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떼는말이야"
"우리 땐 숟가락 젓가락만 갖고 시작했어"
고리타분한 어른들 이야기는 그저 따분하고 지루한 먼 나라 이야기같았다.
주인공만 다를 뿐 월세방에서 시작 해 아파트 한채 까지 샀다는 스토리는 뻔하지만 결국 해피엔딩이고
누구나 행복해질 수 있다는 한편의 동화같은 면이 있다.
7년동안 모아둔 돈 한푼 없이 결혼을 선택 한 우리에게도 동화같은 일이 벌어질까.
그렇다면 일단 월세방이라도 구해야 할텐데 말이다.
결혼식 날이 가까워질수록 초조하고 두려워졌다.
다행히 대학가 근처에 월세방이 많고 저렴하다는 소식을 접한 우리는 조금이라도 더 깔끔하고 만원 이라도
더 월세를 깎아줄 수 있는 좋은 집주인을 찾아나서야 했다.
주변엔 술집과 모텔, 해장국집이 즐비했지만 우리같은 신혼부부에게만 어울리지 않을 뿐.
대학생들의 첫 자취방으로 손색이 없는 인프라였다.
TV나 랜선집들이로만 보았던 복층구조의 원룸은 계단을 올라가면 나오는 또 다른 공간이 나오는데
자그마한 2인용 매트리스를 놓기에 적당했다.
침실까지 꾸미니, 얼마 전 결혼한 친구의 신혼집 새 아파트도 부럽지 않았다.
아니. 오히려 아담하고 아늑한 우리집이 더 좋아보였다.
'신혼은 낭만이지'
연애같은 결혼생활을 꿈 꾸던 나에게 이 공간은 꽤 만족스러웠다.
매일 이곳에서 함께 자고, 마트에서 장을 보고, 맛있는 음식을 해 먹고, 좋아하는 영화를 골라 밤새
볼수 있다니.
"우리 이제 그만 집에 가야겠다. 너무 늦었어"
"내일은 어디서 만날까?"
우리가 7년 간 연애하며 가장 많이 했던 말 아니였을까.
사랑해, 보고싶어 보다 현실적인 레파토리말이다.
통금시간이 없어진 우리는 언제든 심야영화를 보러 외출 할수 있었고 밤새 못다한 수다를 떨다가
졸리면 아늑한 2인용 침대에서 한 이불을 덮고 잠에 들었다.
'이 좋은 결혼을, 왜 우린 이제서야 했을까'
남들 다 즐기는 신혼.
보증금 500만 가진 우리에게도 충분히 가능했다.
월세방에서 시작 해 아파트 한채까지 마련했다는 흔하디 흔한 어른들의 동화같은 결혼이야기도 언젠가
우리의 이야기가 될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