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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Mar 29. 2017

너를 뜨겁게 안고서 두 팔이 날개가 되어

회사원으로 지내는 하루가 짧다. 서로 다른 생각 때문에 날이 서 버린 상대방의 얼굴을 보고, 목소리를 듣는다. 하지만 어떻게든 함께하기 위한 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 보면 시간이 빠르게 지나간다. 문서를 작성하고 회의를 하는 시간은 예상하는 속도로 지나가서 괜찮다. 문제는 회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얽혀버리는 생각과 시간들이다. 사람에 대한 생각은 종종 시간에 대한 의식을 잠시 끊어버린 채 나의 생각을 잠식한다. 그런 시간들은 비록 1분이라도, 60배로 빠르게 1초처럼 지나간다.


회사의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고, 마음의 소리를 듣고, 조율하는 일은 나에게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래도 그 어려운 일을 해내고, 매일의 어려운 고비들을 넘기고, 평화로운 시간이 찾아오면 그 안정됨이라는 형용사가 곧 내 마음에 맴돌게 된다. 


이런 마음의 상태가 곧 '선'이라는 것을 생각한다.

다시 찾아보기는 해야겠지만 칸트의 책에도 이런 내용이 있지 않을까?


나는 선한 게 좋다.


내가 좋아하는 이런 선의 가치를 지금 발견하고는 한다. 날이 서고, 예민하고, 정신적 외상에 후유증을 쉽게 드러내는, 하지만 이런 면모가 예술로 승화될 수 있는-독단 그 자체가 품위이고 우아가 될 수 있는 예술가라는 어린 시절의 장래희망에서 찾는 것이 아니다. 이런 성격과 삶의 방식이 어렸을 때는 나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내가 예술가가 될 줄 알았으니까.


지금의 나에게 맞는 성격과 삶의 방식이란 오히려 정반대 같다는 생각을 한다. 이런 걸 계속 찾아 헤매는 이유는 단순하다. 누군가를 위하고, '선'을 찾고, '선'으로 행복하기 위해서이다.





어렸을 때-물론 여전히 지금도-자주 갔던 홈페이지가 있다. 그 홈페이지를 만든 분이 회사에 있다. 게다가 오늘은 회사를 돌아다니다가 왠지 그분으로 추정되는 사람을 본 것 같다. 이 분은 왠지 '선생님'이라고 불러야 할 것 같다.


나는,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의 어떤 사람에게 깨달음을, 즐거움을, 배움을, 도움을, 희망을, 꿈을 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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