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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뜻지 Aug 02. 2021

Before Corona, After Corona

코로나 시대의 학교를 기록하다.

 뉴욕 타임스의 한 칼럼니스트가 B.C와 A.C를 Before Corona와 After Corona로 재정의 내린 것을 보고 참으로 신통하다 생각했다. 코로나 이전과 코로나 이후의 세상.    

  

 2020년 1월, 중국에서 근무하는 친구를 고향인 부산에서 만났다. 그때 이후 재회의 순간이 이렇게까지 오래 걸리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 양국의 격리 기간 도합 최소 한 달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 친구는 중국 밖을 벗어나지 못했다. 비행기로 2시간 거리지만, 한국에서의 하루를 위해서 치러야 할 시간의 대가가 생겼다.

 2020년 2월, 새 학년 새 학기의 교육과정을 완성했다. 변경하는 부분이 생길 수도 있다는 생각은 들었지만, 학사일정은 물론이고 학교의 시스템 자체가 그렇게까지 요동치리라고는 예상 못 했다. 이전의 내가 가진 경험과 강점이 아닌 전혀 다른 능력이 요구되리라는 것도.

 2020년 3월, 새 학년 새 학기에 개학하지 못했다. 메르스 때처럼 1~2달 정도의 휴업 기간을 가지면, 모든 게 잠잠해지고 괜찮아질 거라는 기대를 이때까지만 해도 아직 버리지 못했다. 현장 체험 학습과 강사 수업의 일정을 계속 조율했다.

 2020년 4월, 중순이 다 되어서야 2020학년도 시업식을 했다. 내가 맡은 학년은 시업식 당일이 등교 지정 요일이 아니라서 온라인으로 새 학기를 시작했다.

 2020년 7월, 아슬아슬하게 유지되던 주 1회 등교가 코로나 재확산으로 인해 전면 원격수업으로 전환됐다. 아이들 없는 빈 교실에서 1학기가 끝났다.

 아이들이 2020학년도 1학기에 순순하게 학교에 온 날은 겨우 11일 정도였다. 2학기의 사정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이후의 복잡 답답한 이야기를 월별로 늘어놓으며, 우리가 아직도 긴 터널 안에 있음을 증명하지는 않으려 한다.


 2021학년도는 변동 가능성을 최소화했다는 관점에서만 생각한다면 전해에 비해 분명 나아졌다. 학기 초에 못 박아 둔 단계별 등교 방법이 지켜졌다는 점은 지금 생각해도 경이롭다. 주먹구구, 각자도생이 아닌 것만으로도 다행이라고 가슴을 쓸어내리며 방학을 맞았다.


 바야흐로 팬데믹의 시대. 얼마나 많은 것들이 달라졌는가. B.C 그리고 A.C. 코로나는 분명 분기점이다. 코로나가 우리의 삶을 관통한 작년 그리고 지금, 학교 현장은 무엇이 달라졌는지를 나의 시점에서 기록해두고자 한다.       



표지 사진 출처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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