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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다고다 말이 되는 건아니다
29화
말 한다고 다 말이 되는건 아니다.
에필로그,
by
아르칸테
Dec 9. 2025
말의 유산,
내가 남긴 말이 나의 인생을 말한다
우리는 살아가는 동안
수많은 말을 주고받지만,
그중 대부분은 금세 공기 속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어떤 말들은 아주 오래 남는다.
그 말은 시간이 지나도 희미해지지 않고,
그 사람을 떠올릴 때 가장 먼저 생각나는
‘잔향’이 된다.
말은 마치 사람이 지나간 자리 위에 남겨지는 발자국과도 같다.
바람이 불면 모래는 흩어지지만,
한동안은 분명히 그 자취가 남아
“이 길을 걸었던 이는 누구였을까?”
조용히 말해준다.
사람도 그렇다.
우리의 인생은 결국
우리가 남긴 말의 기록으로 완성된다.
누군가에게 건넨 위로 한마디가
그 사람의 삶을 한동안 지탱할 수도 있고,
무심코 던진 말 한마디가
상대의 마음에 오래된 상처로 남기도 한다.
그래서 말의 품격은
곧 삶의 품격이다.
우리가 어떤 마음으로 살았는지는
우리가 남긴 말의 결에서 드러난다.
따뜻한 말을 남겨온 사람은
그 따뜻함을 유산으로 남기고,
단단한 말을 남겨온 사람은
그 단단함을 기억으로 남긴다.
결국 질문은 하나다.
“내가 떠난 뒤에도 남아있을 말은 무엇일까?”
말은 내가 죽은 뒤에도
누군가의 가슴 속에서
내 이름 없이도 조용히 살아남는다.
“내가 남긴 말이 나를 대신해 오래 살아남는다.”
이 문장은 어느새
우리 모두의 삶을 되돌아보게 만든다.
말은 빛이자 그림자다
말은 등불처럼
어두운 길을 밝혀주기도 하고,
때로는 그림자처럼
사람을 외롭게 만들기도 한다.
하지만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건
언제나 ‘어떤 빛을 남길 것인가’이다.
그 빛이 누군가에게 닿아
잠시나마 마음을 데우고,
잠시나마 방향을 가리켜주고,
그 사람의 내일을 조금 덜 외롭게 만든다면
그것만으로도 우리가 남긴 말은
충분히 아름다운 유산이 된다.
말이 어려워서,
사람이 어려워서
침묵을 선택한 날들이 있었을 것이다.
상처받기도 했고,
상처 주기도 했고,
그 모든 순간들이 겹쳐
‘말’이라는 것이 점점 두려워졌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괜찮다.
우리는 완벽한 말을 남기기 위해 사는 것이 아니라,
조금 더 진심에 가까운 말을 찾기 위해
조금씩 성장해가는 존재니까.
오늘 같은 하루에
당신이 건네는 아주 작은 말 한마디
그 따뜻한 조각 하나면 충분하다.
그 말은 누군가의 하루를 바꾸고,
당신의 인생에 또 하나의 선한 흔적을 새긴다.
사람들이 말로 서로를 상처 내는 세상이 아니라,
말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조금씩 밝혀주는 세상이다.
가까운 사람일수록
조금 더 조심스럽게 말하고,
멀어진 사람에게도
조금은 따뜻하게 말하는 세상.
우리가 남긴 말이
서로에게 작은 등불이 되어
어두운 길을 조금씩 밝혀주는 세상이다.
그런 세상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라,
당신이 오늘 남기는 한 문장에서부터 시작된다.
말의 끝에서 우리가 다시 만나는 것
우리는 이 책을 통해
말이란 얼마나 쉽게 흘러가지만,
또 얼마나 오래 남는지를 함께 살펴보았다.
말은 감정이 앞설 때 비틀리고,
거리감을 잃을 때 상처가 되고,
온도를 잃을 때 사람을 밀어낸다.
그래서 우리는
말의 구조를 배우고,
말의 심리를 살피고,
말의 거리와 온도를 조절하는 법을 익혔다.
하지만 이 여정을 끝까지 따라온 지금,
당신은 아마도 깨닫고 있을 것이다.
결국 말의 어려움은 ‘사람의 어려움’이고,
말을 배우는 일은 곧 ‘나를 배우는 일’이라는 사실을.
우리는 사는 동안
수천, 수만 번 말을 주고받는다.
그러나 말한다고
그 말이 온전히 전달되는 것은 아니다.
말은 기술보다 마음이 앞서야 하고,
지식보다 태도가 앞서야 하며,
속도보다 간격이 중요하다.
그래서 내가 하고 싶었던 말은
결국 하나다.
“말이란, 결국 그 사람이 살아온 방식의 총합이다.”
당신이 누군가에게 남긴 말은
당신이 떠난 뒤에도 그 사람의 내면에서 계속 살아간다.
그 말이 등불이 될지,
그림자가 될지는
우리가 선택한다.
지금 이 책을 덮는 순간,
당신의 말은 어제의 말과 같지 않을 것이다.
너무 가까이 다가가던 말은
한 걸음 물러설 줄 알게 될 것이고,
너무 뜨겁기만 했던 말은
따뜻함 속에 단단함을 품게 될 것이다.
쉽게 상처 주던 말은
좀 더 천천히, 좀 더 조용히,
상대의 마음을 헤아리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당신의 말이 곧 당신의 삶이라는 것을
조용히 기억하게 될 것이다.
말이 어려워 지쳐 있는 사람에게
혹시 지금,
사람이 버거워서
말을 아껴두고 있는 당신이 있다면
이 말을 꼭 전하고 싶다.
말은 잘하려고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에 조금씩 가까워지기 위해 시작하는 것이다.
서툴러도 괜찮다.
느려도 괜찮다.
한 문장씩,
한 호흡씩,
당신의 말은 분명 더 깊어질 것이다.
그리고 그 말이
누군가의 하루를 구할 수도 있다.
어쩌면 당신 자신의 내일을
살려낼 수도 있다.
모두가 자기 말만 던지는 세상이 아니라,
말의 거리와 온도, 책임을 아는 사람들이
조용히 서로를 지켜주는 세상.
말로 상처를 남기는 것이 아니라,
말로 서로의 길을 밝혀주는 세상.
이 책이 그런 세상으로
아주 작은 한 걸음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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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장 말의 거리와 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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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2월 11일 목요일 발행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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