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장_불씨는 아직 꺼지지 않았다.

팔자

by 아르칸테

둘째 아이를 되찾고 얼마 지나지 않아, 셋째를 품에 안았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서 넷째 다섯째, 까지 태어나고


6 식구는 영란과 남편이 힘을 모아 열심히 살면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러나...


큰아들이 초등학교를 들어갈 때쯤,


그녀가 바란 평화는 바람처럼 흩어지고있었다.


그는 다시 술을 마셨고, 다시 분노했고, 다시 폭력을 휘둘렀다.


술이 들어가면, 그는 ‘짐승’이 되었다.


벽에 걸려 있던 액자를 던지고, 식탁을 뒤엎고,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그런데 어느 날.


그녀는 식물을 좋아해 여러 종류의 화초들을 키우고 있었다.


“이딴 거 키울 시간이 있으면 밥이나 잘해! 내가 얼마나 바쁜 줄 알아?!”


"너 같은 게 멀 아냐 배운 게 있어야지."


그리고는 자식들 앞에서 갑자기 밝은 얼굴로 돌아서 웃었다.


“얘들아, 아빠가 오늘은 치킨 시켜줄까?”


영란은 그 모습이 더 무서웠다. 아이들에게는 다정하지만,


아이들이 없는 곳에서는 칼처럼 날카로워지는 그의 얼굴.


그의 이중성.


지킬 앤 하이드, 아니, 지옥과 더 지옥 사이의 인간이었다.


그러다 어느 날,


술이 들어간 남편은


영란에게 소리쳤다.


“너 때문에 내 인생 망했어.


내가 얼마나 똑똑한 줄 알아? 내가 명문고 출신이야!


명문대 수석이었고! 해병대도 나왔어! 내가 어디서


굴러먹다 들어온 줄 알아?! 다 네가 망친 거야!!!”


그 말은, 한밤중의 돌처럼 그녀의 가슴을 내리쳤다.


그러나 영란은 참았다.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울지 않았다.


그녀는 싸움도, 폭력도, 눈물도 아이들 앞에서는 절대 보여주지 않았다.


밤이 되면, 그는 말없이 담배를 피우며 집 밖을 어슬렁거렸다.


때로는 도베르만을 풀어 누군가를 공격하기도 했다.


술이 취하면, 그는 다방으로 들어와 영란의 여직원들에게 성추행을 일삼았고,


술과 욕설, 폭력이 뒤엉킨 지옥 속에서 영란은 버텼다.


그리고 그가 자주 다니던 창녀촌의 여자를 데려와


놀러 가야 한다면서 돈을 뜯어가기 일쑤였다


"야, 나 오늘 이 계집애랑 놀아야 되니까 돈 좀 주고,


택시비도 좀 줘봐, "


"너 미쳤냐?"


"주지 마 그러면 네 자식들 어떻게 되는지 보자."


그의 말에 나는 어쩔 수 없이 줄 수밖에 없었다.


자식만은 건들지 않기를 바랐고 오히려 그냥 그렇게 그런 식으로 조용히


우리를 건들지 않은 선에서 그냥 있어주길 바랐고


또 어김없이 잘못을 한날은


스스로 무릎을 꿇고 손을 들고 밖에서 용서해 줄 때까지


들어오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밤늦게 남편과 집에 도착해서 집안으로 들어가려는데 어떤 큰 물체가 있었다.


“타이어인가?”


여보 저것 좀 치워봐


그러면서 내가 발로 차려했는데


가까이서 보니 그것은 정말 어마어마하게 큰 구렁이가 똬리를 틀고 있었다.


그렇게 놀라 아이들이 다칠까 봐 남편에게 소리쳤다.


“얼른 죽여서 산에 던져버려!!”


남편은 삽을 들고 와 얼굴을 몇 차례 가격한 후 죽은 걸 확인한 후에 산으로 그 구렁이를 던져버렸다.


그리고 우리 집에 말도 안 되는 사건들이 벌어지기 시작했다..


집안에 안 좋은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고


거기다가 남편의 폭력성은 더욱 심해지기 시작한 것이었다.


그날 이후, 집은 변했다.

며칠 뒤, 창틀에서 낮은 윙윙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영란이 커튼을 들추자,

창틀 위에는 말벌 수십 마리가 빼곡히 달라붙어 있었다.
식기도구 사이, 싱크대 틈, 아이들 옷장 안.
마치 무언가에 이끌리듯, 벌들이 집 안으로 스며들었다.
방역업체를 불러도 소용없었다.
벌들은 사라졌다가, 다시 나타났다.


