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마리와 봄까치꽃

by 이룸


빛이 나면 슬슬 몸을 펼치고

한껏 충만한 시간을 만끽하네

사그라드는 빛을 감지하면

천천히 몸을 오므리다가

종적을 감추고 고요에 침잠하네


꽃마리와 봄까치꽃이

봄마다 아낌없이 보여주는 지혜를

일찌감치 보고 배웠더라면

빛나는 시절을 감지하지 못하여

움츠린 채 지내지 않았을 것이고

고요히 잠겨 있어야 할 시절에

몸부림치다가 깊은 멍이

들지도 않았으련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