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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Tae Aug 24. 2019

시티 오브 갓, 페르난도 메이렐레스

제 취향인 영화입니다

잘 짜인 스릴러

배우들의 실감 나는 연기

전형적인 할리우드 스타일이 아닌, 조금 다른 영화

무서운 현실을 숨기지도 않고, 동시에 그것에 매몰되지도 않는

그런 갱스터 영화를 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합니다.

브라질 리우의 거대 예수상입니다. 영화 속 인물들도 사랑과 자비의 예수님께 기도를 드립니다. 상대를 죽일 수 있도록 힘을 빌려달라고요
영화에도 나오는 리우의 해변입니다.

영화의 공간적인 배경은 브라질 리우의 파벨라-혹은 빈민가-입니다. 리우 데 자네이루의 다른 이름은 Cidade de Deus, 신의 도시입니다. 하지만 그 도시의 신이 자비롭고 정의로운 신이라고는 말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영화에서 그려지는 빈민가에 신이 있다면 그는 분명 끝없는 복수와 무의미한 살인을 옹호하는 신일 것입니다.

영화의 배경이 되는 리우의 파벨라, 빈민촌입니다.

영화는 칼을 가는 장면으로 시작됩니다. 영화를 보는 우리는 영문도 알지 못한 채, 날카롭게 벼려지는 칼을 목격합니다. 그리고 닭, 깡마르게 생긴 닭이 발이 묶인 채 있습니다.


닭은 줄을 풀고 달아납니다. 잡아, 잡아하는 소리가 떠들썩하게 들립니다. 그리고 총소리가 들립니다. 사람들은 닭을 쫓기 시작하고, 핸드헬드 기법으로 촬영된, 요란하게 닭-혹은 제물-을 쫒는 갱단의 영상이 긴장감 있게 펼쳐집니다. 한동안 추격전이 이어집니다. 그리고 닭을 쫓던 갱단은 드디어 영화의 화자(주인공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습니다) 부스카페와 마주칩니다. 두목-'제 페케노'-이 껄렁껄렁한 목소리로 부스카페 닭을 잡아, 하고 이야기하는 순간, 갱단은 부스카페 뒤쪽에 무언가를 보고 총을 듭니다. 마치 부스카페를 겨냥하기라도 하는 듯이. 긴장감이 흐릅니다. 부스카페는 천천히 고개를 돌립니다. 그들과 대립하는 갱단입니다. 그들 역시 총을 들고 있습니다. 그들은 지 페케노의 갱단겨냥하고, 제 페케노 갱단은 그들을 겨낭하고 있습니다. 일촉즉발의 순간입니다. 부스카페는 태풍의 눈 한가운데에 있습니다. 어느 한쪽의 아주 작은 움직임도 시가전의 시발점이 될 것만 같습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쫄깃한 영상으로 우리를 잡아끕니다.

영화의 화자 부스카페. 그의 꿈은 사진기사가 되는 것 입니다.

그리고 부스카페는 우리들을 그의 어린 시절 이야기로 인도합니다. 그렇게 곳곳에서 총탄이 날아드는 시티 오브 갓에서 영웅, 타락한 영웅, 악당, 매력적인 악당, 불한당, 사이코패스, 피해자, 가해자가 된 피해자들의 군상극이 펼쳐집니다.


영화 속 신의 도시에서는 그 누구도 한순간에 죽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모두 원죄를 가지고 태어났기 때문인지, 영웅과 악마와 일반인들의 경계가 서서히 허물어집니다.


찢어지게 가난한 빈민가에서 태어난 갱단들은 마약 거래로 많은 돈을 법니다. 그들은 금으로 온몸을 치장합니다. 돈은 허영심을, 허영심은 질시와 욕망을, 질시와 욕망은 다툼을, 그리고 다툼은 피로 뒤덮인 복수를 잉태합니다.


갱단들은 대체 무엇 때문에 싸움을 시작했는지도 잊은 채, 단지 상대 갱단을 죽이는 것이 궁극적인 목적인 것처럼 싸움을 벌입니다. 시체가 도처에 쌓입니다. 물론, 빈민가에서 일어난 살인사건 따위에 관심을 가지는 높으신 분은 아무도 없기 때문에, 공권력은 빈민들의 죽음에 무관심합니다.

신의 도시에 속한 피로 얼룩진 군상극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말에 다가가면 갈수록 폭력에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심지어는 물욕이나 권력욕이 아닌,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 때문에 사람들은 총을 듭니다. 우리는 종종 숨 쉬는 것도 잠시 잊은 채 영화에 몰입하게 됩니다.


시티 오브 갓, 영화를 다 보고 난 다음 혹시 후속작이 있는지 몇 번이나 찾아본 영화입니다. 2002년도에 나온 영화 같지 않게 세련된(하지만 할리우드 스타일은 아닌) 영상과 스토리 진행이 있는 영화이니 혹여나 올드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은 넣어두어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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