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나는 무엇을 몰랐을까
아이는 며칠 만에 학교로 향했다.
아침 햇살이 교문 위로 걸려 있었고,
교실 창문에서는 친구들의 웃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이상하게도
발걸음이 어제보다 훨씬 가벼웠다.
지도를 그려가는 첫 선을 그은 아이는
아직 완전히 강해진 건 아니었지만,
예전처럼 움츠러들지도 않았다.
“오늘은… 그냥 한번 걸어보자.”
아이는 조용히 그렇게 생각하며 교문을 지나쳤다.
복도 끝에서
누군가가 아이를 보자마자 눈을 크게 떴다.
“야!!”
짧은 외침과 함께
친한 여자아이 하나가
전처럼 환한 얼굴로 아이에게 달려왔다.
머리끈이 흔들리고
책가방이 덜컹거릴 정도로 반가운 속도였다.
“너… 왜 학교 안 나왔어?
며칠 동안 아예 안 보여서…
나 좀 걱정했어.”
아이는 갑작스러운 반가움에
어색한 미소를 지었다.
“그냥… 좀 생각할 게 있었어.”
친구는 아이를 빤히 보았다.
그 표정에는
의심도 없고,
훈계도 없고,
해석도 없었다.
그저
‘친구가 다시 와서 좋다’라는
단순하고 투명한 마음뿐이었다.
그러다 친구는
아이가 들고 있는 작은 주머니를 보고
슬쩍 웃었다.
“근데… 너 그날 왜 라면 훔쳤다는 얘기 나오던데
그거 진짜야?”
아이의 가슴이 순간 살짝 움찔했다.
며칠 전만 같았으면
벌써 얼굴이 뜨거워지고
변명하려 했을 것이다.
하지만 오늘의 아이는
여러 관점을 지나
자신의 마음을 조금은 들여다본 아이였다.
아이는 잠시 숨을 고르고
솔직하게 말했다.
“…응. 맞아.”
친구는 그 말을 듣고도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잠시 멈추더니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근데… 너 배고팠던 거지?”
그 말은
너무 당연해서
너무 간단해서
너무 사람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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