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윤리회복철학
이 책은 제가 강해서 쓴 책이 아닙니다.
도리어 너무 약했기 때문에,
너무 자주 무너졌기 때문에
이 철학을 쓸 수 있었다.
살아남은 날들,
버티는 하루하루가 나를 조금씩 바꿔놓았다.
그리고 그 속에서 나는 깨달았다.
“아, 내가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철학이 될 수 있구나.”
그때부터 나는 글을 쓰기 시작했다.
말보다 느린,
하지만 말보다 정직한 방식으로.
이 철학이 혼자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나는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삶이라는 책상 앞에서
말없이 나를 바라봐 준 딸아,
너는 내가 다시 윤리를 말할 수 있게 해준 존재다.
말하지 않아도 느껴졌던 가족들의 손길과
삶을 고요히 감내해온 나의 친구들,동료,제자
그리고 나를 스쳐갔지만 마음에 흔적을 남긴
수많은 사람들의 눈빛.
그 모든 순간이 이 철학의 실험장이었다.
또한 이 철학이
누군가에게는 조용한 위로가,
누군가에게는 내면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윤리적 명령이 되기를 바란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철학을 쓰기까지
수많은 사유와 질문을 나눠준
이 세계의 고통받는 존재들,
아직 이름 붙여지지 않은 수많은 무너진 이들에게,
나는 이 책을 바친다.
당신의 삶도
다시 윤리를 말할 수 있는 삶입니다.
– A.kant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