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 뜨거워서 매미가
우는 것이 아니라 매미가 울어서
여름이 뜨거운 것이다
안도현 시인의 <사랑>의 앞부분입니다. 인간은 자연 현상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며 살아갑니다. 있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는 게 어렵기 때문에 인간은 해석하며 살아가는 존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매미 수컷의 소리를 인간의 언어로는 있는 그대로 나타낼 수 없기 때문에 우리는 ‘맴맴맴’이라고 표현합니다. 우는 게 아닌데 ‘울음소리’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과학적으로는 자연 현상 그대로에 가깝도록 해석하는 것이, 예술적으로는 다른 사람들의 가슴에 좀 더 와 닿게 표현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봅니다.
우리가 접하는 매미의 모습은 빙산의 일각입니다. 암컷이 나뭇가지 같은 곳에 알을 낳으면, 애벌레로 부화한 다음 땅속으로 들어가 5~7년 동안 나무뿌리의 수액을 빨아먹으며 산다고 합니다. 여러 번 허물을 벗으며 성장한 애벌레는 땅 위로 올라와 나무줄기를 타고 오른 다음 2~6시간 동안 껍질을 벗고 날개가 투명해지며, 수컷의 경우에는 발음기와 공명기를 갖추게 된다고 합니다. 암컷은 산란기관으로 인해 울지 못한다고 하고요. 성충이 된 매미는 20~30일 동안 생존하며, 수컷 매미가 소리를 내는 것은 암컷 매미를 유혹하여 짝을 짓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소리가 클수록 건강하다는 징표로 받아들여진다는 군요.
안도현 시인은 ‘매미는 아는 것이다 / 사랑이란, 이렇게 / 한사코 너의 옆에 붙어서 / 뜨겁게 우는 것임을’이라고 위 구절에 이어서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울지 않으면 보이지 않기 때문에 / 매미는 우는 것이다’로 마무리합니다. 과학적으로는 말도 안 되는 소리지만, 읽는 사람으로 하여금 “매미는 정말 강렬한 사랑을 하는구나.” 하는 생각을 갖게 하고, 나아가서는 “나도 매미처럼 강렬한 사랑을 해야겠다.”는 마음을 품게도 합니다.
사진의 장면은 2020년 7월에, 살던 곳의 주변을 산책하다가 만났습니다. 이런 장면을 꼭 촬영해야겠다는 마음을 먹고 돌아다니지만 헛수고하는 경우가 있는 반면, 어떤 목적도 없이 가볍게 산책하다가 이런 장면을 만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