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골목 상인
그날은 특별히 누가 나를 혼낸 것도 아니었고,
누구와 크게 싸운 것도 아니었다.
그런데도 나는 이유 없이
‘나 같은 애는 잘 안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계속 긁어댔다.
학교에서 집으로 가는 길은
괜히 더 조용했고,내 발걸음 소리는
내 기분처럼 자꾸만 어둡게 들렸다.
그러다 어김없이
나는 그 골목 앞에서 멈춰 서 있었다.
천막 사이로 새어 나온 등불이
내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렸다.
아저씨는 작은 금속 조각을 닦고 있다가
고개를 들었다.
“왔구나.”
나는 표정도 만들기 싫어 그냥 털썩 앉아버렸다.
아저씨는 한참을 보다가 입꼬리를 아주 살짝 올렸다.
“…오늘은 좀 다르게 생겼는데?”
“뭐가요.”
“네 얼굴.”
나는 짜증을 섞어 말했다.
“그냥…제가 나쁜 애 같아서요.”
아저씨는 금속 조각을 천천히 내려놓았다.
눈빛이 조금 달라졌다.
“재밌네.”
“…뭐가요?”
“범죄도 안 저지른 애가 스스로 죄인처럼 와 앉았으니까.”
나는 버럭 소리쳤다.
“아저씨는 맨날 재미있대요! 제가 힘들다잖아요!
제가 진짜… 나쁜 애 같아서 그렇다고요!”
아저씨는 전혀 흔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웃음기를 조금 더 띠었다.
“좋다.그럼 물어보자.”
아저씨는 바닥에 떨어진 작은 돌멩이를 주워 들더니
내 손바닥 위에 올렸다.
“이게 악이냐, 선이냐?”
“뭐가요…? 그건 그냥 돌이잖아요.”
“그래.돌은 돌이지 하하하.
근데 이걸로 학교 창문을 깨면?”
“…나쁜 짓이죠.”
“그럼 이 돌이 악이냐?”
“아니요.그걸로 나쁜 짓을 한 사람이 악이죠.”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좋다.그럼 이 돌로 강아지 풀어주려고 묶인 끈을 자르면?”
“그건… 좋은 일.”
“그럼 이 돌은 선이냐?”
“…그건 또 아니죠.”
아저씨는 골목이 떠나가라 크게 웃으며 말했다.
“너, 지금 아주 중요한 말 했어!!.”
그는 돌을 내 손에서 가져와
천천히 바닥에 굴렸다.
“선도, 악도 사물에 붙어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쓰는가’에서 생긴다.
행동에서 태어나고,동기에서 자라지.”
아저씨는 날카로운 눈으로 나를 봤다.
“근데 너는 오늘 너 자신을 돌처럼 취급하고 있더라.”
“…네?”
“‘난 나쁜 애다.’
‘난 문제가 있다.’
‘난 자꾸 실수한다.’
이런 말들.그건 네가 너에게
‘악한 이름’을 붙인 거다.”
나는 말문이 막혔다.
“아저씨…근데 제가 요즘 하는 행동들 보면 진짜 나쁜 것 같아요…”
상인은 피식 웃었다.
“그럼 하나 묻지.” 아저씨는 철제 상자에서
반쯤 부러진 연필 하나를 꺼냈다.
“너,
이 연필이 나쁜 연필이라고 생각하니?”
“아니요.
그냥 부러졌을 뿐이죠.”
“좋다.
이 연필이 글씨를 삐뚤게 썼다 해서
연필이 나쁘냐?”
“아니요.그건 제가 잘못 쓴 거죠.”
아저씨는 연필을 한 번 굴렸다.
“근데 넌 너 자신에게는 왜 그렇게 잔인하니?”
“…?”
“너도 지금 삐뚤게 써 내려가는 중일 뿐이다.
부러진 연필처럼 수정하고 깎으면
다시 쓸 수 있는데,
너는 아예
‘나는 못 쓴다’
‘나는 글씨가 안 된다’
‘나는 나쁜 연필이다’
이렇게 선언해버렸어.”
나는 그제야 조금 이해되는 듯했다.
하지만 인정하고 싶지 않았다.
“아저씨,그래도요…제가 요즘 사람들한테 화도 많이 내고
상처도 주고…
그런 건 진짜 나쁜 거 아니에요?”
아저씨는 잠시 말이 없었다.
그러다 아주 천천히 말했다.
“준호야,진짜 나쁜 사람은 자기가 남을 아프게 하고도
아무렇지 않은 사람이야 자신의 죄를 모르는 사람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사람
자신의 나쁨을 타인에게 덮어씌우고 자신의 나쁨을 다른사람으로부터 묻어가려는사람.”
