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질문을 마케터에게 해보면 마케터의 숫자만큼 다양한 답이 나올 것이다. 마케팅 업계에서 10년 넘게 일을 하면서 수많은 선후배들이 마케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직간접적으로 보고 들을 기회가 있었는데 마케터마다 마케팅을 바라보는 관점이 정말 다르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케팅에 관한 수많은 정의 중에서 마케팅 대행사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가장 공감했던 정의는 다음과 같다.
마케팅은 우리의 제품과 서비스를 '보다 많은 사람'이 '보다 잦은 빈도'로 '보다 높은 비용을 지불'하여 사용하게 만드는 일
클라이언트의 요구 사항은 클라이언트의 수만큼 다양하지만 파고들어 가다보면 모두 '매출'이라는 지점에 이르게 된다. 즉 모든 클라이언트는 마케팅을 통해서 '매출 증대'를 기대하는 것이다. 매출 증대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주는 요소가 '고객의 숫자' '구매 빈도' '객단가'인데 마케팅은 이것에 기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클라이언트는 이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마케팅과 마케터에게 두 번의 기회를 주지 않는다.
마케팅을 악기로 비유하자면 '단소'보다는 '리코더'에 가깝다. 누구나 소리를 낼 수는 있지만 누구나 좋은 소리를 내기는 힘들다. 다른 말로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잘하기는 힘든 것이 마케팅이다. 그래서 마케팅을 할 생각이라면 제대로 공부할 필요가 있다.
나는 마케터뿐만 아니라 모든 사람이 마케팅을 공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편이다. 그 누구도 마케팅 지식없이 살아가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특히나 국민의 25% 가량이 개인사업자이고 다수의 사람이 N잡러를 꿈꾸는 요즘 우리나라에서는 더더욱 말이다.
또한 마케팅의 정의에서 '매출'을 '가치'로 바꾸어보면 모든 사람에게 왜 마케팅이 필수 지식인지 명확하게 드러난다. 모든 사람은 자신만의 가치가 있다. 이 가치를 '보다 많은 사람'에게 '보다 잦은 빈도'로 그리고 '보다 높은 가치'로 사회에 전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 또한 마케팅이다.
그래서 마케팅을 어떻게 하면 더 많은 사람에게 쉽게 알릴 수 있을까를 늘 고민하는 편이다. 때마침 우리나라 No.1 독서모임인 '트레바리'에서 마케팅 관련 모임을 진행할 기회가 생겼다. <마케팅-뷰자데>라는 타이틀로.
마케팅/브랜딩에 익숙하지 않은 멤버들을 대상으로 모임을 진행하다 보니 첫 책을 무엇으로 할까 고민을 많이 했다. 대학교 때 전공과목의 입문서들을 보면 기본기를 탄탄하게 만들 수 있으나 재미가 없는 벽돌 책인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러다 보니 부푼 꿈을 안고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들은 너무나도 빠르게 전공에 대한 흥미가 짜게 식어버리곤 했다.
그렇다고 익숙하지 않은 영역을 공부하는 데에 있어서 기본기를 무시할 수는 없었다. 기본기를 무시하고 재미 위주로 공부를 하다 보면 나중에는 결국 큰 탈이 나기 때문이다.
몇 년 전 한 글로벌 기업의 면접관이 경력직 마케터를 뽑기 위해 인터뷰를 하는데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와 'STP(Segmentation, Targeting, Positioning)'와 같이 마케터들은 기본적으로 알아야 하는 용어들을 모르는 지원자들이 많아서 당황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너무 떨려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아마도 기본기가 탄탄하지 않은 상태에서 마케팅을 하다 보니 발생한 일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기본기를 탄탄하게 해 줄 수 있고' '분량이 길지 않으면서' '잘 읽히는' 마케팅 책을 내 독후감 상자에서 찾아보게 되었다. 다행히도 이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책을 발견했다. 바로 박주훈의 <나의 첫 마케팅 수업>이었다.
우리회사에 입사한 인턴에게 추천하는 책 중의 하나가 바로 이 책이기도 하다. "마케팅이 무엇인지?" "마케터는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그리고 "어떻게 마케팅을 기획하는지?"와 같이 마케팅과 관련한 기본기를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는 책이기 때문이다.
<나의 첫 마케팅 수업>은 기존의 마케터들에게는 좋은 복습서가 될 것이고 마케팅이 처음인 사람에게는 책 제목처럼 (너무나도 훌륭한) 나의 첫 마케팅 수업이 될 것이다.