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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캡선생 Dec 06. 2023

나에게는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


워런 버핏은 연례 자선행사로 ‘버핏과의 점심’ 이벤트를 진행해 왔다. 2022년에는 버핏과 한 끼 식사를 하는데 200억 원 넘게 지불할 정도로 그 열기가 뜨거웠다. 맞다. 200만 원이 아닌 200억 원이다. 워런 버핏이라는 사람과의 개인적인 식사, 더 정확히는 개인적인 대화가 천문학적인 가치를 갖는다는 말이다. 


사실 워런 버핏의 생각을 알 수 있는 책은 너무나도 많다. 200억 원의 천분의 1의 비용만 들여도 그의 책을 다사고 읽는데 부족함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그와의 점심에 그토록 많은 비용을 지불할까? 단순히 사진을 같이 찍기 위해서? 경험담을 활용하여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서? 이러한 이유도 없지 않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수백억 원의 가치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듯 보인다. 그렇다면 이유가 무엇일까? 얼굴을 보고 나누는 대화의 힘 때문이지 않을까 생각한다.


먼저 글과 달리 말에서는 다양한 뉘앙스가 느껴진다. 같은 메시지라도 말의 억양, 강세, 바디랭귀지에 따라 수많은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 글이 주지 못하는 다채로움이 있다. 두 번째로 정제되지 않은 날 것이라는 점이 있다. 누군가의 속마음을 글로 파악하기란 어렵다. 글은 말에 비해 더 많은 정제작업을 거치기 때문이다. 신중한 사람은 말도 최대한 정제해서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연중에 나오는 속마음을 숨기기란 쉽지 않다. 마지막으로 수많은 사람을 대상으로 노출하는 글에는 담지 못하는 말을 개인적인 대화에서는 할 수 있다. 대중이 싫어하거나 이해하지 못하는 말 혹은 많은 사람이 알면 안 되는 나만의 노하우 등은 글로 밝히기가 힘들다. 


최근에 좋아하는 대표님과 점심 식사를 하며 이를 다시금 느끼게 되었다. 나에게는 일종의 워런 버핏과의 점심식사였다. 수백억 원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 차이라면 차이겠다. 책에서는 볼 수 없는, 평소에는 듣지 못하는 다수의 생각과 반대되는 이야기를 듣고 또 나누었다.


여기에서 나눌 수 있는 내용만 몇 가지 적어 볼까 한다.


1. 좋은 리더는 훌륭한 작가이자 선생님이 되어야 한다


리더가 하는 일이 무엇일까? 단어 그대로 잘 이끌어야(lead)한다. 이를 위해 일단 본인이 가고자 하는 방향을 모든 직원이 오해 없이 알아듣게 전달해야 한다. 직원 수가 늘어날수록 말로는 한계가 있다. 글로 간단명료하게 전해야 한다. 그렇기에 좋은 작가이어야만 한다. 다음으로 성장을 도모해야 한다. 본인이 성장하는 만큼 직원이 성장할 수 있게 도와야 한다. 좋은 선생님이어야만 하는 이유다. 


2. 경제적으로 성공하면 정신적으로 힘들어진다. 


우리는 막연하게 경제적으로 성공하면 행복해질 거라고 믿는다. 적어도 불행을 벗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현실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 경제적 자유를 얻기 전에는 전혀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유형의 어려움을 겪기 때문이다. 일단 친구들과 만났을 때 편하게 이야기를 하기 힘들다. 속이야기를 하기 힘든 것이다. 힘든 점을 말하면 '배부른 소리 하고 있네', 일상적으로 살아가는 이야기를 하면 '잘난척하네'라는 소리를 듣기 십상이다. 생활 수준의 격차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또한 시기와 질투로 인한 음해를 받기도 한다. 약자가 별다른 이유 없이 응원을 받는 것을 반대로 생각하면 강자는 별다른 이유 없이 아유를 받게 되는 것이다. 확률적으로 말이다. 그래서 경제적 자유를 얻은 많은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올 확률이 높은 것이다. 성장의 과정에서 자신을 잘 보살필 필요가 있다. 


3. 진짜 성취가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


나도 여러 번 말했지만 진짜 성취와 가짜 성취를 잘 구분해야 한다. 유튜브의 자기 계발 영상을 보는 것은 성취가 아니다. 철학자들이 말한 명언을 SNS에 올리는 것도 성취가 아니다. 1년에 수백 권을 읽은 것도 성취가 아니다. 보람되지만 가짜 성취다. 실제로 행동해야 나의 성취가 된다. 나의 것이 된다. 그래야 나의 삶이 바뀐다. 그것이 진짜 성취다.(물론 각자만의 성취의 기준은 다를 수 있다)



내가 나눈 대화의 뉘앙스가 여러분에게도 잘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같이 보면 좋은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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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UnsplashLouis Hans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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