그 말에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그런데 너는 남을 아프게 한 걸 기억하고
혼자 와서 괴로워하고 있지.”
아저씨는 내 가슴을 가리켰다.
“이건 악이 아니다. 이건 양심이 아픈 거야 정상이지.”
“…근데, 왜 이렇게 아파요.”
아저씨는 천막 위에서 조용히 떨어진 먼지를 털며 말했다.
“그건 선한 사람이 되고 싶기 때문이지.”
나는 내 의지가 그렇게 대단한 줄 몰랐다.
“그럼…저는 선한 건가요?”
아저씨는 어깨를 으쓱했다.
“선도 악도 너라는 사람 안에서 매일 다투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지금 너는 ‘나는 악이다’라고 판단을 내려버렸지.
근데 말이다, 준호야.”
아저씨는 나를 똑바로 봤다.
“판단은 언제나 현실보다 빠르다.”
“…무슨 뜻이에요?”
“현실은 조금씩 바뀌지만,
판단은 한 번 내리면 영원히 박혀버린다.
그래서 판단이 먼저 움직이면 사람은 자기 가능성을 스스로 잘라버리지.”
아저씨는 두 손을 털어내고 말했다.
“이건 네가 요즘 빠진 함정이다.
너는 ‘사실’보다 ‘느낌’을 먼저 믿고,
‘변화’보다 ‘판단’을 먼저 내리고,
‘오늘의 행동’보다 ‘이미 박혀버린 이미지’를 더 크게 본다.”
나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정확했기 때문이다.
아저씨는 바닥에 있던 돌멩이를 들어 두 손가락 사이에서 굴렸다.
“준호야,
이 돌을 누가 던지면 유리창이 깨진다.
그건 사실이지.”
“네.”
“하지만 이 돌은 아무 짓도 하지 않는다.
‘누가 어떻게 쓰는가’가 선과 악을 결정하지.”
아저씨는 돌멩이를 내 손에 다시 올려놓았다.
“너는 지금 네 존재를 돌멩이로 보고
‘나는 유리창 깨는 돌이다’라고 단정했다.
하지만 실제로는 너는 그 돌을 들고
누군가를 지키려고 가방 앞으로 든 날도 있었지 않았나?”
나는 놀라서 눈을 크게 떴다.예전에 민수가 괴롭힘 당할 때
내가 그 애 앞에 섰던 장면이 떠올랐다.
아저씨는 조용히 웃었다.
“봐라.같은 돌로 방패도 만들고 창문도 부술 수 있어.
돌이 악한 게 아니다.
너의 선택이 너를 만든다.” 나는 그 말을 한참 씹었다.
“그럼…저는 지금 저를 잘못 판단한 거예요?”
아저씨는 단호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그게 네 악이야.”
“제가… 악이라고요…?”
“너 자신의 가능성을 잘라버리는 것.그건 너에게 하는 가장 잔혹한 폭력이야.”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기억해라, 준호야.진짜 악은 남에게 상처 주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서 희망을 빼앗는 것이다.
그리고 진짜 선은 남을 감동시키는 게 아니라
‘나를 다시 세우는 일’이다.”
천막 끝에서 바람이 스쳤다.
나는 주먹을 꽉 쥐고 아저씨가 준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그 돌은 내가 생각한 것보다
가볍고,깨끗하고,조용했다.
마치 그 돌이 나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나는 악도, 선도 아니다.
하지만 너는…네가 어떤 사람이 될지 아직 정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아저씨. 저… 다시 정해볼게요.제가 어떤 사람인지.”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그게 오늘 네가 배운 선 이다.”
–
나는 돌멩이를 내려다보다가
갑자기 속에서 뭔가 확 치밀어 올랐다.
“…근데요, 아저씨.”아저씨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왜?”
나는 돌멩이를 조금 세게 쥐었다.
“그럼… 진짜 악이랑 진짜 선은 뭐예요?”
아저씨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
“그건 방금”
“아니요. 그 말 말고요!”
나는 숨을 몰아쉬며 말을 쏟아냈다.
“아저씨 말대로면 누구든 선도 될 수 있고 악도 될 수 있고
다 선택이라면서요.근데…세상은 안 그렇잖아요.”
아저씨는 조용히 입을 다물고
내가 계속 말하도록 기다렸다.
“사람들은 어떤 애는 악이라고 부르고,어떤 애는 착하다고 부르고,그리고 웃긴 건”
나는 이를 악물었다.
“‘악이라 불린 애’는 선해지려고 해도 사람들이 안 믿어요.
조금만 실수해도‘봐, 역시 저럴 줄 알았다’ 이러고.”
