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장.책임의 문앞에서 멈춰섰을 때

이상한 골목 상인

by 아르칸테

집 앞 골목에 들어섰을 때,
나는 주머니 속 돌멩이를
이미 수십 번은 굴리고 있었다.

손바닥이 습해질 정도로
신경질적으로, 불안하게.

“선은 움직임이고 악은 멈춤이다…”

아저씨 말이 계속 떠올랐지만,
이상하게 나는
꼼짝도 하고 싶지 않았다.

아버지의 얼굴이 떠오르면 숨이 막혔고,
하린의 이름을 떠올리면 목이 졸렸다.
민수의 표정을 생각하면 다시 교실에 갇힌 느낌이 들었다.

‘책임.’

그 단어는 돌덩이처럼 무겁고,
벌처럼 아팠다.

나는 한숨을 내쉬었다.

“…내 잘못 인정했잖아. 근데 왜
이제 와서 나만 다 해야 되는 건데?”

바로 그 순간, 내 안에서 무언가
천천히 움직이기 시작했다.

합리화의 그림자.

“솔직히…아빠가 먼저 나한테 화냈잖아.
민수도 나 오해했고.하린도 제대로 말 안 하고 떠났고.”

나는 점점 목소리를 낮추며 속삭였다.

“그러니까…나만 책임질 게 뭐가 있어?”

문 앞에 섰다.문고리가 손에 잡히지 않았다.

“나만 잘못한 거 아니잖아.”

이 말이 나오는 순간 내 안의 어떤 것이
조용히 웃는 것 같았다.

“그래, 네 잘못만 아니야.그러니까 지금 안 해도 돼. 조금 더 뒤로 미뤄도 돼.”

나는 고개를 흔들었다.

“…근데 그러면 나는 그냥 도망치는 건데.”

그러자 또 다른 목소리가 들렸다.

“도망치는 것도 이유가 있잖아.
상황이 너무 복잡하고,지금은 타이밍도 아니고,
마음도 준비 안 됐고…그냥…내가 불리한 거 아냐?”

합리화는 이상하게도 친절했다.

그 목소리는 마치 내 편인 것처럼 부드럽게 귓가를 파고들었다.

“그래.지금 네 상태에서 책임지라는 건 너무 가혹하지.”

나는 천천히 주머니에서 손을 꺼냈다.
돌멩이가 손바닥 위에서 이상하게 미지근해져 있었다.

“…나만 그런 게 아니라는데
왜 나만 움직여야 돼?”

그 말.그 문장.그 변명.그것이 바로

도망의 다른 이름이었다.

나는 문고리를 잡았다.하지만 문을 열지 않았다.

그냥,잡기만 했다.

그걸로 마치 무언가 한 것 같은 착각이 밀려왔다.

“그래…내일 할 수도 있잖아.
오늘은… 좀 너무 심각하잖아.”

그리고 합리화의 마지막 한 줄이 속삭였다.

“너도…쉴 자격이 있잖아.”

나는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순간,이상하게 가슴이 답답해졌다.

“하…”

나는 숨을 몰아쉬며
집 쪽이 아닌 반대 방향으로 발을 돌렸다.

“몰라…몰라, 진짜…”

그냥 걷고 싶었다.아무도 없는 방향으로.

걷다 보니 동네 체육관 간판이 보였다.

‘복싱 도장 오늘도 몸으로 말하라.’

나는 문을 열고 들어갔다.

샌드백 앞에 섰다.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주먹을 날렸다.

퍽— 퍽— 퍽—퍽!!

주먹마다 변명들이 떨어져나가는 것 같았다.
“왜 나만 해야 돼?”
“난 준비 안 됐어.”
“우리 모두의 잘못이잖아.”
“나도 힘들어.”
“오늘은 그냥…”

그러나 주먹이 멈추면
그 변명들은 다시 몸속으로 파고들었다.

도장은 조용했고 내 숨소리만 크게 울렸다.

나는 지쳐 쓰러질 때까지 샌드백을 때리고
밖으로 나왔다. 밤공기는 차가웠다.

식은 땀 위로 내려앉았다.

그때 조금 앞에서 사과 하나를 깎아 먹는 사람이 보였다.

낡은 가방,익숙한 외투,평온한 자세.

…아저씨였다.나는 피하듯 걸음을 돌리려 했다.

“…사과 먹을래?”

조용한 목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나는 멈춰 섰다.돌아보지 않았지만
아저씨가 웃고 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잠깐 앉자.오늘 너한테 ‘합리화’라는 애가 붙었더라.”

그 말에 나는 멈춰 선 채 숨을 삼켰다.

아저씨는 사과를 한 조각 더 베어물고
말을 이었다.

