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캡선생 Oct 16. 2023

길을 잃었다면 '이것'을 분석하자


브랜딩과 마케팅을 한지도 언 10년이 넘었다. 관련 도서도 500여 권은 읽지 않았나 싶다. 브랜딩과 마케팅의 범주를 좀 더 넓게 보면 천 권이 넘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알만큼 안다고 자부하려던 찰나 나의 착각임을 깨달았다. 며칠 전 일이었다. 


며칠 전에 리스펙 하는 사업가분과 만났다. 왜 리스펙 하냐고? 대부분이 상상하기 힘들 정도로 큰돈을 벌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의 성공을 냉철하게 바라보기 때문이다. 자신의 성공을 미화하는 자만심도, 존경을 이끌어내기 위한 거짓 겸손도 없다. 그냥 그대로다. 이 점 때문에 리스펙 한다. 


만나서 3시간가량 대화를 나누었다. 서로의 근황은 물론이고 그동안 나누지 못했던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러다 나의 고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그분이 갑자기 물었다. "혹시 3C 분석은 해봤나요?"  


* 3C 분석은 자사(Company), 경쟁사(Competitor), 고객(Customer)을 분석하는 것을 의미


답은 '아니요'였다. 수많은 브랜드 컨설팅을 하면서 반사적으로 행했던 '3C 분석'이었는데, 정작 나의 고민에는 적용하지 않았던 것이다. 바둑을 두는 사람 옆에서는 그렇게 훈수를 잘 두던 사람이 정작 본인 바둑은 엉망으로 두고 있었던 것이었다. 부끄러운 순간이었다. 


그분도 말했지만 3C 분석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나(자사)'다. 가장 알기 어려운 것 또한 '나'다. 대부분이 본인을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잘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다. 과도한 자신감 때문에 혹은 불필요한 자기 비하 때문에 왜곡해서 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로움이 없다"는 뜻의 '지피지기백전불태'도 방점은 '나'에 찍힐 것이다. 나의 강점을 살리지 못하면 경쟁사와 고객을 철저하게 분석하더라도 의미가 없으니 말이다. 축구선수 메시가 마이클 조던과 르브론 제임스를 분석하고 농구팬들의 성향을 아무리 연구한들 농구로서 성공할 수 없듯이 말이다. 


원점에서 시작해야 했다. 수많은 책에서 말하는 성공비법은 잠시 제쳐두고. 스스로에 대한 고정관념은 지우고. 백지에서 다시 나를 알아보기 시작했다. 점점 보이기 시작했다. 나는 무엇을 원하는지. 무엇을 잘하는지. 그리고 어디로 가야 할지.


문제는 '어디로 가야 할지 알지만 아직 도착하지 못한 상태'이고, 고민은 '어디로 가야 할지 조차를 모르는 상태'라고 들은 적이 있다. 이 관점에서 보면 나는 고민에서 문제로 이동한 것이었다. 3C 분석을 통해. 그중에서도 '나'를 분석하면서부터. 


만약에 나처럼 길을 잃고 헤매는 사람이 있다면 3C 분석을 해보자. 시작은 '나'부터다. 


<같이 보면 좋은 글> 

https://brunch.co.kr/brunchbook/bestsellerkap


사진: UnsplashFirmbee.com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