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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Nov 27. 2016

사람을 이해하는 것

내 관심사 중에 하나는 사람이다. 생뚱맞지만 그렇다. 이 말은 비문도 아니고 매우 맞는 말이다. 그리고 건설적인 말이기도 하다. 그러나 관심사라는 단어가 감각 경험에 의한 것이어야만 한다면, 외부 지향적이어야만 한다면 의미적으로는 안 맞을 수도 있다. '나 자신이 사람이니까'.


그리고 또 한편으로는 나에게는 안 맞는 말이기도 하다. 내가 자주 하는 말이기는 한데, 나는 사람에게 큰 관심이 없다. 이해를 잘 못하기도 하고, 내가 다른 사람들과 어울리기 힘든 성격이라는 자각을 많이 한다. 단념하는 말은 아니고, 아직까지 사람에 대해 잘 몰라서인 이유가 크다.


지금 와서 조금 드는 후회라면, 대학을 다녔을 때 그런 공부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경험으로 사람을 배우려 했다기보다는 책으로 배우려는 의지가 컸음에도 뭐 그랬다. 지금이라도 천천히 공부할 수 있는 시간을 스스로 가질 수 있다면 좋겠다.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든 것은, 최근 들어 경험으로 사람을 많이 배우게 되면서 이렇게 경험적인 것과 이론적인 것을 다시 한번 천천히 탐구해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나에게 있어 사람은 굉장히 어려운 주제인데, 이해하기 힘든 사람을 빙산의 일각으로라도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 사람의 말과 글, 나아가서는 행동을 잘 관찰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행동은 남겨지지 않고 남겨지는 순간 채집자의 주관이 많이 섞인다. 말과 글은 그보다는 희석에 대한 걱정이 덜하다. 그래서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사람의 말과 글을 듣고 읽는 것이 중요하다.


사람을 이해하기가 어렵다. 이해하고 사랑하는가? 사랑하면 이해되는가? 의 문제는 항상 있다.

세상 사람들이 말하는 순수함 같은 것이 그립고, 그것은 내 세계에서는 (아마도 지향하는 개념으로 이야기하자면 '칸트적으로는') 선함이라고 명명할 수 있는 그런 것이 그립다.


이해가 어렵지 않고 이해가 마음에 잘 젖어올 수 있는, 선함의 세계와 시대를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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