“괜찮아. 그 애는 책임이 무서운 사람에게 가장 먼저 달라붙거든.”

나는 천천히 돌아섰다.

아저씨는 사과를 들고 앉아 있었다. 그리고 내게 말했다.

“와서 앉아라, 준호야.
오늘은 ‘왜 나만 해야 돼요?’라는 질문을
제대로 해부해보자.”

밤공기가 조금 흔들렸다.

나는 천천히 아저씨 쪽으로 걸어갔다.

합리화와의 전쟁이 지금 막 시작되려 하고 있었다.

나는 천천히 걸어서
아저씨 맞은편 나무 상자에 앉았다.

아저씨는 사과 한 조각을 더 베어 먹으며
내 표정을 찬찬히 살폈다.

“준호야.오늘 너를 괴롭힌 애 이름이 뭔지 아니?”

나는 숨을 들이켰다.

“…합리화요.”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이름은 순한데, 하는 짓은 무섭지.”

그리고 그는 사과칼 끝으로 바닥의 먼지를 툭 건드리며 말했다.

“합리화는 도망치지 않아도 된다고 너를 속이는 기술이야.”

나는 작게 삼켰다.

“근데…부정한 말은 아니었어요.
저만 잘못한 거 아니고,진짜 상황이 너무 복잡해서…”

아저씨는 웃었다.
타박하는 웃음이 아니라,
정답을 기다린 사람처럼 느긋한 웃음이었다.

“그래, 맞지 맞아.
‘틀린 말’은 아니지.” 그리고 곧바로 말했다.

“하지만 ‘옳은 말’도 아니야.”

나는 눈을 찌푸렸다.

“그게 무슨”

“봐라, 준호야.”

아저씨는 사과를 반으로 갈라 하나는 나에게 건네며 말했다.

“합리화는 사실을 이용해서 진실을 흐린다.”

“사실… 진실…?”

아저씨는 손가락을 들어 올렸다.

“사실은 너만 잘못한 게 아니라는 것.

진실은 그래도 네가 먼저 움직여야 한다는 것.”

그 말이 가슴에 훅 박혔다. 나는 고개를 들었다.

“…근데 왜요? 왜 꼭 제가 먼저”

“그 질문이 바로 합리화의 중심축이지.”

아저씨는 내 말을 끊고 사과칼을 조용히 내려놓았다.

“‘왜 나만 해야 돼요?’
이 말은 세상에서 가장 달콤하고,가장 위험한 질문이다.”

나는 사과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

“달콤하다고요?”

“그래.
이 질문은 너를 ‘피해자 자리’에 눕힌다.
피해자가 되면 아무것도 안 해도 되는 것처럼 느껴지거든.”

나는 숨이 막혔다.

“…근데 전 피해자가 아니에요.”

“맞다.넌 피해자가 아니야.”

아저씨는 단호하게 말했다.

“넌 ‘멈춘 사람’이지.”

그 단어가 내 안 어딘가를 찌르는 것 같았다.

“…멈춘 사람.”

아저씨는 천천히 설명했다.

“책임을 안 지는 사람은 나쁜 사람이 아니라 멈춘 사람이다.
시간이 멈추고, 관계가 멈추고,성장이 멈춘다.”

“그럼… 책임지는 사람은요?”

아저씨는 손바닥을 뒤집었다.

“책임지는 사람은‘움직이는 사람’.”

나는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디로요?”

아저씨는 나를 똑바로 바라봤다.

“지금 너보다 조금 더 좋은 너에게로.”

내 심장이 살짝 떨렸다.

“준호야. 책임은 결과가 아니다.”

아저씨는 사과를 반달 모양으로 깎아
나에게 내밀었다.

“책임은 방향이다.”

“…방향?”

“그래.합리화는 너를 제자리에 가둬두고,책임은 너를 앞으로 끌고 간다.”

나는 숨을 길게 내쉬었다.

“근데요…책임지려고 하면 진짜 무서워요.”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책임이 무서운 이유는
너 혼자만 움직이기 때문이 아니야.”

“…그럼요?” 그는 아주 조용히 말했다.

“책임은 네가 만든 상처를 네 손으로 만나는 일이기 때문이다.”

그 말은 심장을 직접 만지는 것처럼 아팠다.

나는 속삭였다.

“…그럼 저는 뭘 해야 되는데요.”

아저씨는 지체 없이 대답했다.

“책임의 순서는 세 단계다.”

나는 입술을 깨물었다.

“첫째.
도망치고 싶은 마음을 인정해라.
그건 너의 약점이 아니라 너의 출발점이다.”

둘째.
‘왜 나만?’이라는 질문을 버리고,
‘나는 무엇을 선택할 건가?’로 바꿔라.

