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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Oct 02. 2023

대박 콘텐츠 쉽게 만들기  


스타트업 업계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MVP라는 개념이 있다.


우리에게 익숙한 최고의 선수를 의미하는 MVP(Most Valuable Player)가 아니다. 최소 기능 제품을 의미하는 MVP(Minimum Viable Product)다.


예를 들어 새로운 스마트폰을 출시하기 전에 MVP를 만든다면 어떨까? 핸드폰 사이즈의 종이에 연필로 버튼을 그리고 각 버튼을 눌렀을 때 어떠한 기능이 작동하는지를 말로 설명하면 일종의 MVP가 된다. 고객이 어떻게 사용하고 반응할지를 확인해 볼 수 있는 말 그대로 최소 기능 제품이다.


다시 말해 최소한의 돈과 시간을 들여 제품의 성공가능성을 타진해 보는 것이다. 실패의 기회비용이 줄어드니 더 많은 실패를 할 수 있다. 더 쉽게 시도할 수 있다. 10번 시도해야 1번 성공할 수 있다면 과거보다 더 빠르고 쉽게 10번 시도해서 성공하는 것이다.


몇 년 전부터 콘텐츠 업계에서도 이와 비슷한 시도를 하는 것이 눈에 띈다.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 트위터를 MVP로 활용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1. 트위터로 아주 '짧은 글'을 지속적으로 올리며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본다.

2. 반응이 유독 좋은 글이 있다면 블로그와 같은 매체에 '긴 글'로 올려보고 반응을 타진한다.

3. 긴 글도 반응이 있다면 이를 1분 미만의 '숏폼영상'으로 만들어 틱톡이나 릴스에 올린다.

4. 숏폼영상 또한 반응이 좋으면 '유튜브'와 같은 매체에 '롱폼영상'으로 올린다.


고객의 반응을 예측하기보다는 직접적으로 확인하며 대응하는 방법이다. 검증에 검증을 더해가며 점점 더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콘텐츠로 확장해 나가는 것이다.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말에 따르면 리스크가 큰 만큼 얻을 것이 더 많은 콘텐츠를 만든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렇게 터지는 콘텐츠를 안전하게 만들 수 있다.


개인적으로 트위터는 사용해 본 적이 없기에 이와는 다른 방식으로 콘텐츠를 빌드업해 나갔었다. 이를테면 인스타그램에 올린 짧은 글 중 반응이 좋은 글을 활용하여 브런치에서 조금 더 길게 쓰곤 했다. 브런치에서도 반응이 좋다면 외부 매체에 기고를 하거나 한 권의 책으로 엮어서 출간을 했다(or 예정이다). 독자의 반응을 어느 정도 확인했기에 자신감 있게 조금 더 많은 시간을 들여 더 길고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만들었던 것이다.


최근에는 조금 더 짧은 글로 독자의 반응을 확인할 수 있는 채널을 갖게 되었다. 바로 스레드다. 초창기부터 꾸준하게 매일 쓰고 있다. 하루에 10개 이상의 글을 쓸 때도 있다. 신기하다면 신기한 것이 스레드에서 반응이 좋은 글은 브런치에서도 90% 이상의 확률로 반응이 좋다는 것이다.


나는 본업이 따로 있고 글쓰기는 취미 혹은 본업을 강화하는 서포터로 생각하는 편이라 이런 패턴을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문득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를 만드는 일이 본업인 분들이 이 패턴을 아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는 생각을. '트위터'나 '스레드'와 같은 짧은 글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일은 콘텐츠 제작자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생각이 들었다. 기업이 MVP를 통해 더 많은 실패와 시도를 마음껏 하고 대박 제품을 만들어내듯, 콘텐츠 제작자도 짧은 글 플랫폼을 통해 더 많은 실패와 시도를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대박 콘텐츠를 더 쉽게 만들 수 있게 되었다.


고객의 반응을 예측하기보다는 확인하고, 더 많은 시간을 더 확실한 콘텐츠를 만드는데 집중할 수 있게 만드는 MVP. 이제 MVP를 통해 우리 모두 MVP가 되어보자.


P.S. 콘텐츠를 다 만들고 나서 공개하는 '아웃풋 이코노미'에서 만들어나가는 과정부터 고객에게 공하는 '프로세스 이코노미'로의 전환도 필수라고 생각한다. 이에 대해 관심이 있는 분들께는 오바라 가즈히로의 <프로세스 이코노미>(인플루엔셜, 2022)을 추천한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bestsellerkap


사진: UnsplashErwan Hes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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