아저씨는 미세하게 미소를 거두었다.
나는 멈추지 않고 이어갔다.
“반대로‘선이라 불리는 애’는 조금만 잘못해도 악이 되잖아요!!!
한 번 실수했다고 사람들이 돌아서고 버리고…” 숨이 떨렸다.
“그럼...그 애는 뭐예요? 악이에요? 실수한 거예요?”
아저씨는 천천히 몸을 앞으로 기울였다.
“…계속해라.”
나는 마침내 묻고 싶었던 질문을 내뱉었다.
“그러니까! 진짜 선은 뭐고 진짜 악은 뭐예요?
그리고 사람들이 악이라고 부르는 애는…선해질 가능성이 있는 건가요?
사람들은 그걸 믿어줄까요?”
내 목소리는 어느 순간 거의 울먹임에 가까웠다.
상인은 조용히 내 표정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깊게 웃음을 내뱉었다.
“그래. 드디어 싸울 마음이 났구나.”
“싸워요? 누구랑요?”
“진리랑.” 아저씨는 허리를 곧게 펴며 말했다.
“좋다. 그럼 네 질문에 하나씩 답해보자.”
아저씨는 돌멩이를 하나 더 집어 내 앞에 두 개를 나란히 놓았다.
“이 돌 둘 중에 어느 쪽이 악이냐?”
“둘 다 아니죠.”
“그렇지. 근데 사람들은
이 돌이 한 번 창문을 깨면 평생 ‘위험한 돌’이라고 부른다.”
나는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그럼 그 돌이 다시는 창문을 깨지 않으면 악이 아니게 되느냐?”
“…아니요. 사람들은 계속 무서워하겠죠.”
“그렇다.”
아저씨는 손가락으로 돌 옆을 가볍게 두드렸다.
“사람들이 붙인 평판과 그 돌의 ‘본질’은 전혀 다르다.”
그는 나를 바라보며 덧붙였다.
“평판은 기억이고,본질은 가능성이다.”
아저씨는 손가락을 세웠다.
“가능성으로만 따지면 물론이다.”
“근데 사람들이 그걸 믿어줄까요?”
“대부분은 안 믿지.”
나는 씁쓸하게 웃었다.
“그럼 왜 변해요? 누가 봐주지도 않는데…”
아저씨는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하하하 어리구나!! 선은 남들이 알아봐 줄 때 생기는 게 아니야.”
“…그럼요?”
“선은,타인이 아니라‘나 자신에게 돌려주는 약속’이다.”
아저씨의 말투가 조금 단단해졌다.
“남들이 너를 뭐라 하든 너 안에서 네가 새롭게 선택하는 순간,그걸 선이라고 부른다.”
아저씨는 조용히 손바닥으로 돌멩이 둘을 덮었다.
“세상은‘정답지’처럼 움직인다.한 번 틀리면 감점.”
그는 손을 떼며 말했다.
“하지만 철학은‘해석지’처럼 움직인다.
틀린 답에서 왜 틀렸는지를 본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그러니까…”
“선한 사람도 실수할 수 있다.그 실수를 악이라 부르는 건
세상의 편이지,그 사람이 악해졌다는 증거는 아니다.”
결정적인 한 방 아저씨는 돌멩이 하나를 내 손에 다시 올려두었다.
“준호야,진짜 악은
‘남에게 상처 주는 일’이 아니라 네가 스스로를 더 이상 바뀌지 않는 존재라고
단정하는 순간 태어나는거야.”
나는 숨을 멈췄다. 아저씨는 돌멩이를 가리켰다.
“선은 빛나는 행동이 아니라 ‘변할 수 있다’는 믿음을
자기 안에 유지하는 힘이다.”
“그러니까 이렇게 말할 수 있지.”
아저씨는 조용히 손을 뻗어 내 손등을 톡 건드렸다.
“사람이 붙인 악은 평판이고, 네가 붙인 선은 의지다.”
나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평판은 기억,선은 의지…”
아저씨는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악이라 불린 사람이 선해질 수 있느냐?’”
아저씨는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선해질 수 있다.하지만 남들이 먼저 믿어주진 않는다.”
나는 작게, 하지만 분명하게 물었다.
“…그럼 어떻게요?누가 안 믿어주면
선하게 사는 게 무슨 의미가 있어요?”
아저씨는 천천히 미소를 지었다.
“그 의미는, 준호야”
그는 손가락으로 내 가슴을 가볍게 찔렀다.
“‘너를 다시 세우는 힘은 남들에게서 오지 않는다.’”
순간,숨이 턱 막혔다.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기억해라.