“왜 하필, 우리 집에만…”

영란은 말없이 소금물을 문고리에 뿌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벌 때가 사라지고 나서 이번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거꾸로 올라왔다.
세면대의 배수구에서는 썩은 냄새가 퍼졌고,
욕실 바닥은 아무도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늘 축축했다.
밤마다 “철벅, 철벅” 물장구 소리가 욕실에서 들렸다.

남편은 시큰둥한 얼굴로 말했다.


“배관 문제겠지.”

그러나 수압도, 수도관도 이상 없었다.
배관공은 말했다.


“이런 일은… 처음 봅니다. 물이 스스로 막히는 것처럼 보여요.”

그리고

영란이 사랑하던 화초들이 하나둘 시들었다.
물을 주고, 햇빛을 조절해도
잎은 검게 타 들어갔고,
줄기는 바스러지듯 무너졌다.

마치 이 집이 숨을 멈추는 것처럼.
영란은 화초의 뿌리를 들어올렸다.
그 속엔, 정체불명의 하얀 벌레들이 들끓고 있었다.


아이 방 벽지에 생긴 손톱 크기의 구멍.
하루가 지나면 동전 크기,
이틀 후엔 주먹만 한 크기로 자랐다.
그 구멍 안에서, 아이는 속삭임을 들었다고 했다.


“엄마가 울면 따라 울어야 해.”
“아빠가 웃으면 웃어야 해.”

아이는 갑자기 말을 잃었고,
매일 밤, 같은 꿈을 꾸었다고 했다.


이 집은 더 이상 '쉼터'가 아니었다.
아니, 살아 있는 채로 죽어가는 생물 같았다.
구렁이는 죽은 것이 아니었다.
그건 단지 형태를 바꾸었을 뿐.

이 집 안의 공기, 물, 생명, 말, 울음, 웃음…
모든 것이 그 구렁이의 뱃속에서 썩고 있었다.
영란은 그제야 깨달았다.
그날 죽인 것은 구렁이가 아니라

짐승처럼 살던 한 남자였고,
그 피가 집 전체를 저주처럼 적시고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의 폭주가 극에 달했다.


현장에서 쓰던 철 도구를 던졌고, 차 창문은 산산조각 났다.


돌을 들어 영란의 머리를 찍었다.


자신에 순종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그녀는 피를 흘리며 병원으로 실려 갔다.


그렇게 또 자신이 해온 무서운 짓을 그렇게 악랄한 짓을 술 깸과 동시에


또 없었던 일처럼 매번 매일 똑같은 사과를 하기 시작한다


이번에는 매일 무릎 꿇고 앉아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침이면 일어나서 밥을 하고 청소를 하고


그렇게 먹지 말라던 술도 마시지 않았다


"아, 이 사람이 이제 정신을 차리는구나 이 정도 나쁜 짓을 하니


더 이상 나쁜 짓은 못하겠지 사람인데.."


나는 그 사람인데 그런 상식적인 편견으로


사람이라는 것을 믿지 않았어야 했다.


내가 또 한 번 용서를 해주고 며칠 후



둘째 아들이 그에게 벌을 받았다.


무려 해병대 훈련을 그대로 따라 하게 시킨 것이다.


7살 아이에게 물을 뒤집어씌우고 팔 굽혀 펴기를 시키며 소리쳤다.


“정신 똑바로 안 차릴래?! 이게 훈련이야!”


태식은 정말 돌은 사람 같았다.


자식을 자식으로 보지 않고 자신의 도구이고


자신의 기분대로 마음껏 할 수 있는 그쯤으로 만 보고 있었다.


밖에서는 정의로운 척 온갖 선한 척 배운 척


자신이 맞다고 다른 사람들은 틀렸다.


술만 먹으면 그가 항상 하는 말이 이있었다.


자신이 너무 똑똑하다.


너희들은 바보 같다


답답하고 불쌍하다.


그런 사람이었다.


그렇게 자식들을 괴롭히는 빈도수가 높아졌고


그 장면을 목격하게 된 영란이였다.


그리고

창밖은 칠흑 같았다.

어느새 새벽 2시.
집 안은 고요했고, 아이들은 깊은 잠에 빠져 있었다.


영란은 무표정한 얼굴로 거실을 서성였다.
무언가를 찾듯, 아니면 무언가를 정리하듯.

손에 쥔 휘발유 통.
기름 냄새는 무겁게, 천천히 공간을 물들였다.
소파 밑, 안방 문앞, 부엌의 타일 위에 그녀는 천천히,
마치 식물에 물 주듯 고르게 기름을 흘렸다.
손이 떨렸지만, 그 떨림은 분노 때문인지, 공포 때문인지 구분되지 않았다.


방 한쪽에서 기침 소리.
아이였다.

