 사람은 사람을 향하지요.

코로나가 사람과 사람을 갈라 놓더라도,

서로를 향하는 마음만은 더욱 강해질 거라 믿어요.


그러면 곧 우리 찬이도 사람을 향하며

살수 있을 것만 같습니다.




작가의 이전글 창옷 짓는 집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