남은 너를 과거로 판단하고,
너는 너를 미래로 판단한다.
선은 미래를 향한 판단이고,
악은 과거에 갇힌 판단이다.”
나는 조용히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그 돌은 여전히
가볍고, 깨끗하고,조용했다.
마치 이번엔 이렇게 말하는 것 같았다.
“너는 과거가 아니야.너는 선택이다.”
나는 돌멩이를 손바닥 위에서 굴리며
아저씨 말을 천천히 되뇌었다.
악은 과거에 갇힌 판단이다.
그 말이 머리 속에서 계속 울렸다.
“…그럼, 아저씨.”
아저씨는 내 눈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그래, 말해봐라.”
나는 돌멩이를 꼭 쥐었다.
“악이라는 게…진짜로 뭔가요?
선이라는 건…도대체 뭐예요?”
아저씨는 천천히 숨을 들이쉬었다.
그리고는 마침내,
내가 기다리던 ‘통쾌한 정의’를 꺼내듯 말했다.
“악이란 무엇인가?”
아저씨는 돌멩이 하나를 들어
천막 바닥 한가운데 내려놓았다.
“악은 사건이 아니다.악은 ‘결정’이다.”
“결정…?”
“그래.악은 ‘나는 변하지 않는다’는 결심,즉 자기 가능성을 스스로 파괴하는 선택이다.”
아저씨는 손으로 바닥의 그림자를 가리켰다.
“누구나 실수한다.그건 악이 아니다.
악은 실수한 자신을 그대로 두는 고집,그 자리에서 멈춰 자기 자신을 포기하는 마음이다.”
아저씨는 다시 돌멩이를 톡 하고 움직였다.
“악은 누군가를 다치게 하는 게 아니라,나를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는 존재로 만드는 것이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럼 사람들은 왜 잘못한 사람을 못죽여서 안달이에요? 왜 악이라 불러요?”
“그건 두려움 때문이지.”
아저씨는 단호하게 말했다.
“남을 악이라 부르면 그 사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안심하거든.”
“안심???? 왜요?”
아저씨의 목소리는
조용한데도 무섭도록 정확했다.
“하지만 진짜 악은 남들이 뭐라 부르든 상관없이
스스로를 과거에 가둬 미래를 닫아버리는 것.”
“그럼 선은요? 선은 뭐예요?”
아저씨는 두 번째 돌멩이를
내 앞에 천천히 내려놓았다.
“선은 행동이 아니야.”
나는 눈을 크게 떴다.
“아니에요?사람 돕고, 착하게 굴고… 그런 게 선 아닌가요?”
아저씨는 고개를 저었다.
“그건 ‘결과’일 뿐.선은 훨씬 더 깊은 데서 시작된다.”
그리고는 아주 낮고 단단한 목소리로 말했다.
“선은,‘나는 다시 움직이겠다’는 결심이다.”
나는 숨을 멈췄다.아저씨는 말을 이어갔다.
“선은 완벽해서 생기는 게 아니다.선은 다시 선택하는 능력에서 시작된다.”
그는 돌멩이 두 개를 나란히 두며 말했다.
아저씨는 나를 똑바로 바라보며 결론을 말했다.
“그래서 선과 악의 차이는 도덕이 아니라 방향.”
언제까지 선할 것이냐, 언제까지 악할 것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영원한 선도 영원한 악도 없다. 잘 들어보거라
영원한 선이 되는것도 영원한 악이 되는것도 다 ~ 선택이지 자신의 선택
사람들이 뭐라하건! 사람들이 손가락질을 하건! 사람들이 칭송을 하건!
과거에 머물러 반복할 것이냐!,미래로 나아갈수있는 열쇠를 가질것이냐 그것뿐이다.
나는 그 말에 빠져들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는 두 돌 사이에 작은 간격을 만들며 말했다.
“기억해라, 준호야.
악은 ‘나는 여기까지’라고 말하는 것이고
선은 ‘나는 아직 더’라고 말하는 것이다.”
바람이 천막 끝을 스쳤다.
나는 손에 쥔 돌멩이를 바라보았다.
그 돌은 여전히 조용했고,아무 의지도 없었다.
진짜로 움직일 수 있는 건
돌이 아니라 나였다.
돌은 아무것도 결정하지 못한다.
결정하는 건 언제나 나였다.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저는… 앞으로 나아가면 되는 거네요.”
아저씨는 미소 지었다.
“그래.그 한 걸음이 바로 ‘선’이다.”
돌멩이는 내 손 안에서 가볍게 흔들렸다.
마치 나에게 이렇게 속삭이는 것처럼.
“너는 멈춘 존재가 아니다.너는… 움직일 수 있는 사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