셋째.
작게라도 움직여라.
책임은 작은 움직임 하나가 문을 여는 열쇠가 된다.” 나는 고개를 숙였다.

“…작은 움직임?”

아저씨는 나를 보며 미소 지었다.

“그래. 하린에게 사과문자를 쓰는 것,
민수에게 ‘내가 좀 과했어’라고 말하는 것, 아버지에게 오늘 있었던 일을
딱 한 문장만 솔직하게 건네는 것.”

그리고 마지막으로 말했다.

“책임은 너를 ‘어른’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너를 ‘단단한 아이’로 만드는 것이다.”

가슴이 묘하게 뜨거워졌다.

나는 조용히 속삭였다.

“…그럼 저도 할 수 있겠네요.”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합리화는 너를 멈추게 하지만,
책임은 너를 다시 걷게 한다.”

나는 사과를 한 입 베어 물었다.
과즙이 입 안에서 번졌다.
달콤한데,어딘가 아주 단단했다.

마치 책임의 맛 같았다.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준호야. 책임은 ‘왜 나만?’이 아니라‘내가 먼저’에서 시작된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 밤, 합리화의 그림자는 조금씩 걷혀갔다.

그리고 나는
두려움 앞에서 아주 작은 발걸음을
조용히 준비하기 시작했다.

나는 사과를 한 입 더 베어 물었다.
입안에서는 단단한 과육이 부서졌지만,
가슴 한가운데는 여전히 뭔가 날카롭게 서 있었다.

“…근데요.”

나는 사과를 내려놓으며 말했다.
목이 뜨겁게 조여왔다.

“책임진다고 해서…”

아저씨는 조용히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숨을 들이쉬고 터뜨렸다.

“책임진다고 해서 다시 좋아지는 건 아니잖아요!”

목소리가 떨렸다.

“제가 먼저 사과한다고 해서
하린이가 돌아온다는 보장도 없고,
민수가 저를 이해해준다는 보장도 없고,
아빠가…아빠가 갑자기 변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말은 점점 빨라지고,감정은 뿌리째 들썩였다.

“제가 아무리 움직여도 상황은 그대로일 수도 있잖아요!
그럼 저는 뭐예요?
책임만 지고…그냥 손해만 보는 바보예요?”

아저씨는 잠자코 있었다.

나는 더 크게 외쳤다.

“왜 항상 제가 먼저 해야 돼요!왜 제가 움직여야 되는지 모르겠어요!
나만… 나만 힘들잖아요!”

그 순간 내 목소리가
어디선가 탁 하고 부서지는 소리가 났다.

울음이었다. 목구멍이 뜨겁게 막히고

눈이 저절로 흘러내렸다.

“아저씨…저는…진짜 무서워요.”

나는 사과 조각을 꼭 쥔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책임지기로 마음먹으면…뭔가 달라질 줄 알고…뭔가 좋아질 줄 알고…
그게…그게 사람들 말이잖아요.”숨이 막혀 이어지지 않았다.

“근데 저는…바뀌지 않을까 봐…그게 더 무서워요.”

그 말이 나오자 나는 스스로도 놀랐다.

책임보다 더 무서운 건‘변하지 않는 상황’이었다.

아저씨는 그제야 입술을 천천히 열었다.

“준호야.”

그의 목소리는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묘하게 단단한 온도였다.

“미안하지만..책임을 진다고 해서 상황이 변하는 게 아니야”

나는 숨을 멈췄다.

아저씨는 조용히 말을 이었다.

하지만,

“책임을 지면 ‘너’가 변한다.”

그 말은 내 울음을 잠깐 멈추게 만들 정도로 묵직했다.

아저씨는 계속했다.

“사람은 상태가 변해서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내가 달라졌다고 느끼는 순간’ 비로소 숨을 쉬게 된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아저씨는 사과칼을 내려놓고

내 쪽으로 몸을 기울였다.

“하린이도 변하지 않을 수 있다.
민수도 이해 못 할 수도 있다.아버지도 여전할 수 있다.”

그 말은 잔인할 정도로 솔직했다.

하지만 다음 문장은 그 잔인함을 뚫고 들어오는 따뜻함이 있었다.

“그래서 결국 책임은 상대를 위해 하는 게 아니야.”

“…”

“책임은 네가 ‘도망치지 않는 나’가 되기 위해 하는 거다.”

심장이 또 크게 울렸다.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결과가 변하는 건 선물일 뿐이다.책임의 본질은
‘내가 어떤 인간이 될 것인가’를 스스로 선택하는 일.”

나는 숨을 길게 들이켰다.
울음은 아직 남아 있었지만 그 울음 아래 조용한 깎임이 있었다.

