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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달 Oct 17. 2017

[biff] 희망의 건너편



http://www.biff.kr/kor/html/program/prog_view.asp?idx=30215&c_idx=302&QueryStep=2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영화를 보면 이 세상은 지속적으로 절망적으로 기울어가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그런 절망의 무게가 무거워질 수록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유머의 무게는 무거워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세상이 걱정 없는 세상이 된다면 그의 영화는 정말로 재미가 없어질 것이다. 아키 카우리스마키의 시소는 이번에도 또 현실과 유머의 조율을 기막히게 해냈다.


시리아의 난민 칼레드는 우연히 핀란드에 오게 된다. 내전으로 가족들은 모두 죽고, 약혼녀도 죽고, 유일하게 생존한 여동생은 국경을 넘는 과정중 손을 놓치게 된다. 칼레드는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삶을 핀란드에서 '어떻게든' 유지하며 여동생을 찾을 기회를 모색한다.


뉴스에서 보는 전쟁과 분쟁 속 사람들의 이야기는 바로 지금 '생존'하고 있기까지의 체험을 전하는 것만으로도 슬프고 가슴 쓸어내릴 일이 많다. 그런데 아키 카우리스마키는 여기서 희망이 되는 순간들을 찾아낸다. 그리고 그것을 구체화 하기 위한 다음의 사건들을 만들어낸다. 그런 다음과 다음들이 모여서 희망이 되고 또 역이 생기고, 또 희망을 찾아내고는 한다. 아키 카우리스마키 영화는 현실의 슬픈 핍진성을 가지고 있더라도 괜찮다. 어떻게든 희망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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