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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뜻지 Apr 16. 2024

기억 공감 선택

2014 2003 2024

기억의 왜곡일 수도 있겠으나, 4월 16일 즈음에는 줄곧 비가 내리는 것 같다.

어제부터 시작된 비가 오늘 오전에도 그치지 않았다. 원래 오늘은 운동장으로 재난대피훈련이 예고되었는데, 그치지 않는 비와 질퍽한 운동장 사정으로 운동장 대피 훈련 계획은 연기되었다. 업무 담당 선생님은 교실에서 영상을 활용해 재난 관련 교육을 실시해 달라고 하셨다. 공교롭게도 오늘은 세월호 10주기. 아침부터 세월호, 안산 단원고 이야기를 꺼내는 아이들이 꽤나 있었다. 오늘 재난교육 시간에는 올해로 10주기를 맞은 세월호와 21주기가 된 대구지하철 참사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선생님은 10년 전에도 올해처럼 4학년 담임이었어. 그 해 4월은 참 잔인했었어. 매일 늘어나는 사망 숫자를 아침에 확인하고 출근해서, 어린 학생들을 마주하는 일상이 선생님은 너무나 괴로웠었어. 그러니까 2014년, 너희가 태어났던 그 해에 말이야. 우리 어린이들은 어떻게 보면 절망의 해에 희망처럼 태어난 아이들이구나. 오늘은 세월호 참사와 대구지하철 참사에 대해서 알아보았지. 재난과 참사에 대해 알아보는 오늘 수업 시간에 다들 진지하게 경청해 주어 고마워. 기억, 공감, 선택을 키워드로 오늘 수업을 마무리하고 싶어. 다시는 이런 비극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기억하는 것.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이들의 아픔에 공감하는 것. 그리고 마지막은 우리들의 선택이야. ‘승객을 버리고 탈출한 선장,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은 방화범, 마스터키를 뽑고 나가버린 기관사.’도 있지만, ‘거센 조류에도 불구하고 수색을 위해 바다에 몸을 던진 잠수부, 화재가 나서 앞이 보이지 않는 컴컴한 지하를 향해 가장 먼저 진입했던 소방관’도 있었음을 기억하자. 앞으로 살아가며 마주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어린이들이 현명하고 옳은 선택을 할 수 있는 사람으로 자라나길 간절히 바라. 그런 여러분 한 명, 한 명이 모여 좀 더 나은 세상이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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