마치 내 안의 돌덩이가 조금씩 모양을 바꿔가는 느낌.

나는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그럼 저는 어떻게 달라지는 거예요.”

아저씨는 미소 지었다.

“그건 네가 움직이는 순간부터 조용히 시작된다.”

나는 사과를 다시 들어 한 입 베어 물었다.

이번엔 아까보다 훨씬 단단하게 씹혔다.

마치 나도 조금은 단단해지고 있는 것처럼.

나는 사과 조각을 내려놓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근데요, 아저씨.”

아저씨는 고개를 들어 내 눈을 바라봤다.

“그럼… 그때마다
합리화가 또 시작되면요?”

내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책임을 향해서 움직이려고 하면 갑자기 또 ‘왜 나만 해야 돼’가 떠오르고…
‘오늘은 좀 쉬자’ 같은 생각이 올라오고…
그런 게 또 찾아오면… 저는 어떡해요?”

나는 숨을 삼켰다.

“조용히 시작된다고 하셨는데…제가…못 견디면요?”

말 끝에서 내 마음이 쪼그라드는 게 느껴졌다.

아저씨는 잠시 사과칼을 내려놓고 두 손을 모아 쥐었다.

그리고 아이가 울고 있음을 알아차린 어른처럼
조용하고 부드럽게 말했다.

“준호야.”

그 한마디에 내 속이 와르르 무너지는 느낌이 들었다.

아저씨는 조금 몸을 앞으로 숙이며 말했다.

“책임을 시작했다고 해서 합리화가 사라지는 게 아니야.”

나는 깜짝 놀라 눈을 크게 떴다.

아저씨는 고개를 끄덕였다.

“오히려 책임을 시작할 때 합리화는 더 크게 온다.”

그 말이 내 숨을 잠시 멈추게 했다.

“왜냐하면 합리화는 ‘도망치고 싶어하는 너’를 지키는 애거든.”

“지켜요…?”

“그래. 합리화는 나쁜 친구가 아니다.”

나는 눈을 깜빡였다.

아저씨는 사과를 한번 들어 보이며 말했다.

“너를 약해서 도망치게 하는 게 아니라
‘네가 다치지 않게’ 하려고
너를 움켜쥐는 거야.”

그 말은 이상하게도 이해되었다.

“그러니까 합리화가 또 찾아오는 건
네가 못난 게 아니라,네 마음이 그만큼 아프다는 신호라는 거야.”

나는 고개를 내려다봤다.

“…근데 그걸 제가 이길 수 있어요?”

아저씨는 조용히 웃었다.

“하하하 이기는 게 아니야.”

“그럼요?”

“견디는 거다.”

“견디기만 해도… 돼요?”

“그래.”

아저씨는 손가락으로 탁탁 바닥을 두드렸다.

“합리화는 네가 움직이지 못하게 하려고
거대한 벽처럼 느껴지지만
막상 부딪혀 보면 그 벽은 솜으로 만들어진 벽이다.”

“…정말요?”

“그래. 부딪힐 때만 무섭지,
막상 손을 대면 그냥 지나갈 수 있는 정도다.”

나는 찬찬히 듣다가 다시 물었다.

“…근데 견디다가 제가 또 도망치면요?”

아저씨는 사과칼을 천천히 집어 올렸다.

그리고 한 조각을 얇게 잘라
내게 건넸다.

“그럼 한 번 더 하면 된다.”

“…”

“그리고 또 도망치면 또 한 번 더 하면 된다.”

아저씨의 목소리는 낮고 단단했다.

“책임은 ‘성공하는 사람’이 지는 게 아니고,‘절대 도망치지 않는 사람’이 지는 것도 아니다.”

아저씨는 하늘을 한 번 바라보았다.

“책임은 백 번 무너져도 백 한 번째에 다시 서는 사람이 가져가는 것.”

나는 가슴이 뻐근해졌다.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말했다.

“너는 아직 도망치지 않는 ‘준호’로 가는 길의 첫 계단에 서 있는 것뿐이다.”

“…그럼 저는 어떻게 하면 돼요?”

아저씨는 사과를 내려놓고 말했다.

“오늘은 합리화가 찾아왔다는 걸 네가 알아챘잖아.”

“네…”

“그거면 이미 절반은 걸어온 거다.” 나는 숨을 내쉬었다.

조금은…정말 조금은 가벼워진 느낌이었다.

아저씨는 마지막으로 미소 지었다.

“책임은
두려움을 이기는 게 아니라
두려움을 들고 한 발 내딛는 훈련이다.”

나는 그 말을 조용히 되뇌었다.

“…훈련.”그리고 아주 조용히

내 안에서 또 하나의 작은 움직임이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