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3학년 때 난생처음 내 돈을 주고 음반을 구매했다. 김건모 1집이었다. 나이가 드러나는 것 같은데 CD가 아닌 카세트테이프였다. 맞다. 을지로나 종로의 레트로 카페에 전시되어 있는 작고 네모난 그 카세트테이프다.
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듣고 또 들었다. 질리지가 않았다. 카세트테이프와 함께 동봉된 음반 소개글도 읽고 또 읽었다. 더 좋게 들렸다. 마치 역사를 알고 유럽 여행을 하면 더 많은 것이 보이듯이, 음악에 대해서 알고 들으니 더 많은 것이 들렸다. 그 후로는 좋은 음악을 들을 때 소개글을 읽곤 했다. 그러던 꼬맹이가커서 앨범 소개글을 쓰게 되었다.
뜬금없이 소개글을 쓰게 된 것은 아니다. 내가 브랜드 컨설팅을 담당하고 있는 아이웨어 브랜드 클로떼와 마케팅 모임을 통해 알게 된 밴드 무드의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했기에 이런 기회가 주어졌다. 감사한 마음으로 이번 컬래버레이션을 기획한 의도를 반영하여 소개글을 썼다. 말이 길었다. 바로 공개해 보겠다.
아이웨어 브랜드 클로떼(Clrotte)와 노래하는 밴드 무드(Mood)의 만남이라니. 낯설지만 새로운 느낌입니다. ‘보는' 브랜드와 '듣는' 밴드의 만남은 감각적 접점이 없어 보이니까요.
하지만 '들어보다'라는 단어를 떠올려 보면 이 둘의 만남은 자연스럽게 보이기도 합니다. 누군가의 진심을 알기 위해서는 관심 있게 듣고 보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이번 클로떼 X 무드의 컬래버레이션 음원 <Close Up>은 이러한 진심을 향한 교집합에서 출발했습니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인물의 얼굴을 화면에 크게 나타내는 클로즈업(Close Up)은, 누군가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혹은 누군가에게 집중하고 있음을 나타내는 기법입니다. 시선이 모이고 귀가 쫑긋하는 이 모든 감각을 아울러 오롯이 사랑하는 한 사람에게만 집중하고 싶은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게만 집중하였으면 하는 마음을 가사에 담았습니다.
시선을 클로즈업하는 브랜드 클로떼
청각을 클로즈업하는 밴드 무드
이 두 감각의 조합이 말하는 클로즈업과
여러분이 느끼는 클로즈업을 비교해 가며
<Close Up>에 눈과 귀를 클로즈업 해주세요.
P.S.
제가 담당하는 브랜드에는 어쩔 수 없이 애정이 생깁니다. 객관적일 수 없다는 말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로떼는 국내에서 생산하는 정말 좋은 아이웨어 브랜드라는 점을 한 번 이야기하고 싶었습니다. 좋은 제품을 만드는 모든 브랜드들이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