순간 그녀의 눈동자가 흔들렸다.
하지만 몸짓은 멈추지 않았다.
휘발유 통을 내려놓고, 작은 주머니에서 라이터를 꺼냈다.

딸깍.

딸깍.

불이 붙지 않았다.


손가락 끝에 경련이 왔다.
세 번째 시도 만에, 파란 불꽃이 움찔하고 피어올랐다.

그 불꽃을 바라보는 그녀의 얼굴엔 눈물이 고여 있었다.
그러나 입술은 다물린 채, 단 한 마디로 남편을 바라보았다.

“자식 건드리면… 죽여버릴 거야.”

말끝은 떨렸지만, 눈빛은 떨리지 않았다.
죽이겠다는 말이 아니라,

죽어도 좋다는 각오였다.
그녀는 이 집을, 이 몸을, 이 목숨을
아이들로부터 보호막처럼 깔아버릴 준비가 되어 있었다.


그 순간, 남편의 얼굴에 섬뜩한 공포가 스쳤다.
처음 보는 눈빛이었다.

거친 숨을 몰아쉬던 그는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라이터를 든 채로 그녀가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갔다.


남편은 물러섰다

하지만 그녀는 안다.
그의 침묵은 깨질 준비를 하는 잠잠함이었다는 것을.

그리고 그녀의 협박이라는 약 효과는


5달짜리 밖에 되지 않았다.


그의 만행은 여기서 끝이 나지 않은 것이었다


언제는 술이 잔뜩 취한 채로 페트병에 메뚜기를 잔뜩 잡아와서


아이들을 재밌게 해 준다면서 집안에다 풀어버리고


아이들은 무서워서 소리를 지르지만 그 사람은


오히려 다잡고 자라는 말뿐이었다.


정말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러나 그녀는


언제나 자식들에게 폭력의 잔상을 남기지 않으려 했다.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


그녀 혼자서는 불가능한 일이

였다.


그녀는 눈이 퉁퉁 부어도 화장을 했고,


귀가 찢겨도 머리로 덮었다.


“애들한테 상처 주면 안 돼.


걔네가 이 기억으로 살아야 돼.


난 다 감당할 수 있어. 나는… 엄마니까.”


그러나 그녀의 몸은 매일 무너지고 있었다.


그녀의 마음은 더 일찍 부서졌고. 매일 아이들을 위해 웃어야 했고,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연기를 해야 했고,


매일같이 직장으로 돌아가 남편의 빚을 갚기 위해 남편의 윤락을 위해 돈을 벌어야 했다.


어느 날, 집에서 전화가 왔다.


그의 도베르만이 사람을 물어 병원에 보냈다는 소식이었다.


그 개는 우리 가족을 지키라고 데리고 온 우리의 첫 강아지였다.


그런 존재의 강아지를 자기 자신처럼 변하게 만들었다.


그는 웃으며 말했다.


"그리고 , 우리 다 같이 재미있게 집 마당에서 술 한잔 마시는 중이었는데,


그 자식들이 갑자기 단체로 덤볐어 그래서 나도 개 한 마리 풀은 건데 뭐가 그렇게 잘못됐다는 거야


처음부터 1대 1로 했으면 이럴일이 없잖아."


“그래도 우리 개가 말은 잘 들어 물지 마 그러니까 또 안 물더라고” 하하하하하


그 말에 영란은 한기를 느꼈다.


그는 사람을, 감정을, 관계를 ‘멈출 수 있는 개’쯤으로 보고 있었다.



그 순간, 그녀는 확신했다.



“이 인간은 절대 변하지 않는다.”



그렇게 그날 저녁에 술을 먹고 와 큰아들과 작은아들을 앉혀놓고


자기 집안의 가문에 대해서 교육을 하면서 또 그 잘난 해병대를


외치며 훈계를 하고 훈련을 시키며 혼자만 자랑스러운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이었다



그러는 중에 둘째가 작은 목소리로 이야기를 했다


아빠 저 너무 졸려서 자고 싶어요.


그러자 그 사람은 화가 나서 둘째의 청바지를 맨손으로 찢어버리고 방으로 집어던지면서


" 너 같은 놈은 이런 말 들을 자격도 없어!"



고함을 지르고 거실바닥에 누워 아무 일 없듯이 아이처럼 잠에 들었다.


영란은 남편의 문제로 경찰서에서 문제를 해결하느라 다음날


집에 오게 되었고 그 사람은 새벽에 일을 나가 없는 상태였다.



나는 이제 한숨을 돌리려 의자에 앉아 물을 마시려는데



둘째 아들이 방에서 나와


나에게 조용히 말했다.


엄마 나하고 싶은 말이 있어.


뭔데?


“엄마, 난 커서 아빠 죽일 거야.”


그 말을 듣고, 영란은 드디어 결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