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can make anythingby writing
C.S.Lewis
얼마나 깊은 고독을
땅속에 뿌리내려야
꽃무릇처럼 잎 없이도
꽃을 피워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아픔을
바람결에 흘려보내야
무화과처럼 꽃 없이도
열매를 맺을 수 있을까
늦여름 또는 초가을에
엄살로 가득했던 내 삶의 기억들이
몸을 콕콕 찔러온다
계절이 어정쩡해서라 여기고 싶었건만
내 삶 자체가 어정쩡해서였다는 걸
눈치 챈 마음으로 하여
자꾸만 꽃무릇에 무화과에
눈길이 머물렀나 보다
사진과 문학을 접목한 글을 씁니다. brunch에서 '포토에세이'와 '포토시', 그리고 '짧은 소설'을 연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